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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르그리트 뒤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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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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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를 둘러싼 한 인물의 자기 성찰
『평온한 삶』에서는 프랑스 남서부 시골 마을의 뷔그 농장에서 살아가는 스물여섯 살의 프랑신 베르나트가 화자로 등장한다. 때는 “뷔그의 부동성”이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8월의 목전. 베르나트 가족은 20년 전 쫓기듯 프랑스로 와서 뷔그 농장에 정착했다. 부모의 무기력과 프랑신과 니콜라 남매의 절망은 이들 가족을 짓누른다. 그저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점에서 남매의 삶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프랑신은 뷔그의 무력한 고요를 깨트리기로 한다. 문제의 사건은 프랑신의 가족이 뷔그에 못 박힌 이유가 된 외삼촌 제롬과 관련된다. 1부는 “그저 헤어지고 싶은 욕망뿐이라는 사실을 통해 이어”진 제롬의 죽음, 그리고 아마도 그에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었던 니콜라의 죽음이 중심을 이룬다. 1부에서 일어난 두 번의 죽음에 이어진 2부는 프랑신이 혼자 바닷가에 머무는 보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으로 바다를 바라보면서 혼자 지낼 수 있게 된 프랑신은 1부에서의 무기력한 상태와 다르게 상념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급기야 자기 분열에 다가간다. 이러한 분열 끝에 프랑신은 뷔그에서 일어난 일을 다시 되짚어 가고, 3부에서는 전과 똑같은, 그러나 전과 달라진 뷔그로 돌아온다. 이 작품에서 ‘평온한 삶’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단어는 ‘권태’다. 권태는 이야기 끝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사라질 수 있는 것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상태가 평온한 삶이다. “그래도 언젠가 권태롭지 않은 날이 오겠지. 머지않았다. 나는 그럴 필요조차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평온한 삶이 오고 있다.” 가족과 사랑 이야기를 내세운 이 소설은 결국 권태를 둘러싼 한 인물의 자기 성찰을 담은 것이다. 『평온한 삶』은 훗날 본격적으로 개화하게 될 뒤라스적 세계를 품고 있다. 뒤라스는 절제되고 냉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상처와 수치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냉정함이 미처 가리지 못한 상처와 수치를 엿보는 독자는 슬픔을 느끼고, 그 슬픔에서 위로를 얻게 된다. 또 다른 세계로 가는 문학의 다리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에 대하여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로, 이에 앞서 문학과 철학과 예술의 거장의 자취를 찾아가는 기행 평전 시리즈로 호평을 받고 있는 ‘클래식 클라우드’의 명성을 잇는 또 하나의 야심 찬 시도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공간’을 통한 거장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라면, 그 형제 격인 클래식 라이브러리 시리즈는 ‘작품’을 통해 거장의 숨결을 느껴 보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거장을 만나는 세 개의 다리, 즉 ‘공간’과 ‘작품’과 ‘생애’가 비로소 놓이게 된 셈이다. 시중에는 이미 많은 종류의 세계문학 시리즈가 있지만, 아르테에서는 우리 시대 젊은 독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해당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전문가급 역자에 의한 공들인 번역은 물론이고, 고전 하면 으레 떠오르기 마련인 무겁고 진중한 느낌에서 탈피하여 젊고 산뜻한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번역의 질적 측면으로 보나, 그것을 담고 있는 그릇의 외관으로 보나 클래식 라이브러리는 오늘날 젊은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약 5년간의 준비 끝에 2023년 봄과 함께 첫선을 보이게 되는 작품은 『슬픔이여 안녕』(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평온한 삶』(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자기만의 방』(버지니아 울프 지음, 안시열 옮김), 『워더링 하이츠』(에밀리 브론테 지음, 윤교찬 옮김) 이렇게 4종으로, 모두 여성 서사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절보다도 여성 서사가 문화의 흐름을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때다. 그런 만큼 새롭게 번역된 여성 서사의 고전을 만나는 일은 반가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르테에서는 그 밖에도 『변신』, 『1984』, 『인간 실격』, 『월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 올 한 해 총 19종의 세계문학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