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하게 현명한 것은, 그 자신의 역사를 그 본성 ‘안에서’ 구성한다는 점이냐의 이유이다. 그러한 역사 구성의 귀결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한 세대의 한계는 다음 세대의 한계와 무관하게 된다는 것이다. …… 그렇게 우리 자신의 역사를 구성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 안에 있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 역사의 구성은 인공물만큼 많은 관념과 단어들로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물학적 결정론의 관념에 대한 옹호와 그들에 반대하는 논의는 그 자체가 그 역사의 일부인 것이다.
---「1장 신우익과 낡은 결정론, 45~46쪽」중에서
우리가 과학의 방법을 사용하는 과학의 사회적 제도가 현상세계에 관해 무엇을 이야기해 주느냐 하는 것과 현상 자체의 실제 세계를 구별하는 것은 지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단지 이들 사회적 제도와 이들 방법의 사용이 아주 종종 세계에 관해 참된 것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우리는 ‘과학’의 이름을 빌려 이야기하는 자들의 주장이 때로 쓰레기라는 사실을 잊고 마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왜 그 주장들은 그러한 심각한 주의를 부여받는 것일까? 그것은 현재 서구 사회에서 제도로서 과학이 과거에는 교회에 주어졌던 권위와 일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학’이 이야기할 때 ─혹은 오히려 과학의 대표자들(그리고 그들은 일반적으로 남성이다)이 과학의 이름으로 이야기할 때─ 어떤 개도 짖지 말게 하자. ‘과학’은 부르주아 이념의 궁극적 정당화물이다. ‘과학’에 반대하는 것, 사실보다 가치를 선호하는 것은 단지 인간의 법칙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법칙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2장 생물학적 결정론의 정치학, 64쪽」중에서
평등의 이념은 불평등의 원인을 사회구조로부터 개인의 본성으로 재위치시킴으로써 불평등 사회에 대항하는 무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사회의 지지를 위한 무기로 변질되었다. 첫째, 사회 안의 불평등은 개인 사이의 본질적 장점과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직접적이고 불가피한 결과라고 확언된다. 어떤 이는 성공할 수 있고, 정상에 오른다. 그러나 어떤 이가 그렇게 하는가 못하는가는 의지 혹은 성격이 갖는 내재적 강점 또는 약점의 결과이다. 둘째, 환경과 교육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적 이념이 문화 결정론을 따른 것이라면, 생물학적 결정론은 그러한 의지와 성격의 성공과 실패를 개인의 유전자 안에 대부분 부호화된 것으로서 파악한다. 장점과 능력은 가족 안에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 사이의 그러한 생물학적 차이의 출현은 그 출현이 지위, 부, 권력의 위계를 형성하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인간의 본성의 일부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위계질서적 사회의 창조로 인도한다고 주장한다. 세 가지 요소는 모두 현재의 사회적 배치의 완전한 정당화에 필수적인 것이다.
---「4장 불평등의 정당화, 107~108쪽」중에서
왜 가부장제는 지속되는 것일까? 한 가지 가능성은 가부장제는 인간의 생물학적 상태의 귀결인 그 가부장제로부터 이익을 얻는 이들이 보존시킨 역사적으로 일관된 사회조직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떤 다른 사회형태는 그러한 생물학적 상태의 한 귀결이며 그 귀결은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가능한 사회조직 범위 가운데 하나일 뿐인 것과 같다. 이와 대조적으로 다른 이들은 가부장제는 우리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 남자와 여자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로 고정된, 우리가 갖는 생물학적 특성의 불가피한 산물이라고 논변한다.
---「6장 결정된 가부장제, 184쪽」중에서
우리는 과학 안에서 생물학적 결정론과 환원론적 사고의 출현을 17세기부터 오늘날까지의 기간 동안 부르주아 사회 발전의 한 측면으로 기술해 왔다. 그러나 이 부르주아 사회는 자본주의적일 뿐만 아니라 또한 가부장적이다. 출현했던 그 과학은 단지 자본주의 이념에 일치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가부장제 이념과도 일치한다. 그것은 현저한 남성과학이고, 그 과학으로부터 여자는 모든 수준에서 짜내어진다. …… 오늘날 가부장적 과학은 가사 및 재생산 노동에 무지하고 ─힐러리 로즈가 논의한 것처럼─ 세계에 대한 부분적 지식일 뿐이고 부분적 지식이 될 수 있을 뿐이다.
---「6장 결정된 가부장제, 222, 223쪽」중에서
어떤 이가 인간의 본성으로 이야기되는 사회현상의 전체 집합을 제시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심지어 한 적절한 목록에 대한 사회생물학자들 사이의 의견에서도 불일치가 존재한다. 대략 말해서 인간은 자기 권력 확대적인 이기적 동물로 보이며, 이 동물의 사회조직은 심지어 그 조직의 협동적 측면 속에서도 생식적 적응도를 극대화하는 특성의 자연선택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인간은 세력권제, 부족주의, 교화 가능성, 맹목적 믿음, 외국인 혐오증, 다양한 공격성의 표현 등과 같은 특징을 띤다. 이타적 행동은 실제로 개인이 반대급부에 대한 기대에 의해 동기 부여 당하는 이기심의 한 형태이다.
---「9장 사회생물학: 총체적 종합, 323」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