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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탄생

: 호구력 만렙이 쓴 신랄한 자기분석

리뷰 총점9.8 리뷰 40건 | 판매지수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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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78*251*20mm
ISBN13 9791192486642
ISBN10 1192486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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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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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니들은 날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
- 드라마 [더 글로리] 대사 중에서 -

육식형 갑질 인간과 초식형 을질 인간의 콜라보

“흰 토끼를 따라가시오!(Follow the white rabbit!)”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후 주인공 네오는 진실의 세계를 접합니다.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게서도 시계를 든 토끼가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안내합니다. 서양의 이야기나 문화콘텐츠 속 토끼는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안내자’로 상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에 나오는 토끼 경찰 ‘주디’처럼 약자를 지키고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으로 나올 때도 있습니다. 반면 동양의 이야기에서 토끼는 총명하고 지혜로운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있지만 대부분 겁이 많고, 온순한 ‘약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 역시 토끼 같은 초식동물과의 사람입니다. 실제로 토끼띠인 저는 겁이 많고 섬약한 기질을 가진 사람입니다. 학교에 다니고 직장을 다니는 등 집단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의 성향은 현저히 갈리고 구분됩니다. ‘외향형’이 있고 ‘내향형’이 있고 그 중간지점 스펙트럼에 존재하는 사람들도 무수히 많습니다. 흔히 ‘외유내강형’, ‘외강내유형’이라 불리는 혼합형의 사람들이죠.

토끼처럼 초식동물과의 유약한 사람들은 자기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자유자재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가진 감정을 세상 속에 드러내 보이는 데 있어서 어색함 또는 부끄러움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이죠. 그들은 방심해서 드러낸 연약한 자기 감정들이 타인에 의해 상처 입거나 부서지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두려워합니다. 학교에 다닐 때 기가 센 친구들과는 제 선에서 미리 거리를 뒀습니다. 자기 감정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깔깔 웃는 그 아이들이, 난데없이 기분이 격변해 급우들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해대는 또래의 친구들이 너무도 무서웠습니다. 모기만한 목소리로 교과서를 겨우 읽어내는 제 뒤에서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놀리는 그 아이들이 미웠습니다.

다 커서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발표불안에다가 대인공포가 극심했던 전 발표를 할 기회가 생기면 알아서 고사했습니다. 그 모든 발표 자료의 기초를 다 완성한 사람이 저라도 말입니다. 식당에 가서 반찬 한 접시 더 달라는 소리도 못 하고, 남편의 직장에 빠진 서류를 갖다주려고 갔다가 아래위를 흘금거리며 용건을 묻는 경비원이 무서워서 정문 언저리에서 남편과 통화한 후 한파의 추위 속에서 달달 떨며 기다리던 사람도 저였습니다. 지하철 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일방적인 항의를 하는 고객의 전화 목소리에도 목덜미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고스란히 다 듣는 사람, 권위적인 성향의 상사가 고함을 지르면 내내 손을 바르르 떨며 고개 조아린 사람, 후배 남성 직원이 고의로 직급 호칭을 한 단계 낮춰 틀리게 부르거나 선배라는 호칭 없이 바로 “조정아 씨”라며 불러제껴도 항변도 못 하고 수치심에 눈물을 흘렸던 못난 사람이 저였습니다. 제 성격이 너무 싫어서 그리고 탈피하고 싶어서 정신과 상담도 받았고, 사회공포증 치료약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고,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곧 상담심리대학원에도 들어가 공부할 예정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새로운 해를 맞았습니다. 이 한 해가 내 인생에 새로운 길을 안내해 준 새로운 시간이 될 것인가, 타인과 세상이 무서워 벌벌거리며 또 하루하루를 약한 신경줄로 견디어 내야 하는 치욕의 시간이 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광화문 서점에서 A씨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녀와의 만남 이후, 저는 우리 같은 호구질에 능한 사람들의 심리를 고찰하는 책을 꼭 써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체 당신들은 우릴 어떻게 알아보는 걸까요?

A씨는 제가 한창 삶과 사람에 관한 관심이 많아서 드라마 공부에 천착하던 때에 만났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방송작가교육원에서 처음 만났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그녀를 특히 더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기소개하는 시간에 나만큼이나 떨리는 염소 울음소리를 내며 긴장한 채 말하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띠동갑의 어린 동생이었지만 비슷한 성격이라 금세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살아오면서 가졌던 걱정과 노파심과 억울함을 알아챘고, 깊이 공감해 줬습니다. 같이 밥을 먹다가 그녀가 최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뛸 듯이 기뻐하던 저를 그녀는 미소 띤 채 쳐다봤습니다. 그러고는 즉흥적으로 그녀의 일산 신혼집에 절 초대했습니다. 제가 그녀의 결혼 소식에 깊은 축하를 건넸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제 인생에서 만난, 정말 착한 여성을 꼽으라 하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나이에 비해 고단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성폭력을 행한 남자와 어찌어찌 끌려다니듯 사귀게 되었고, 애정을 빙자한 그의 가스라이팅을 한 3년 정도 당했습니다. 주변에서 그를 욕하며 그와의 사귐을 만류하면 그녀는 말했습니다. “나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 내가 더 잘하면 바뀔 거야. 나 같은 애를 그 사람만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어떻게 또 만나?” 안팎의 인성이 완전히 다른 그의 폭력은 교묘했기에 오랜 시간 수면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주변에 노출되고 나서야 그녀는 힘들게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글을 잘 쓰는 작가였고 남의 글도 성심껏 읽어주고 자신만의 해석을 달아주는 좋은 독자이기도 했던 그녀. 그녀가 쓰는 글이나 좋아하는 글 모두 그녀의 성품을 닮아서 순하고 착한 글이었습니다. 방송작가교육원에서 인기가 있을 만한, 소위 막장이라는 캐릭터를 그리는 데 번번이 실패할 정도로 말입니다. 강사는 ‘순한 맛 막장’이라 재미없다고 그녀의 글을 신랄히 평가했습니다. 몇 번 정도 그녀의 글을 읽으면 알 수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온순한 그녀의 이면에는 상처를 잘 받고, 늘 타인의 애정에 목말라 하는 연약한 소녀가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녀는 자신의 순한 기질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너무 많은 걸림돌로 작용하는 걸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힘들어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내성적이고 온순한 성격을 모욕하고 이용만 하는 타인과 사회와 세상을 여전히 두려워하고 꺼려했습니다. 광고 기획사인 그녀의 직장에서도 선배나 동기들은 착한 그녀의 능력을 통해 한껏 도움을 받아놓고는 실적을 가로채기 일쑤였고, 그녀의 후배들은 그녀를 물렁물렁한 선배 취급을 한다고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순한 그녀는 여전히 “그만해!”조차도 외치지 못했고요. 다행히 그녀에게도 그녀 자체를 좋아해 주는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그녀와 비슷한 초식과 동물처럼 온순한 이들이었습니다. 이렇게 다시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토끼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었습니다. 토끼가 주인과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도 그녀와 그녀의 토끼를 보고 알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키우는 겁 많고 온순한 이 토끼가 본인을 많이 닮아서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습니다. 유기농 메리골드를 먹이로 주자 오물오물 먹어대는 작은 토끼를 보며 그녀가 씁쓸하게 말했습니다. “언니! 메리골드의 꽃말이 뭔지 알아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래요. 나는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진짜 행복한 날이 오면 정말 많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들어보니 호락호락하지 않은 그녀의 세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이 그녀의 사실혼 이력을 어떻게 알고서는 늘 트집 잡았고 시시때때로 그녀의 지난 삶을 모욕했습니다. 그녀의 남편조차 이해해 준 그녀의 힘든 시간을요. 어지간한 시집살이를 호되게 당하면서도 아마 그녀는 여전히 제대로 싸우지도 항변하지도 못할 겁니다. 그런 스트레스 때문인지 그녀는 난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그녀를 정말 사랑하는 남편의 방어가 없었다면 그녀는 제풀에 그 결혼생활을 먼저 정리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을질과 호구질, 이만 끝내겠습니다

그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저는 그녀에게 섣불리 “몽땅 뒤엎어 버려!”, “왜 바보같이 당하고 있냐?”는 소리조차 쉽게 건네지 않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조언이나 위로조차 폭력이 된다는 것을 잘 아니까요. 그저 잘 살아줬고 근근이 잘 견뎌내 준 그녀의 손을 수줍게 꼭 한번 잡아줄 뿐이었습니다. 고의로 직급 호칭을 한 단계 낮춰 틀리게 부르거나 선배라는 호칭 없이 바로 “조정아 씨”라며 저를 부른 후배 직원은 저보다 기수가 높은 선배가 호통치는 바람에 절절매다가 고개를 푹 숙여 제게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참으로 찝찝한 사과였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그 방식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항의하더라도, 혼을 내더라도 제가 해야 했습니다. 타인에게 의존해 대리로 사과 받았다는 자괴감과 후회는 지금도 저를 괴롭히고 있으니까요.

저나 A씨 같은 사람들도 변해야 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을질’, ‘호구질’에 이처럼 능해질 수 있었던 성격적인 틈새, 감정적 결핍을 발견해 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차라리 호구 같은 토끼보다는 흑화를 해서라도 사람들에게 함부로 굴지 말라는 매서운 경고를 퍼붓는 마라맛 존재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어렵겠지요. 아무나 매운맛 반격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한번 ‘미친놈’, ‘미친년’ 되면 또 어떻습니까? 그래 봐야 백 년도 채 못 사는 인생, 이 소심한 반항의 기록으로 남은 나날을 후회하지만 않는다면 뭔들 못해 볼까요?

이 책은 토끼 같은 유순하고 예민한 성정을 가지는 바람에 세상 살기가 많이 힘들었던 이 땅의 무수한 ‘A씨’들을, 그리고 ‘나’를 위로하는 글입니다. 이들이 이 책을 계기로 새로운 삶의 방향을 안내받기를 바랍니다. 또한 왜, 어떤 사람들이 유순한 사람들을 그토록 잘 포착하고 호구 취급하는지를 그 심리 메커니즘을 고찰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제발 ‘그것’들이 이 책을 읽고 좀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2023년 3월
조정아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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