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312
베스트
여행 에세이 top100 12주
정가
20,000
판매가
19,0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140*205*30mm
ISBN13 9788956254500
ISBN10 895625450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태준은 1930년대 중반에 쓴 장편 『성모』에서 지금으로선 꽤 낯선 교실의 풍경을 그려낸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철진이가 엄마에게 자기네 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아예 지리부도까지 펴놓고 침을 튀기는 것이었다.
“엄마? 우리 반에 글쎄 여기 이 제주도서 온 아이두 있구 또 나허구 같이 앉었는 아인 함경북도 온성서 온 아이야. 뭐 경상남도 진주, 마산, 부산서도 오구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구 저 강계서 온 아이두 있는데 걘 글쎄 자동차루, 이틀이나 나와서 차를 탄대…. 퍽 멀지, 엄마?”
지도를 거침없이 짚어가는 그 손가락이 퍽 부러울 뿐이다.
--- p.5

도쿄─엄밀한 의미에서는 ‘동경’이라는 기표─는 싫든 좋든 우리 근대 문학의 자궁 같은 곳이었다. 사실 우리의 근대는 수신사를 파견하던 시절 이후 도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근대 문학사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작가들 역시 도쿄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문학과 인연을 맺게 된다. 가령 최남선이 처음 가서 보고 기겁한 도쿄는 서울에서 말 그대로 대롱으로만 보던 것하고는 전혀 딴판 세상이었다. … 아직 학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한 이광수 역시 『소년』과 그에 이은 『청춘』의 주요 필진이었다. 두 사람은 도쿄에서 처음 맺은 인연을 한 40년 좋이 이어간다. 그 인연의 절정 또한 도쿄를 빼고 말할 수 없다. 1944년 그들이 새삼 도쿄까지 건너가 나눈 대담의 기록이 실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조선을 대표하는 두 지성인은 도쿄에서 공부하는 조선의 청년 학도들을 향해 “조선이란 점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을 벗어나 “대동아의 중심이자 중심인물이 된다는 기백”을 지닐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서도 같은 지면에서 그들은 처음 도쿄에 와 문학에 눈을 뜨던 시절부터 새삼 회상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몇십 년을 ‘국어(일본어)’로 글을 써오긴 했으나 ‘외국인’으로서 흉내 내기가 가능할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라는 속내 또한 솔직히 드러낸다.
--- p.8

우리에게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1897)로 잘 알려진 영국의 여행기 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1895년 11월의 일이었다. 청일전쟁이 끝난 그해 초겨울로, 일본인 자객들이 명성황후를 잔인하게 시해한 바로 다음 달이었다. 비숍은 조선이 희망 없고 무기력하고 한심스럽고 애처로운 존재라고 말했다. 어떤 큰 힘에 이리저리 튕겨 다니는 배드민턴 셔틀콕 같은 사람들의 나라로 여겼는데, 그런 그녀의 눈에도 평양의 첫인상만큼은 대단했다.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었다.
--- p.24

아무튼 오산 출신은 훗날 각계각층에서 크게 활약을 하는데, 문학과 예술 방면에서는 특히 화가 이중섭과 시인 김억, 김소월, 백석을 배출한 학교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김억은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선생으로 돌아와 교편을 잡기도 했다. 김소월이 그의 제자였다. 소설가 황순원도 평양의 숭덕소학교를 졸업한 뒤 오산학교에 들어가 한 학기를 다녔다고, 그 짧은 기간에도 남강의 감화를 크게 받았노라 회상한 바 있다.
--- p.88

김남천은 겨울에 온면이나 어묵 장국을 애호하는 사람이 있다지만 그건 늙은이들이나 할 짓이라면서, 웬만큼 국수(냉면) 맛을 아는 사람은 한겨울 엄동에 오히려 그 맛을 즐긴다고 주장했다. 혀를 울리는 쩌르르한 동치미 국물에 국수를 풀어놓고 돼지비계 같은 흰 잔디 쪽 위에 다대기를 얹어 훅훅 들이켜는 맛은 무엇에도 비교하기 어려운 훌륭한 별미라는 것. 이런 의견에는 정주 출신 백석도 동의했다. 눈이 많이 와서 산새들이 들판으로 내려오고 토끼도 더러 눈구덩이에 빠지곤 하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이것’이 온다고 했다.
--- p.106

김동인은 평양인의 생명이 대동강에 있다고 말했다. 대동강 없이는 평양도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도 부족한지 다시금 “평양의 대동강이 아니라 대동강의 평양”이라고 고집스럽게 제가 하고픈 말의 매듭을 지었다.
--- p.141

평양에는 조선 후기부터 관기들을 교육하는 기관이 있었다. 대한제국 시절에는 ‘기생서재’라는 데서 가무를 가르쳤다. 기생서재를 흔히 가무서재라 불렀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이런 가무 학교들이 여러 곳 생겼다. 1918년에 평양경찰서는 일본인 교사 한 명을 초빙하여 평양 기생들에게 일본어와 사미센 그리고 일본 가곡 등을 가르치도록 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을 평양에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이때부터 기생들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해져, 1920년에 평양의 기생 조합은 기성권번으로 이름을 고치고 본격적으로 강습소를 운영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는 평양 기생 학교의 시작이었다.
--- p.166

삭주구성은 말 그대로 변방이었다. 평안도에서도 서북쪽 끝으로 일찍부터 국경선을 두고 외세와 숱한 다툼이 있어왔다. 삭주의 ‘삭朔’은 ‘삭풍’의 그 삭이다. 겨울철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그 삭풍을 온몸으로 견디며 수자리 서던 병졸들의 모습이 절로 아련하다. 구성은 특히 고려 때 거란족의 거듭되는 침략을 막아낸 최전선이었다.
--- p.184

평양 시내는 완전히 살육의 도가니였다. 곤봉이며 몽둥이를 쥐고 몰려다니는 군중은 “여기 있다!” 한마디만 하면 우르르 주린 이리떼처럼 달려들어 중국인의 해골을 박살 냈다. 멀쩡히 숨을 쉬던 중국인은 십여 분이 못 되어 두 손을 합장한 채 시체가 되어버렸다. 날이 밝았을 때, 피살된 자가 적어도 100명을 넘으리라는 오기영의 예상은 불행히도 들어맞고야 말았다. 1931년 7월 초 전국에서 발생한 화교 배척 폭동은 중국인 142명이 사망하고 120여 명이 중상을 입는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그중에서도 평양의 피해가 가장 컸다. 평양의 사망자만 무려 133명이었다.
--- p.239

서북 사람들, 특히 평양 사람들의 억세고 급한 성격은 뭐니 뭐니 해도 싸움할 때 가장 잘 드러난다. 그래선가 평양 사람 싸움 이야기는 끝이 없다.
--- p.254

사실 효석의 마음은 늘 서국西國에 가 있었다.

- 그 모든 아름다운 것은 외래의 것이요 이곳의 것은 아닌 것이다. 이곳의 것으로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있고 풍윤한 것이 얼마나 되는가. 수목이나 자연의 풍물을 제외하고 인간적의 것으로 가령 서반구의 아름다운 것을 당할 만한 무엇이 이 땅에 있는가. 서국의 미에 비하여 우리의 것이 너무도 초라하게 느껴지는 것은 편견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가 우유를 유달리 좋아하는 것, 심지어 백성 전체가 우유를 흡족하게 마시는 나라야말로 두말할 것도 없이 이상 사회라고 생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 p.291

평안도는 압록강 쪽으로 넘어가려는 유이민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었다. 예컨대 소설가 황순원의 고향은 평양에서 가까운 대동군 방장리였다. 외가는 그곳에서 10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천서리였는데, 그곳에 목넘이 마을이 있었다. 어디를 가려도 ‘목’을 넘어야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남쪽만은 꽤 길게 굽이도는 골짜기를 이루고 있지만, 결국 동서남북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어디를 가려도 산목을 넘어야만 했다. 해방 직후 월남한 황순원의 소설 「목넘이 마을의 개」(1948)에서도 서북간도로 가려는 이민들은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수도 없이 그 목넘이 마을을 지나갔다.
--- p.339

횡보 염상섭은 만주 땅 안동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1937년 만주로 건너가 만주국의 수도 신경에서 한글 신문 『만선일보』의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던 그는 1939년부터 안동으로 자리를 옮겨 대동항건설사업에서 근무했다. 안동에서는 신시가에서 일본인들을 이웃으로 두고 살았다. 8월 15일 당일, 아직 날은 무더운 때여서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항복 선언임을 알아차리자마자 ‘인제는 우리도 풀려났구나’ 하고 꿈도 꾸지 못한 해방의 기쁨에 께께 울기만 했다. 그 옆에는 자기네 라디오는 잘 안 나온다면서 뛰어와서 염상섭과 나란히 앉아 라디오를 듣던 한 늙은 일본인이 있었다. 그 역시 훌쩍훌쩍 울면서 가버렸다. 물론 두 사람의 눈물은 그 뜻이 전혀 상극일 터였다.
--- p.36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도에서 사라진 길, 그 길을 안내하는 우리 근대 작가들

누군가 인도에 관해 평생을 바쳐야 할 사업이라고 했지만, 우리에겐 북한 지역이야말로 평생을 바쳐도 될 부끄러움 없는 사업이 될 것이다. 하물며 이 사업이 돈을 바라고 권력을 바라는 사업이 아니요, 우리 역사와 문학의 전통을 구하기 위한 사업이라면 말이다.

김남일은 훌륭한 작가요 산문가일 뿐 아니라, 섬세하고 겸허한 사람이기도 하다. 김남일이 한국 문학에 관심을 쏟는다 할 때 뭔가 좋은 일이 있으리라고 예감했다. 이제 관서 평안도에 관해, 그리고 이 지역 사람들, 문학에 관해 김남일이 펼쳐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보니 수년이나 북한 지역과 문학에 관심을 기울여 공부했다 말하기가 심히 부끄러울 지경이다. 김남일은 한 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할 만큼의 작업을 이뤄놓았다.

그러니 이런 책은 너무 귀해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빛난다. 장식의 말이 전부 쓸데없다. 그저 책을 펼치고 이 진귀한 이야기를 따라서 함께 나갈 뿐이다.
- 방민호 (문학평론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