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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135*200*30mm
ISBN13 9791188660582
ISBN10 1188660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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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라운지로 들어서자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함이 지친 몸을 감쌌다. 전반적으로 채도가 심하게 낮은 정방형의 라운지는 좁은 동굴 안처럼 안락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오호츠크 해변의 물범들마냥 군데군데 널브러진 동지들을 보니 - 비록 못 잡아도 평균 나이 60세는 될 것 같은 생면부지 아줌마, 아저씨들이긴 했지만 - 묘한 동질감마저 느껴졌다.

아서라. 런웨이는 무슨 놈의 런웨이. 먹고 살기도 팍팍한 인생 전부 다 런어웨이지. 수빈은 이제 하다 하다 이곳이 편하게 느껴지는 스스로를 자조하며, 맥반석 계란 한 접시를 하릴없이 까먹었다. 그러다 TV 앞에 삼삼오오 모여 웅성대는 한 무리에게 시선이 쏠렸다. 하나같이 손에 로또를 쥔 대여섯 명의 동지들은 TV에 들어갈 기세로 집중하고 있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제1234회’ 로또 추첨 방송이었다.
--- p.11

다급한 목소리에 수사들은 반사적으로 방에 들이닥쳤다. 동떨어져 기도하던 라자로까지 달려갔을 땐, 무릎을 꿇어앉은 요셉이 영철을 거칠게 흔들고 있었다. 수사들은 아직 상황이 파악되지 않은 듯 그 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섰다. 좁은 방안이 열기로 푹푹 쪘다. 문간에 선 라자로는 수사들 어깨너머 영철을 바라봤다. 영철은 두 손을 배 위에 곱게 모으고 잠들어 있었다. 원래 눈을 뜨고 자는 습관이 있는지 두 눈도 시퍼렇게 뜬 채였다. 그런데... 저렇게까지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도 있나. 영철은 이가 훤히 드러날 만큼 활짝 웃고 있었다. 마치 박장대소하는 굴비처럼 그대로 누워 있었다. 라자로는 그제야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건...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 p.92

“절대 안 됩니다! 이젠 하다하다 영철 형제를 암매장하잔 말씀입니까!”
베드로는 자기도 모르게 의자를 박차며 고함을 쳐버리고 말았다. 덕분에 식당 테이블에 둥그렇게 모여앉은 수사들은 감전당한 미꾸라지처럼 화들짝 퍼덕였다. 유독 놀란 라자로는 머쓱한 듯 짜증을 부렸다.
“거, 정말! 암매장이라니요! 우리가 산 사람을 묻길 합니까, 땅을 파서 묻길 합니까! 가만 보면 베드로 수사님은 왜 자꾸 섬뜩한 말만 골라 하십니까?”
“꼭 파묻어야 매장입니까? 아무도 못 찾는 데 방치하자는 것이 매장이지 뭡니까 그럼!”
“방치가 아니라 일단 장례부터 치러드려야 할 것 아닙니까. 이 주사 의심까지 사게 된 마당에 그럼 다른 수가 있으십니까. 지금 우리가 이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습니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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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스트』는 말이 되는 상황과 말이 되는 상황을 말이 안 되도록 결합하여 말이 되는 결말로 이끈다. 그 천연덕스러운 결합의 방식이 매우 유쾌하다. 드러난 상황은 가볍고 재미있는 우당탕탕인데 한 꺼풀 벗기고 들어가 만나게 되는 인생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조연 한 사람, 악당 한 명까지 그들의 인생을 잘 살아내길 바라는 마음이 코미디 장르를 만나 생생하게 드러난 작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 김희재 (시나리오 작가, ㈜올댓스토리 대표)
인터넷과 SNS를 통해 어떤 곳에 있든지, 24시간 언제든지,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상처는 더욱 커져만 가는 요즘이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어졌다. 내 삶 속에, 나를 그리고 서로를 함께 사랑으로 보듬어야겠다는 쑥스러운 다짐을 하게 되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단연 으뜸은 사랑이니까.
- 송재영 (CS 픽쳐스 대표, 프로듀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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