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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가 만드는 삶

: 모든 예술가들이 감춰온 기발함의 기원

북클럽 은유-줄기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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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66g | 140*205*22mm
ISBN13 9791190413510
ISBN10 119041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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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적 스토리텔링의 가장 고전적이고 모범적인 예로 맨 먼저 우화parable를 꼽고 싶다. 우리말로 ‘비유’ 또는 ‘비유담’이라고도 번역하는 우화는 ‘은유 +이야기’라는 은유적 스토리텔링의 기본틀을 이미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실상 우화가 곧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은유적 스토리텔링인 셈이다. 이 말이 의심스럽다면 당신도 잘 아는, 가령 〈여우와 황새〉 같은 이솝우화를 하나 떠올려보라.
---「2권, 234쪽」중에서

예수는 자신이 전하는 말씀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당시 갈릴리 사람들에게 친숙한 씨 뿌리는 농부의 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을 통해 개념화하는 은유적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상상하거나 이해하기조차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게끔 이끌고 간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사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의 비유는 적게는 30여 개에서 많게는 70여 개에 달한다고 평가한다. 예컨대 위키피디아에 실린 ‘예수의 비유’ 목록은 37개다. 그런데 앞에서 밝혔듯 복음서뿐 아니라 동서고금의 경전에는 수없이 많은 비유가 들어 있다. 그것들을 찾아서 분석해보는 일은 은유적 스토리텔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훈련이다.
---「2권, 242~243쪽」중에서

이곳은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 신촌캠퍼스 연세암병원 건물 1층 로비다.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천장에 거대한 조형물이 하나 달려 있다. 무엇같이 보이는가? 얼핏 보면 모르겠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곧바로 거대한 목조선의 밑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니, 조선소나 해운회사라면 몰라도, 병원에 웬 배? 분명 생뚱맞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사진 7〉의 중앙에 걸려 있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라는 문구를 읽는다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 이 배는 보통 배가 아니다. 구약성서 창세기 6~8장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Noah’s ark다. 홍수로부터 인류와 동식물의 생명을 구해 땅 위에 다시 번성하게 한 바로 그 배다. 그렇다면 이 조형물은 하나의 은유적 표현이다. 환자들에게, 그것도 암환자들에게 이보다 더 큰 위로와 평안을 줄 수 있는 은유적 표현물은 없을 것이다.
---「2권, 246~248쪽」중에서

당신이 예술작품을 분석하기 위해 전문 지식을 익히기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모든 예술작품을 은유적 표현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앞 장에서 이미 당부했듯이 예술작품을 대할 때마다 ( )→ ( )→작품→( )라는 (d)유형의 빈칸-채우기를 ‘의식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떠올려, 빈칸을 차례로 채워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작품을 대할 때마다 우선 “작가의 창작 의도는 무엇이고, 그것의 핵심 내용은 무엇일까?”, 달리 말하자면 “이 작품의 원관념은 무엇이며, 또 그것의 본질은 또 무엇일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2권, 268~269쪽」중에서

성당이 ‘하늘로 통하는 길의 디딤돌’이라면, 그것은 단 한 치라도 하늘로 더 치솟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파노프스키의 도상해석학에 의하면, 수도원장 쉬제가 처음으로 고안해 만든 고딕 양식의 성당은, 더 자세히는 그 성당의 하늘을 향해 치솟은 첨탑들은 사실상 중세 스콜라 신학자들이 그리도 올라가기를 염원하던 ‘자연의 사다리’의 은유적 표현물인 셈이다. 고딕 성당의 첨탑이 어떤 것은 성부와 성자를, 어떤 것은 성모 마리아를, 또 어떤 것은 열두 사도를 상징한다고 말할 때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은유적 사고는 마찬가지다. ---「2권, 285~286쪽

예술작품 안에 담긴 은유적 사고는 앞에서 〈도식 55〉에서 보았듯이 ‘작가의 의도, 작품의 주제→핵심 내용→예술작품→감상, 해석, 비평’과 같이만 도식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당대의 시대정신이나 문예사조에 따라 작품을 창작한다고 하면, ‘시대정신이나 문예사조’가 원관념이고, 그것의 핵심 내용을 형상화한 보조관념이 ‘예술작품’이며, 그 과정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법이나 양식 또는 그것에서 이끌어낸 ‘새로운 시대정신이나 문예사조’가 창의다. 우리는 〈도식 55〉를 ‘예술작품의 일반적 은유 도식’이라 이름 붙인 것처럼, 〈도식 61〉을 ‘예술사조의 일반적 은유 도식’이라 부르고자 한다.
---「2권, 301~302쪽」중에서

고대 그리스의 예술작품들은 당대의 시대 정신이자 예술사조의 본질인 신인동형설과 신인동감설을 형상화한 은유적 표현물로 간주될 수 있다. 달리 말해 숱한 고대 그리스 문학작품과 조각품 들은 신인동형설과 신인동감설이 본질인 그리스 정신을 원관념으로 하는 보조관념으로 규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에서 나온 창의가?앞서 소개한 핀다로스의 시구 “우리도 이 심성의 위대함과 육체의 위대함에서 / 불멸하는 이들과 같을 수 있으리라”에서 보듯이?그리스 예술작품에 깃든 인본주의 사상과 인간에 대한 찬미다. 이는 〈도식 62〉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당대의 시대정신이나 문예사조는 이런 방식으로 개개의 작품을 구성하는 근본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당신이 이 도식을 기억해둔다면, 〈밀로의 비너스〉와 〈벨베데레의 아폴론〉 그리고 핀다로스의 〈올림픽 경기 찬가〉뿐 아니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 그리스 고전기 비극작품에 이르는 다양한 문학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권, 305~307쪽」중에서

여기에서 우리는 칸딘스키와 말레비치가 추상미술을 창작할 때 했던 은유적 사고를 다음과 같이 추적해볼 수 있다. 아방가르드가 원관념이고, 그것의 본질이 ‘기성 예술에 대한 반항’, ‘기성 예술의 본질 제거’이며, 그것을 회화에서 형상화한 것이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를 비롯한 20세기 초 추상미술가들의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이끌어낸 기법이 작품의 주제 제거, 대상의 형태 제거, 색 제거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도식화할 수 있다. 만일 당신이 로버트 들로네, 블라디미르 타틀린과 같은 러시아 추상화가나 피터르 몬드리안, 반 되스부르크, 얀 아르프, 파울 클레와 같은 서구 추상화가들의 작품을 분석해본다면, 그것들도 〈도식 61〉에 제시된 ‘예술사조의 일반적 은유 도식’을 따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권, 335~336쪽」중에서

어쩌면 이 책에서 우리가 함께 진행한 실습과 훈련은 당신을 은유가 만드는 풍경과 전망으로 아름다운 섬에 실어다 줄 배가 아니라 그 섬의 위치가 어디인지 가르쳐주는 한 장의 지도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그곳으로 가는 배를 젓는 법을 가르치는 훈련소였을 것이다. 그러니 은유가 만드는 풍요로운 삶을 향해 배를 저어 나아가는 일, 그럼으로써 언젠가 풍경과 전 망이 아름다운 섬에 도달해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일은 이제 오롯이 당신에게 맡겨져 있다. 그래서 이 책을 마치며,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독일 속담이 하나 있다. “연습이 거장巨匠을 만든다 Ubung macht den Meister!” 당신이 은유와 삶의 장인이 되길, 우리는 바란다.
---「2권, 355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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