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윤지와 룸메이트로 살게 되면서 뭔가 기억에 남는 작업을 하나 해보자 했던 게 이 책의 시작이었다. 우리의 친구들, 그리고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아티스트를 한 명 한 명 섭외하기 시작했고,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꾸밈없이 이 책에 담았다. 2년, 차곡차곡 인터뷰와 촬영을 쌓아가는 시간과 함께 우리도 브루클린의 참된 매력을 알게 되었으며, ‘뉴욕’ 하면 머릿속에 그려지는 아티스틱한 장면이 바로 이곳에 있음을 발견했다. ---「프롤로그」
파멜라는 현재 〈글래머〉 〈얼루어〉 등의 잡지와 각종 광고에서 패션 사진과 라이프 스타일 사진을 많이 찍는다. 한달 내내 쉬는 날이 없을 만큼 빼곡한 스케쥴로 인생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뉴욕의 환경이 참 좋았다. 20대에는 무엇을 하고, 30대에는 무엇을 하고…….
이렇게 정해놓은 구도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역시 값진 일이다. 서른다섯 살이니 결혼해야 하고, 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하고, 돈을 모아야 하고……. 서울에 잠시 들어온 후 나이에 맞추어 사는 것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 ---p.20
처음 기획했을 때는 사실 브루클린이 아닌 뉴욕 책을 만들고자 했다. 때마침 맨해튼에서 브루클린으로 갓 이사하게 되었고, 브루클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그래, 우리가 서울에 알려야 할 곳은 맨해튼이 아니야. 뉴욕의 진짜 모습은 브루클린에 있어’라고 확신했다. 브루클린이 좋은 이유를 이쯤에서 꼭 말해야겠다.
1. 맨해튼보다 확실히 여유롭고 한적하다.
2. 뉴욕의 멋쟁이는 여기 다 모여 있어 눈이 즐겁다.
3.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한 멋이 흐른다.
4. 맛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다.
5. 오픈 마인드!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아트와 자연 커뮤니티가 몰려 있고
관심만 가진다면 누구나 참여할 기회가 열려 있다 ---p.36
데보라는 프랑스에서 뉴욕으로 왔으며 비주얼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남자친구 로비는 프로페셔널 뮤지션. 둘은 뉴욕에서 일을 통해 만났으며
지금은 브루클린에 살면서 아티스트로 서로의 인생을 지지하고 있다. 데보라는
2010년부터 캔 팩토리(Can Factory)라는 브루클린의 스튜디오를 사진 작업하는
동료와 공유하고 실크스크린도 함께하면서 여러 작업에 여념이 없다. 남자친구
로비는 밴드 레이저 케이크(Lazer Cake)의 리더. 드럼을 치고, 노래를 하며,
작곡도 한다. 이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짬이 날 땐 함께 요리하고, 영화를 보며,
가끔 탁구에 빠지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 커플은 옆에 없으면 허전하고 심심한
베스트 프렌드 같다. ---p.36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있는 윌리엄의 집에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우드 브릭
월과 하이 셀링까지 더해 브루클린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꿈꾸는 집. 구석구석 손때
묻은 빈티지 가구와 방에 널브러진 옷을 보며 그의 남다른 센스와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집에 장식된 것은 대부분 중고 가게나 이베이에서 구매한 것이다. 윌리엄의
집은 그의 사진, 디자인 작업 등 모든 것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스이다. 주말엔
긴장을 풀고 책을 읽기에도 완벽한 그의 아지트. 원래 무엇이든 정확하고 그에 따라
수정하는 것에 집착하는 그가 요즘 뭐든 치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에 도전
중이라는데……. ---p.88
프로젝트를 보여주기 위한 파티, 오프닝
이벤트 등이 자주 열리는데 이것 또한 나이트라이프를 생산적이고 에너제틱하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겠다.
가끔 직장 생활을 할 때 인생의 90%가 일이였던 내모습이 떠오른다. 잘 때도
내일 할 일 생각, 일어날 때도 오늘 할 일 생각으로 가득했던 나. 이렇게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짬을 내어 틈틈히 글을 쓰고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지금의 내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 ---p.120
일이 자신의 취미라고 말하는 샤나.그녀의 인생을 더욱더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건 친구들이다. 오가는 사람이 많은 도시 뉴욕에서 그녀의 인간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건 성실함과 웃음이었다. 주변 사람과 웃고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그녀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p.159
“우리가 마치 영화 안에서 사는 것 같아요. 공원을 가로질러 자전거를 타고, 맛있게
먹고, 쇼핑하고, 둘러볼 수 있는 곳이 많죠. 그리고 이곳에서 매일 새로운 영감을
얻죠. 마음 한구석에서 밀려오는 따뜻하고 풍요로운 감정, 이런 게 ‘집’이 아닐까요?”
음악을 좋아하는 닉이 함께 있어서 일러스트와 페인팅을 좋아하는 에밀리의 집
구석구석은 서정적이며 섬세하다. 그리고 화려하지 않게 잔잔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p.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