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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푸른사상 시선-17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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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30g | 128*205*9mm
ISBN13 9791130820194
ISBN10 11308201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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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신 살구 같은 유동의 유월 밤비 속을 49살인
나는 걷고 있다. 불빛 흘리는 상점들이 비에 젖는데

돈도 사랑해줄 사람도 없어서,
나는 은행 앞 우체통 앞에서
떠오른 전당포 같은 어두운 곳 슬픈 눈의 형상을,
케이크를 떠올려 가려버린다.

나는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돈 5만 원을 찾고는,
제과점 속에서
떠오른 전당포 같은 어두운 곳 슬픈 눈의 형상을,
쇼윈도 속 케이크를 돈 주고 사면서 가려버린다.

그럼에도 나는, 가난하여
나의 결여로 인해 조직에서 소외되어
전망이 흐릿한데도, 살아가려고 한다.
나는 퇴근하면, 순천 터미널에서 광주행 버스를 탔고
도착하면 시내버스를 탔고 유동에서 내렸다.

그런데 오늘 나는 유동에 오자 유월 밤비를 맞고 걸었다.
사람들이 흘러가고 2층 카페 스토리가 흘러가고
불빛 흘리며 상점들과 돈과 차들이 흘러가는데.
전당포 같은 어두운 방 슬픈 눈이 다시 떠올라서,
방 안에서 어머니가 아파서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아서,
나는 결여가 있어서 괴로워서, 어리석어서,
신 살구 같은 유동 거리의 유월 밤비를 맞고 걷고 있다.
---「유동 거리의 유월 밤비를 맞고」중에서

“산다고 마음먹어라. 내일 새벽에 수술을 할 거다.”
서 의사가 말하고 간 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아 침대 뒤 유리창으로 눈길을 주는데,
창틀에 파란색 표지의 작은 성경책이 놓여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까?
나는 왜 지금에야 이 책을 삶과 관련하여 생각하는가?
나는 얼마 살지도 않았으면서 삶이 저지른 죄가 있다.
병실에선 사람의 소리가 삶을 생각게 하는데’.
그 성경책을 집어 넘겨보는데
‘없어져버린 삶!’이라고 생각이 일어난다.
‘너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2, 3개월밖에 살 수 없어!
수술 성공할 확률은 1프로다.’
마른나무 가지들이 공간에 선을 그은 12월 말인데
살아 있다, 움직이는 말소리, 사람 발소리,
사람 소리를 담고 시공간이 흐른다.
사람의 소리는 사람의 형상을 공간에 그려낸다.
유리창을 본 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나의 귀가 병실의 다른 침대들이 있어서 내가 20살임을,
보호자 간호원 환자의 말하는 소리를, 살아 있는 소리들을
그리고 내 어머니의 소리들을 뚜렷하게 감지한다.
어머니는 내가 50살인 12월 말에 입원했는데
다음 날부터 15개월 넘도록 의식이 없었다.
사망하기 하루 전에야 의식이 돌아와
“밥 거르지 말고 잘 먹어라. ”
말소리를 너무 약한 목소리로 마지막으로 전했다.
(후략)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중에서

광주에 오늘도 고층 아파트가 움직이고 있다.
누나가 사는 13평 영세민 아파트 창 안 베란다에선
꽃들은 봄을 젊다고 소리 없이 말하지만
빨랫줄의 허름한 옷들은 창밖 움직이는 돈을 동경한다.

시인은 사람의 가난을 값있어 미적으로 표현하지만
가난한 삶은 미의 밖에서 존재하는 비애이므로
가난한 삶을 감상한 시인의 시는 패러독스다, 불안이다.

아파트가 제 몸값으로 사람을 골라 움직이는 세상에서
서울, 서울 쪽에 젊은 최신의 시공간이 움직이는 세상에서
살려고 많은 사람들이 서울, 서울 쪽으로 갔으나,
늙은 누나는 날마다 젊음보다는 돈을 생각한다고 한다.

가난한 나는 오후에 부모님 성묘하고
가난한 누나를 비좁은 아파트로 찾아갔지만
가난한 누나의 삶의 애환은 들어도 알고 싶지는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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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하다 싶으면 그의 격정에 놀라고, 가냘프다 곰곰이 마주하면 그의 강인한 삶의 의지와 불굴의 응전에 경외하게 된다. 가족사를 덧붙인들 무엇하랴. 아슬아슬한 게 천생 시인이다 싶지만 깊은 데서 배어 나오는 설움의 힘에 망연하게 포획될 수밖에 없는 저 유장함. 그런 ‘이야기’와 ‘사건’들과 ‘사람’들로 가득한 박석준 형의 이 시집의 시들. 서럽고도 질펀하다. 촉촉한 ‘시간’의 세계로 교묘하게 끌어들이는 늙은 청년의 고스란한 삶의 감각이 가슴을 에인다. 그러니 붉어진 눈으로 그리운 벗들 모아 “오후에 내리는 봄비”쯤에 술집으로 흘러나오도록 불러나 볼까. “젊음은 그저 젊은 시간에 있”더라도 “쇼윈도 거리” 밖 “인생무상이 없”는 시인 박석준 형을.
- 조진태 (시인,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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