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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소설쓰기의 모든 것

: 아이디어가 작품이 되는 이야기 구조의 힘

한정영 | 다른 | 2023년 04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2건 | 판매지수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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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686g | 152*225*27mm
ISBN13 9791156335351
ISBN10 115633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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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이디어란, 드론이 날아다니고 자율 주행 자동차가 마음대로 지나다니는 아주 특정한 시공간적 배경이나,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각성하여 일진 무리를 혼내는 멋진 에피소드, 사랑을 잃고 방황하는 비련의 인물과 같은 파편적인 생각의 ‘조각’이 아닙니다. 그것이 모티프가 된 ‘(처음-중간-끝이 있는) 일련의 사건’ 혹은 특정한 인물의 히스토리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처음-중간-끝’의 단서를 찾는 것입니다. 내 아이디어가 이야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의 일차적 기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037쪽_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중에서

동화에서의 어른은 화해의 대상이고 연대의 대상이지 의존해야 하는 대상이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어떤 이야기의 경우는 사건의 크기나 규모가 워낙 커서 어른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동화는 그런 어른들의 간섭을 통해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럴 경우 독자는 ‘결국 어른들이 나서지 않으면 우리(스스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되고 동화로서의 매력도 잃게 됩니다.
---「058쪽_동화에서 어른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할까요?」중에서

소설이나 동화는 한마디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주인공이 아등바등하는 일’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이야기의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주인공이) 처음에는 이랬는데~, 이런저런 일을 거쳐서~, 이렇게 되었다’는 과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추상적으로 혹은 관념적으로, ‘나는 황금만능주의에 매몰된 한 인물의 삶을 다루고 싶어’라든가, ‘오로지 1등만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여기는 세상에서 꼴지일지라도 괜찮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릴 거야’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대부분 실패합니다.
---「117쪽_처음─중간─끝」중에서

초반에 호기심을 끌어당기기 위해, 조금 충격적인 사건이 포함된 장면을 제일 앞에 놓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즉 위의 이미지를 장면의 시간적 배열이라 가정하고 2번 이후, 가령 1번에서 멀어지는 부분을 시작점으로 잡을수록 그 이전의 사건 모두가 과거로 치환되므로 집필할 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번의 장면을 시작점으로 잡을 경우 1~3번의 장면은 과거에 해당되므로, 작가는 4번 이후의 장면을 서술하면서 1~3번을 과거 처리하여 사건 중간에 삽입해야 합니다. 물론 7번이나 8번이 시작점이 되면 과거 서술에 대한 부담은 더더욱 커집니다.
---「150쪽_시작점 설정」중에서

일단 TP1이 발생했다면, 그 시점부터 더 이상 주인공은 멈추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대화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문제(TP1)를 해결(TP2)해야 하고, 작가의 입장에서는 TP1에서 잡아당긴 독자의 호기심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때 작가는 자신이 정해 놓은 사건이행선에서 이탈하는 사건을 전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하방향으로의 이탈은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뒤이어 일어나는 사건이 이미 지나간 사건보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반면 갑작스러운 상방향으로의 이탈은 비약의 느낌을 주거나 사건이 과장되어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능력치가 5인 주인공이 아무 설명 없이 갑자기 7을 사용한 느낌이랄까. 흥미를 유지하는 것은 좋지만 사건이행선에서 너무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172쪽_티핑포인트」중에서

물론 사건과 인물을 분리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이란, 적어도 하나(주인공) 이상의 인물이 겪는 긴장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는 끊임없이 변화-성장하는 인물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이야기는 연속적인 사건, 그 자체를 보여 주기 위해 애씁니다. 가령 ‘우연한 기회에 초능력을 갖게 된 아이가 자신의 힘을 숨긴 채 지내며 아이들을 괴롭히는 악당을 하나씩 혼내 주는 통쾌한 이야기’라면, 사건 중심의 이야기를 쓰겠다는 뜻입니다. 반면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한 아이가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의 경우는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쓰려는 것이지요.
---「182쪽_사건 중심 이야기와 인물 중심 이야기」중에서

아울러 시간과 공간의 변화도 확인합니다. 가령 몇 달이 지났는데 여전히 같은 계절은 아닌지, 가을인데 목련이 피어 있지는 않은지, 겨울인데 주인공이 반팔 옷을 입고 있지는 않은지 등을 비롯해 시간의 변화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밀도 있게 잘 묘사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의 오류가 생기면 작가의 역량을 의심받게 됩니다. 더불어 공간을 평면적으로 보지 말고 입체적으로 봅니다. 이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양화시키라는 뜻입니다. 자기 눈높이에서 보이는 것들만 묘사하지 말고 위와 발 아래, 뒤와 옆까지 골고루 활용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297쪽_퇴고 단계별 확인사항」중에서

추상적인 언급은 합평의 가장 안 좋은 태도입니다. 어떤 지적이든 근거가 명확해야 합니다. 타인의 작품을 비평하는 태도에서 그 작가의 창작 능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위와 같은 질문을 아래처럼 바꾸어 해야 합니다. “공간과 시간의 선택, 그리고 사건 A와 B가 이 작품의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묘사에 비, 밤, 구름, 눈물 등의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또한 A사건은 지하실에서 일어나고, B사건은 불 꺼진 복도에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309쪽_합평을 하는 법」중에서

어느 작가든 자신이 쓴 원고에 애착이 커서 쉽지 않겠지만, 통일성과 완결성에 기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결단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초고에서 큰 줄기만 남기고 모두 폐기하더라도 성공한 것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합평은 신인 작가들에게 더욱 가혹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버리는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완성도 혹은 완결성 있는 작품이란 보다 많은 것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작품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과감하게 버리는 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322쪽_합평을 받는 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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