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는 미디어, 융합하는 예술들』은 단국대학교 부설 한국문화기술연구소가 2021년부터 수행하고 있는 〈1+3 예술통합교육의 교과과정 및 교수학수법〉의 첫 번째 연구서입니다. 〈1+3 예술통합교육의 교과과정 및 교수학수법〉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4차 산업혁명시대 대학 예술교육의 혁신 요구에 부응하는 예술가와 예술 매개자를 양성하고자 문학과 예술, 음악, 영화 등 문화예술 각 분야의 소통과 융합을 통해 탈경계적이고 통합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예술형식들을 고찰하고, 문학과 미술, 음악과 기술이 연동하면서, 진화하고 있는 동시대 문화예술이 나아갈 길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색의 첫 결과물이 이 책 『연결하는 미디어, 융합하는 예술들』입니다. 이 연구서에 수록된 글은 2022년 본 연구소가 주최한 학술대회의 연구 발표글을 중심으로 이 연구서의 주제 의식과 연구소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문화예술분야 연구자들의 성과를 모았습니다. 본 연구서는 총 세 개의 장으로 나뉩니다. ‘경계를 넘어 ?예술과 사회, 장르, 생태’와 ‘기록하는 예술’, ‘예술융합 교육의 실제’가 그것입니다. (중략)
예술의 융합이란 시대의 요청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디지털 시대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교육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이 연구서가 예술융합의 길을 모색하는 많은 학자, 학생, 대중에게 하나의 방향 제시가 되길 바랍니다.
---「책머리에」중에서
국내 문학관의 상설전시실은 크게 보면 몇 개의 전시실로 구획된 경우와 단일 공간을 적절한 면적으로 공간 구분을 한 경우로 나뉜다. 단일 공간 전시실에 비해 복수 전시실은 해당 문인의 생애와 업적을 주제나 시기별로 나누어 관람할 수 있는 구성이 그만큼 쉽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문인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일별하는 공간을 1전시실에, 대표작을 중심으로 특정 업적을 감상하는 공간을 2전시실에 두는 것과 같은 예다. 기형도문학관은 단일 공간의 전시실을 꾸미지만 전체와 특징을 아울러 관람하게 구성했다. 이런 구성을 취하는 데에는 기형도의 생애와 문학이 지니는 특징이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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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의 창작 활동이 여러 분야로 확산되면서 이주서사의 범위도 확장되었다. 문학뿐만 아니라 연극, 무용, 영화, TV드라마 등의 영역에서 작품이 발표되며, 다른 민족 문화예술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어졌다. 이에 따라 특정 민족의 이야기로 국한되지 않고, 이주 경험을 가진 집단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서사를 지향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폐쇄적 공동체에서 벗어나, 다른 계층과의 교류를 추구하는 관계성이 강조된다. 특수성에 바탕을 둔 보편성의 확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 해당하는 대표 사례로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의 영화 [미나리(Minari)](2020)를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1980년대 미국 중부의 농업 지역인 아칸소(Arkansas)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주요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받았다. 캐릭터와 소재에서 한민족 이주서사를 선명하게 부각했음에도, 여러 지역 관객들의 동감을 도출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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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의 학습자인 현재 재학생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여타 다른 세대들과는 다르게 다양하다. 언론에서 공식적으로 빈번히 나오는 ‘MZ세대(Millennials and Generation Z)’는 ‘밀레니얼세대’(Y세대)와 ‘Z세대’(X세대, Y세대로 이어지는 연결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가 합쳐진 합성어로,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을 통칭해서 쓰고 있다. 현재 ‘읽기’교과를 가르치는 교수들의 대다수가 X세대에 속한다 할 수 있다면, 현 대학 학습자는 Z세대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하였고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원주민)’세대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사피엔스(homo-sapiens)의 합성어로, 스마트폰과 합체가 된 세대를 뜻하고, ‘호모 디지쿠스(homo digicus)’는 글자 그대로, 디지털을 사용하는 인간을 뜻한다. 이러한 단어들의 공통점은 바로 ‘디지털 세대’이면서, 문자와 종이 질감으로 대표되는 아날로그식 접근보다 영상과 이동성이라는 디지털식 활동에 익숙한 ‘영상세대’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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