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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12g | 130*200*20mm
ISBN13 9791156162940
ISBN10 1156162947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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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격상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기를 쓰고 지키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그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을 즐기는 정도다. 하지만 플라스틱이나 과잉 포장이 생활 속에 끊임없이 침투해오는 걸 보면 이젠 한숨이 나온다. (중략) ‘소수의 사람만이 완벽하게 탈 플라스틱 생활을 실천하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 탈 플라스틱을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는 게 아닐까’ 싶던 참이었는데 그 글을 읽고 ‘나처럼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 pp.17~18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눈앞에 있을지라도 손을 뻗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눈앞에 없는 것이라면 찾아다녀야 한다. 이런 수고를 들이지 않으면 아무도 거저 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이 세상에,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다.
--- pp.71~72

요즘엔 할 수 있을 것 같던 것들이 안 돼서 속상했는데 이건 아예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산 뜨개질 책 중에 몇 가지 마음에 드는 무늬를 골라 좀 더 굵은 실로 전체 230코 정도인 도안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략) 시험뜨기를 해보니 캐미솔의 하늘거림은 사라진 평범한 니트 속바지가 되어버렸다. 잡지에서 본 그 이미지가 아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익숙한 방식과 익숙한 실로 캐미솔을 뜨자, 엄청나게 따뜻하고 엄청나게 촌스러운 속옷 한 벌을 만들자, 그렇게 결심했다.
--- p.90

자신의 생활에 수고로움을 더한다거나, 조금 귀찮아도 스스로 움직여 본다거나,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주변에서 도움을 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옛사람들의 좋은 관습들이 조금씩이나마 되살아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울해지곤 했는데 그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긴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밝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p.154

물건을 버린다고 해서 그때까지 쌓아온 인간관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홍콩 출신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먼저 떠나간 아내의 유품을 처분한다고 해서 아내에 대한 기억과 애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실을 깨닫고 혼자 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으려는 그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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