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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

푸른사상 시선-17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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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8*205*8mm
ISBN13 9791130820262
ISBN10 113082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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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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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 저 파도 같은 울음에
밀물 같은 검푸른 눈물에
가던 길 비틀거리는
그 밤 뜬금없는 부고는
내 문간에서 다른 이에게 서둘러 가다 말고
처마에 축 늘어진 전선 줄을 따라
눈물 한 방울 동그랗게 매달아두고는
이내 정신을 추슬러 골목을 돌아나간다
나는 어쩌라고, 그가 떠난 골목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전선 줄에 매달린 동그란 방울이
툭 떨어진 순간, 이미 이 세상이 아니구나
정수리에 차갑게 박히는 그 순간
발밑으로 깊게, 아주 깊게 엎어지려는 목을
끝내 하늘로 꺾고, 하늘을 향하여 눈 치뜨고
눈물을 묻는다, 슬픔을 죽인다
---「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중에서

한파를 몰고 온 눈은 언제까지 내리려나,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양 가슴이 부풀던 그 마음, 함박눈 펑펑 내리면 더욱 포근해지는 이불 속에서 군고구마 껍질을 벗겨 김칫국물과 함께 먹거나 눈 속에 묻었던 무를 꺼내 달챙이로 긁어먹던 행복이 가슴 가득 차오르던 밤이었다

밤새 눈은 세상의 길을 막고, 제아무리 도둑이라도 이런 밤에는 어디 아랫목에 발목을 묻고 마냥 고즈넉한 마을에 발자국 어지럽힐 맘도 다 묻어버린 솜이불 같은 밤이었다

달구장 가는 길도 토끼장 가는 길도 어디나 꽝꽝 막히고 나면 아무도 갈 수 없고 아무도 올 수 없는 빙야(氷野), 임처럼 얹힌 눈발에 제 가지를 부러뜨리는 감나무나 혼자 피리를 불어대는 문풍지나 아무도 외롭지 않고, 다만 포근한 이불에 안겨서 무슨 꿈을 꾸는지, 개도 삵도 소리 없는 밤이었다

밤은 깊어, 깊어도 밤새 뭉텅뭉텅 눈덩이를 끌어 덮는 산도 들도 다만 하얗게 자지러지던, 밤똥이 마려워도 나가지 못하고 방귀만 이불 속에 뿜어 넣던 그런 겨울밤이었다
---「어느 겨울밤」중에서

저리 눈발이 날려서
언 땅을 품고 있어도
봄이야 오지 않겠는가

이 깊은 추위에도
짐승들은 여전히 뜨건 염통으로
제 희망을 꾸릴 동안

한여름 푸르던 것들
깊은 땅에 발가락 꼼지락거리며
제 숨 데우는 것을

눈보라가 아무리 몰아쳐
가난한 집들 해진 벽을 후벼도
그 안에선 또 푸른 꿈들 싱싱하니

겨울은 게 있거라, 찬바람 껴안고
멀리멀리 있거라, 우리는 어느 날
잎이 나고 꽃을 피우고야 말 테니
---「한겨울 봄바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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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쉼 없이 꺾이지 않는 목으로 살지만 천진한 웃음의 소유자다. 그러한 너털 미소를 머금고 굴곡진 시대의 거리마다 억센 발로, 형형한 눈으로 분노와 슬픔을 죽이며 산 자에게 올곧고 단호한 기억을 남긴다. 그런 김이하 시인이 엮은 여섯 번째 시집 『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가 아름답게 슬픔을 저미는 것은 시인의 질척하고 고단한 지난 삶들이 단전(丹田)을 거슬러 내면으로 녹아든 달관의 경지가 아닐까. 별다른 수식(修飾) 없이도 잠언같이 울림이 깊은 그의 언어는 그러기에 시편마다 여운이 선명하다. 늘 카메라를 메고 남보다 한발 앞서 격변의 사계(四季)를 기록하느라 해진 발, 푸른 멍의 어깨로 만든 김이하 시인의 이번 노래는 어느 봄날 눈 시리게 월문리를 울리던 풀피리 소리 같다. 재주가 많은 시인…… 이제 카메라와 펜이 아닌 등 긁어줄 짝을 만났으면 한다.
- 박재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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