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시각으로 볼 때 불평등을 모두 없애기란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불평등이라는 게 있습니다. 자연의 회복 능력을 넘어서는 정도의 환경오염을 피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죠. 애덤 스미스는 동시에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자신이 행복하려면 타인의 행복을 필요로 한다고요.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 역시 ‘기업도 사회의 일부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과거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던 시기라고 한다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심장’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이제 좀 더 공감의 정신을 발휘하는 시대로 넘어갈 시점이 됐습니다.”
--- p.23~24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투자와 기후 솔루션」중에서
2020년 마이셀 프로젝트를 세운 사성진 대표는 단방향의 생산과정을 순환하는 형태로 바꿀 열쇠로 균류에 주목했다. 이미 곰팡이를 이용한 대체육과 대체가죽을 개발해 양산을 준비 중이다. 사성진 대표는 〈비즈니스 액티비스트〉 강연에서 지구를 살리는 기업 활동을 상상력과 전환, 재생이라는 3가지 핵심어로 정리했다. 기술을 통해 새로운 자원 순환형 사업을 상상하고, 미래 세대와 모든 생명체를 위해 지속가능한 재생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했다.
--- p.31 「균류 기반 지속가능 대체육과 가죽」중에서
도모지는 사형 방식의 하나로, 몸을 결박한 후 물에 적신 종이를 얼굴에 한 장씩 발라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질식해 죽게 만드는 무서운 벌이다. 원 대표는 “우리에게 플라스틱이 이와 마찬가지”라면서, “지구가 만드는 산소의 70%를 바다의 조류 등이 만드는데,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 산소공급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략) “사람들이 느끼는 죄책감은 커지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해법이 안 됩니다. 어떻게든 기업이 해결해야 합니다. 기업이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은 기껏해야 덜 소비하고 주우러 다니는 수밖에 없죠. 환경오염을 해결하려면 결국 더 생산하고 더 소비하는 식으로만 굴러가는 경제구조도 바꿔야 합니다.”
--- p.55~56 「해양 플라스틱 도모지(塗貌紙): 단절의 무서움」중에서
2019년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패션 업계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물 소비도 많아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2,650ℓ의 물을 쓴다. 사람이 10년 동안 마실 양이다. 바다 미세 플라스틱의 35%는 합성섬유 세탁으로 생긴다. 패션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바꾸는 건 인류의 생존을 위한 지상과제가 됐다. 전체 의류의 60%가 합성섬유, 즉 플라스틱 제품이다. 천연 소재를 사용해 환경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털과 가죽을 얻기 위해 동물을 학대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패션 디자이너인 이옥선 오픈플랜 대표가 지속가능한 패션의 키워드로 ‘플라스틱 없는 비건 패션’을 내세운 이유다.
--- p.58 「더는 예쁜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열린 계획」중에서
김 대표는 한국의 에너지 전환에서 눈여겨볼 점으로 재생에너지 선택권 문제와 에너지 신사업을 들었다. “에너지 전환을 위해 비용을 추가 부담할 의향이 있는 국민이 상당수지만 한국에선 재생에너지만 골라 쓸 수 없습니다. 독일에선 태양광과 풍력, 화력 중에서 어떤 에너지를 어떤 비율로 쓸지 선택할 수 있죠. 가령 유기농 농산품 구매를 환경을 위한 실천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에너지 분야만 유독 정부가 ‘유기농 농산품’과 ‘화학비료로 재배한 농산품’을 섞어서 하나씩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는 셈이에요. 그러니 시장이 생길 수 없고, 가능하다는 생각조차 못 하죠.”
--- p.112 「에너지 전환과 가상발전소」중에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동물권 운동이 확산하면서 대체육 개발도 활발하다. 하지만 대부분 소를 대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략) 하지만 누군가는 고통받는 닭을 위한 대체제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치킨을, 고기 아닌 식물로, 그것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면 채식에 대한 편견을 떨칠 수 있지 않을까. 위미트는 이런 생각에서 치킨 대체육을 만든 스타트업이다.
_118 「쉽고 맛있게 즐기는 채식 생활을 위하여」중에서
임팩트 투자는 사회 및 환경 문제 해결과 연결된 회사를 적극 발굴해 돈을 투입한다. (중략) 글로벌 임팩트 투자사는 그간 에너지, 자원순환, 지속가능 농업 등 기후·환경 위기 해결 영역과 일자리, 교육, 바이오헬스 등 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한 포용적 혁신이라는 두 영역에 꾸준히 투자했다. 하 상무는 임팩트 투자사가 농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기후 위기는 결국 농업 생산성, 식량 생산과 연결됩니다. (가격이 높아질 경우 그 접근성에서) 사회적 격차가 심화되는 한복판에 농업이 있습니다. 임팩트 투자사가 농업적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된 거죠.”
--- p.188 「기후문제 해결과 소셜 임팩트를 아우르는 키워드: 애그테크」중에서
기후변화는 미래 세대를 배려하지 않고 지금 당장의 편리만을 따진 기성세대가 초래한 위기다. 불편함과 희생을 감수하고 공동체를 지키려는 꿀벌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 있다. “침을 쏘면 죽는데도 애벌레를 지키려 침을 쏘고 대신 죽죠. 꿀벌 군락에 새 여왕벌이 나와 이사(분봉)를 하는 중에도 뒤처진 늙은 벌을 끝까지 기다립니다. ‘모두가 나’라는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죠. 꼭 꿀벌 같은 초개체가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도 각자가 가진 재능과 열정으로 가치 있는 일을 지향하면서 함께한다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요.”
--- p.214 「꿀벌과 인류의 ‘공존’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중에서
농촌이 일손 부담을 덜고, 더 안전하고 생활의 여유를 주는 일터가 되려면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농업회사법인 심바이오틱이 찾은 해법은 로봇과 드론이다. 커다란 트랙터가 아니라 무인 로봇이 밭을 갈고 파종을 한다. 로봇 팔이 달린 인공지능을 이용해 필요한 곳에만 농약을 살포하고, 운반 로봇이 밭에서 무거운 수레를 사람 대신 나른다. 김보영 심바이오틱 대표는 농업에서 사람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 대신 로봇이 고되고 위험한 일을 대신하면서, 농업 현장이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일터가 되도록 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밝혔다.
--- p.226~227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인공지능 로봇과 드론」중에서
모든 산업 분야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지금, 농업도 예외일 순 없다. 농업의 데이터화를 시도하는 ‘애그테크’ 기업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점차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농업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팜커넥트도 3년 전부터 그 도전의 대열에 합류했다. 김무현 팜커넥트 대표는 “최적의 생산성을 얻으려면 환경 데이터와 생육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고, 병충해 데이터, 작업 진척 데이터 등이 더해져야 한다”면서, “농가의 모든 빅데이터를 수집해 최적의 생산성을 분석해내고, 이를 통해 시설이 열악한 농가도 데이터 농업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p.266 「실시간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으로 농업 생산성 극대화」중에서
퍼머컬처를 위한 생태조경을 디자인하는 맛있는정원코리아의 이진호 대표는 ‘퍼머컬처’를 보기에도 아름답고, 환경도 생각하는 자연재배 방식이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영구적이라는 뜻의 ‘퍼머넌트(permanent)’와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의 합성어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지속가능한 농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애그리컬처’에서 컬처(culture)는 재배한다는 뜻인데, 명사로 문화를 뜻하는 컬처와 같다. 그래서 단순히 농업이라기보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그런 농업이 가능한 생태적인 삶과 문화를 추구한다는 넓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건강하고 생태적인 농업, 농업으로 자연을 살리고 사람을 치유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 p.296 「정원과 농장의 경계를 허물다: 한국형 퍼머컬처」중에서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통해 교육과 재활, 일자리 훈련, 심지어는 사회통합에 이르는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케어팜(care farm)의 기본적인 정의이자 원리입니다. 막연히 농장에서 체험 활동을 하니 힐링이 되고 좋았다는 말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조예원 바흐닝언케어팜연구소 대표는 케어파밍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돌봄’과 ‘농업’의 합성어인 케어파밍은 농업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치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치유농업, 돌봄농업, 사회적 농업(소셜파밍), 그린케어 등으로도 불린다. 농업을 활용해 복지와 돌봄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뜻한다.
--- p.318 「동물과 복지가 함께하는 네덜란드 케어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