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리더십을 위해, 깊은 수준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지속가능한 리더십의 근간이 되는 모든 원칙들 가운데, 진정성(authenticity)은 아마도 가장 중요한 원칙일 것이다. 이는 또한 가장 도전적인 성격의 원칙이어서 확보하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 바로 자기 자신의 삶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쉽게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30년 동안 수천 명의 리더와 교류해가는 가운데, 나는 아직도 “나의 진짜 문제는 바로 내 진정성의 확보에 있습니다”라고 아쉬워하는 경영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 과연 진정성이 정말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우리들은 그것을 주요 이슈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면서도 심오하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진정성의 정도는 항상 자신의 현재 성장과 개발 수준 정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개 자신의 정서적, 심리적, 그리고 정신적 진화 정도와 그 수준에 맞춰 행동하기 마련이다. 자신의 리더십 수준뿐만 아니라 우리가 보여주는 모든 행동과 관계들은, 스스로의 인간 됨됨이를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통 스스로를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상태에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경험과 정보의 수준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가 자신의 현재 개발 상태에 맞춰 그만큼만 진정성을 보이는 동안, 우리는 자신의 성장 잠재력에 상응하는 보다 깊은 수준의 진정성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셰익스피어(Shakespeare)가『햄릿(Hamlet)』에서 기가 막히게 표현한 바 있듯이, “우리는 현재의 자신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미래의 자신에 대해서는 알 도리가 없다.” 인간으로서, 또 리더로서, 우리는 대개 무한한 성장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미래의 개발 영역에는 한계가 없다. 진정성의 개발과 성장에도 유한한 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니얼 시겔(Daniel J. Siegel)은 자신의 책『스스로 개발해가는 마음: 우리 자신을 형성해가기 위해 관계와 두뇌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The Developing Mind: How Relationships and the Brain Interact to Shape Who We Are)』에서 두뇌의 신경생리학적 과정과 사람들의 대인관계 간의 연결을 통해 인간의 마음은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형성되어 간다는 사실을 설명해주고 있다. “마음이 어떻게 개발되는지에 대한 지식을 검토해보면, 우리는 사람들이 평생 끊임없이 성장해가는 방식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마음에 미치는 여러 경험의 영향을 잘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과거가 어떻게 현재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형성해가고, 또 심지어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깊은 이해를 추구해볼 수 있게 된다.”
진정성을 심화시키고, 우리들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세상은 너무나 많은 방해요인과 바쁜 일로 가득 차 있어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여행을 통해 조용한 자기 성찰을 해보는 것과 같이, 좀 더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중년에 이르면, 우리들 대부분은 어느새 자기 자신으로부터 도피하는 능숙한 도망자가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존 가드너(John Gardener)는 다음과 같이 기술한 바 있다.
사람들은 항상 그들 스스로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엄청나게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왔다. 우리들은 스스로를 항상 바쁘게 만들고, 잡다한 일들로 우리 인생을 번거롭게 만들며, 우리들 머릿속을 여러 가지 지식으로 채우고,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놀랍고도 두렵기까지 한, 자신의 내면세계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은 정작 하나도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 인생의 여러 가지 소란스런 방해요인을 꿰뚫어 보고, 우리들 자신에 대해 깊이 탐구해보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각과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진정성이란 무엇일까? 다년간 리더들을 코칭해왔던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진정성을 ‘강점과 한계를 포함한, 온전한 자기 자신에 대해 자각해가는 지속적인 과정’으로 정의내린다. 이러한 자각의 결과로, 진정성 있는 사람은 대개 신념과 가치, 원칙, 그리고 행동들이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높은 수준의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의 또 다른 큰 특징은 개방성이다. 그들이 자연스럽게 그러한 진정성을 가지게 되었든 혹은 열심히 노력해서 획득하게 되었든 간에 가장 진솔하고 순수하며, 진심어린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취약점 모두에 대해 솔직하고 개방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점뿐만 아니라 강점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개방적인 성향을 가진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고 있고, 또 자신의 능력에 대해 스스로 옹호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또한 자신의 모든 것에 관해서 타인에 대해 개방성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 하지도 않고, 또 자신의 재능을 일부러 감추려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일찍이 말콤 포브스가 지적했듯이, “자신이 가진 것은 과소평가하고,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은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스스로 경계해 나간다. 자기 연민, 솔직함과 개방성, 그리고 자신의 취약점을 수용하는 것은 진정성의 중요한 측면이다. 자신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들로 하여금 타인에게도 진심으로 연민을 느끼도록 만들어준다.『일깨워진 마음(The Heart Aroused)』의 저자이자 시인인 데이비드 화이트(David Whyte)가 썼듯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절름거리는 부분까지도 사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제1장 스스로를 완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