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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아 이탈리아나

판타지아 이탈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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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40*210*20mm
ISBN13 9791196176969
ISBN10 1196176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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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적 추세인 복장의 간소화는 “왜 아직도 수트를 입어야 하는 것 이냐”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한 적절한 응수는 “수트를 대체할 남성복은 아직 고안되지 못했다”일 것이다. “무엇을 입어야 하는가”의 이면에는 “무엇을 입지 말아야 하는가”의 질문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남성복의 원칙을 외면한 채 편의/실용성/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중년 남성의 옷차림이 ‘천박해’지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p.10

?“남자는 일을 열정적으로 할 때 가장 멋져 보인다”는 시쳇말이 있다. 그것은 “일하라!”는 사회적 이념인 동시에 본연의 역할이 아닌 ‘멋내기’에 힘쓰지 말라는 암묵적 지침이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남성에게 권유되는 비결 중 하나가 ‘휴대폰을 귀에 대고 긴급한 통화중인 척을 하는 것’이라는 우스운 사실에도, 일하고 있는 ‘바쁜 남자’가 가장 아름답다는 통념이 담겨 있다. 이는 멋 내기의 즐거움을 공공연하게 과시하는 재킷이 수트보다 월등히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멋진 재킷 착장은 ‘멋 내는 남자’를 향 한 사회적 색안경을 뚫어낼 정도로 탁월한 것이어야만 한다.
---p.33

19세기 후반 오스만(Haussmann)식 건축과 함께 고착된 파리의 냉기 속에서 블루 재킷, 그레이 팬츠, 브라운 슈즈 의 조합이 시대착오적이고 지나치게 현란한 과시라면, 그보다 수백 년 전 고전 미학을 부활시킨 피렌체, 로마, 나폴리에선 오늘도 멋을 향한 정직한 표현 이 자연스럽게 꽃을 피운다. 이탈리아의 신사들은 만개한 그들의 고전미에 프랑스식 냉소적 아이러니를 더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p.80

오늘날 서울에서 우아함을 모색하는 남성은 그에게 요구되는 것이 스스로에게 익숙한 것을 철저하게 배격하는 것임을 깨달음과 동시에 그 어떤 우아함도 테헤란로와 조화 를 이룰 수 없음을 알아차리는 수순을 밟게 돼 있다. 급조된 사각 건물, 양산 기성복, 대형 프렌차이즈 음식 속으로 일상이 잠식돼 버렸다는 명백한 사실이 우리의 삶과 우아함 간의 간극을 설명한다. 실용적으로, 센스 있게, 대충 끼워 맞춰진 건물들과 자동차들 사이에서 우아한 옷차림을 정교하고 진지하게 갖추려 노력하는 남성들에게 ‘지나치게 차려입는 일’의 위험이 늘 도사리는 이유다. 요컨대 우리는 우아한 환경에 살고 있지 못한 것이다.
---p.81

“내가 말한 바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겠어. 사르토리아 나폴레타나는 기술이 아니야. 그것은 독창성을 필요로 하는 예술이지. 유연하고, 부드럽고, 아름다워야만 해. 마치 나폴리의 봄처럼 말이야.”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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