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노을 쪽에서 온 사람

걷는사람 시인선-087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342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58g | 125*200*20mm
ISBN13 9791192333731
ISBN10 11923337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가능한 한 입을 다물기로 했어
예와 아니오만으로 이루어진 대답이
변질을 지나 창조에 닿았다면
그건 대답이 아니라 질문의 문제

골목은 사계절 내내 눈이 내렸지
걸어 들어간 사람들마다
눈사람이 되어 나왔지
더러,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눈사람」중에서

잠시 접어 두라는 말은
접어서 경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포개지라는 말인 줄을
읽던 책을 접으면서 알았다

나를 접었어야 옳았다
이미 읽은 너의 줄거리를 다시 들추는 일보다
아직 말하지 못한 내 뒷장을 슬쩍 보여 주는 일
실마리는 언제나 내 몫이었던 거다
---「접는다는 것」중에서

나는 은유된다
빛의 뒤편에서 혹은 너의 시선 너머에서
---「숨은그림찾기」중에서

지지 않는 법을 배우기 위해
장검처럼 김수영을 뽑아 들었지만
비어 가는 쌀독, 그 빌어먹을 먹이 때문에
끝없이 김수영을 오독하는 밤

끝내 돌아눕지 않는 나를 기다리던
네루다와 체 게바라가
지루한 표정으로 서로에 기대어
졸고 있다
---「김수영을 읽는 저녁」중에서

길가 쉼터에 차를 세우자
코스모스 화단에 걸터앉던 엄마
온통 붉은 서쪽을 바라본다

노을 쪽에서 온 사람처럼
노을 쪽으로 가는 이처럼

노을처럼

사위어 가는 당신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그러쥔 옷섶에서 구름의 멍울들이 잡히고
눈 뜨면 그 속에 가득한 별들

하늘 하나를 통째로 품고 사는 사람이 있었다

몸속 먹구름이 어느 기억을 지나고 있는지
내 눈동자 속으로 뚝뚝 떨어지던 별
---「배웅」중에서

보폭이 같은 사람들과 웃고 울다가 누가 걸음을 멈추면 그이를 땅에 심게 되는데 거기가 바로 별의 입구

일생 딱 한 번 축복처럼 열리는 작은 문

함께 걷던 이들이 눈망울에 비친 기억들을 문 앞에 떨궈 놓고 이내 총총 흩어진다

그런 밤은 먼 하늘에서 배를 한 척 보내와 무덤과 별들 사이에 환하게 정박해 있다가

그믐이 되면 그 달 무덤까지 내려와 멈춘 걸음들을 서쪽 하늘로 데려간다

그리운 눈을 하고 가만히 보면 은하수까지 가득 찍힌 발자국들
---「별의 입구」중에서

평생 모아 놓은 웃음 몇 개를 밀어내며
내 손은 자꾸만 눈물을 만지작거린다

어때 거긴? 빈 곳을 향해 물었을 때
국화꽃 틈에서 누가 씨익 웃는다

눈이 마주친 나는, 꺼내려던 눈물을 도로 집어넣으며
예의처럼 입꼬리를 슬쩍 들어 올린다
---「꽃 틈에서 누가」중에서

집주인에게 미안하다
펼쳐진 노트에 눌러쓴 마지막 줄은
종일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의 전생을 몇 장의 종량제 봉투에 나눠 담고
오존 살균기의 전원을 끄자
고독의 냄새까지 말끔히 지워진 빈방이 완성된다
---「빈방이라는 악몽」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권상진의 시에는 문장으로 대상을 선명하게 파악하려는 시선이 있다. 그 시선은 인간의 삶에 대한 사유와 결부되어 있어, 언제나 신선한 인식을 선보인다. 이 시집을 다 읽고 덮으면, 역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감성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장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나는 조목조목 아프다”(「고수」)라는 표현처럼 그는 타인을 경이롭게 보려는 시선을 매 편마다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문장을 발명하는 것, 또 그 문장을 확장하는 시도가 시라는 걸 그는 숨기지 않는다. 시와 시인이 일치하는 지점을 그는 갖고 있는데, 사람과 시가 이리 동일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겸손하지만 예리하고 비범한 사람이고 게다가 유머까지 지닌 시인이다. 그의 시도 마찬가지. “그는 술만 마시면 시를 뱉는다” “술값은 내가 냈으니 표절은 아니다”(「술값은 내가 냈으니」)라고 하듯 그는 일상에서 사람에게서 문장을 얻는다. 사실 문장을 얻으러 골목으로 시장으로 바다로 산 속으로 들어가는 자가 시인 아닌가. 그곳들에는 언제나 장소성이 있고 삶이 있으니, 마땅히 잘 표현된 시가 시인에게 포착될 수밖에. 문장으로 세상을 샅샅이 들춰 보고 그곳의 시적 인식과 사람의 태도를 찍어 올리는 데 고수인 이 시인의 시집을 읽어 보라. “걸어 들어간 사람들마다/눈사람이 되어 나왔지/더러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조차도”(「눈사람」)라는 대목처럼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면서 대상과 나, 대상과 세상, 대상과 타인을 대할 때 어떤 인간의 태도가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성윤석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8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