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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140*205*30mm
ISBN13 9788956254524
ISBN10 895625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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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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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은 1930년대 중반에 쓴 장편 『성모』에서 지금으로선 꽤 낯선 교실의 풍경을 그려낸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철진이가 엄마에게 자기네 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아예 지리부도까지 펴놓고 침을 튀기는 것이었다.
“엄마? 우리 반에 글쎄 여기 이 제주도서 온 아이두 있구 또 나허구 같이 앉었는 아인 함경북도 온성서 온 아이야. 뭐 경상남도 진주, 마산, 부산서도 오구 평안북도 신의주, 그리구 저 강계서 온 아이두 있는데 걘 글쎄 자동차루, 이틀이나 나와서 차를 탄대…. 퍽 멀지, 엄마?”
지도를 거침없이 짚어가는 그 손가락이 퍽 부러울 뿐이다.
--- p.5

도쿄─엄밀한 의미에서는 ‘동경’이라는 기표─는 싫든 좋든 우리 근대 문학의 자궁 같은 곳이었다. 사실 우리의 근대는 수신사를 파견하던 시절 이후 도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근대 문학사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거의 대부분의 주요 작가들 역시 도쿄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 문학과 인연을 맺게 된다. 가령 최남선이 처음 가서 보고 기겁한 도쿄는 서울에서 말 그대로 대롱으로만 보던 것하고는 전혀 딴판 세상이었다. … 아직 학생 신분을 벗어나지 못한 이광수 역시 『소년』과 그에 이은 『청춘』의 주요 필진이었다. 두 사람은 도쿄에서 처음 맺은 인연을 한 40년 좋이 이어간다. 그 인연의 절정 또한 도쿄를 빼고 말할 수 없다. 1944년 그들이 새삼 도쿄까지 건너가 나눈 대담의 기록이 실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조선을 대표하는 두 지성인은 도쿄에서 공부하는 조선의 청년 학도들을 향해 “조선이란 점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을 벗어나 “대동아의 중심이자 중심인물이 된다는 기백”을 지닐 것을 요구한다. 그러면서도 같은 지면에서 그들은 처음 도쿄에 와 문학에 눈을 뜨던 시절부터 새삼 회상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몇십 년을 ‘국어(일본어)’로 글을 써오긴 했으나 ‘외국인’으로서 흉내 내기가 가능할지 근본적으로 의문이라는 속내 또한 솔직히 드러낸다.
--- p.8

춘원 이광수가 도쿄 메이지 학원 시절에 쓴 일기가 전한다. 거기서 그는 자아도취에 빠진 한 소년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아직 이보경이라는 아명을 쓰던 열여덟 살 소년은 스스로 “나는 천재인가?” 하고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황홀해하기도 한다. 어느 날 꿈에서 그는 조선인을 선동하였다는 이유로 사형 선고를 받는데, 오후에 있을 집행을 기다리며 죽는 건 두렵지 않으나 오직 가슴속에 품었던 어떤 힘을 다 써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게 슬플 따름이라고 탄식한다. 그런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처형 직전 기쁜 소식이 날아온 것이다. “사형은 중지다!” 하고. 물론 소년의 이런 꿈까지 들춰내 그가 1849년의 도스토옙스키를 흉내 냈다고 탓하는 건 옹졸한 일이 되리라.
--- p.24

일본은 일약 아시아의 맹주로 올라섰다. 도쿄 또한 비단 일본 열도의 수도를 넘어서서, 동아시아의 근대를 좌우할 ‘제도帝都’로서의 위상까지 넘보게 된다. 실제로 어느 순간부터는 특히 동아시아의 개화파 지사들에게 일종의 정신적 수부首府 구실마저 감당한다. 봉건의 낡은 유습을 타파하고 문명개화와 부국강병의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참조해야 할 거울이 된 것이다. 아시아 도처에서 유학생들이 몰려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 p.79

1910년 가을, 일본의 젊은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9월 밤의 불평」이라는 제목으로 단가 한 편을 썼다.

- 지도 위 조선국 강토가
새카매지도록
먹칠을 해가면서
갈바람 소리를 듣네

지도에서 사라진 조선국과 한일 병합을 이렇게라도 비판한 일본의 문인은 극히 드물었다. 사실 그는 조선의 현실보다도 어느덧 유신의 활력을 잃고 경직된 상황에 이른 메이지 일본의 정치 현실을 ‘시대 폐색의 현상’이라 절망한다. 세상이 꽉 막혔다는 뜻이다. 고토쿠 슈스이를 비롯한 일련의 무정부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이 천황을 암살하려 했다는 대역죄 혐의를 뒤집어쓴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현실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 p.130

청년 염상섭은 1919년 오사카에서 ‘재대판在大阪 노동자 대표’의 명의로 「독립선언서」를 뿌리려다 체포되었다. 훗날 소설가가 된 뒤에도 그는 두고두고 그 거사를 자랑스러워했다. 그가 남긴 글을 풀어쓰면 이런 말이 된다.
“알기 쉽게 쓴 격문을 합숙소나 밀집 부락에 뿌리고 빨강 헝겊을 나누어주어서 그것을 팔목에 매고 나오라 했던 것이지. 텐노지 공원 음악당 앞으로 모이라고. 거기서 간단히 지은 선언서를 낭독하고 독립만세 삼창을 한 뒤에 대오를 지어 시가행진을 하자는 것이었네. 공원 문만 나서면 사통오달 번화가이려니 일이 제대로만 되면 얼마를 못 가서 제지를 당하더라도 시위의 목적은 달성할 것이요, 현장에서 내가 체포된다 하여도 다만 몇백 명만 모였으면 흥분 끝에 격투라도 하여 신문에 보도만 되면 그만큼 효과는 나려니 하는 예상이었지.”
--- p.144

1916년 방문 당시 타고르는 요코하마의 일본식 별장에 머물렀다. 그곳을 와세다 대학의 한 교수가 인솔하는 23명의 다국적 인사들이 찾아갔다. 조선인 진학문도 그 속에 끼어 있었다. 그날 모임이 있고 나서 일주일 뒤 진학문은 다시금 요코하마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청춘』에 낼 원고를 부탁했다. 타고르는 기꺼이 응했는데, 정작 원고는 1년도 지나 1917년 11월에야 잡지에 실을 수 있었다. 「쫓긴 이의 노래The Song of the Defeated」라는 시도 실렸다. 그 번역이 상대적으로 탁월하다는 평이 있는데, 6행에 불과한 영문 원시를 무려 23행의 우리말로 옮긴 역자가 진학문인지 최남선인지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 p.164

오산학교를 졸업한 함석헌은 도쿄 고사(고등사범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도쿄에 건너와 입시 준비를 하던 중에 대지진을 만났다. 그때 우에노 공원 불인지不忍地에서 칼을 든 폭도들에게 포위당해 위험에 처한 순간, 아는 순경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당시 도쿄의 조선인 중에는 문인이거나 나중에 문인이 될 사람으로 김동환, 김소월, 김영랑, 박용철, 이기영, 이상화, 채만식 등이 있었다. 그중 상당수가 아예 학업을 포기한 채 귀국해버린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이 관동 대지진에 대해서 쓴 작품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 p.198

이상은 즉각 예민한 시인이자 작가의 감각으로 무엇이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우선 눈앞의 마루노우치 빌딩이 작아도 너무 작았다. 제 생각대로라면 그보다 네 배쯤은 더 커야 했다. 게다가 사방천지에서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질 나쁜 ‘깨솔링(가솔린)’ 냄새였다. 어딜 가나 그 냄새가 코끝에 달라붙고 속을 훑는대서야 도무지 견딜 재간이 없었다. 이상은 도쿄라는 거대한 메트로폴리스를 움직이는 것의 실체를 단번에 깨달았다.
--- p.263

전쟁은 끝났다. 하지만 연호는 이어졌다. 1946년 1월 1일 천황 히로히토가 자신이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선언했지만, 쇼와는 여전히 쇼와였다. 그건 일본인들이 새로운 국민이나 시민으로서 자신들 앞에 다가올 시간을 온전히 자기들 뜻대로 누리게 될지 어떨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뜻일 수도 있었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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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3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나쓰메 소세키, 루쉰, 홍명희와 이광수가 제국의 수도 도쿄에 찍은 부산한 근대의 발자국

일상의 감각이 너무 빨라 절로 탄식이 나오는 시대에 김남일이 글로 그린 근대 풍경을 읽노라니 놀랍게도 지금 못지않은 속도감에 현기증이 난다. ‘20세기 전후 도쿄’라는 탄광에서 김남일이 채굴해온 장면 속에는 익히 아는 듯해도 실상 박제나 다름없던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그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의 걸출한 위인이 아니라, 고심참담 조바심 내며 매일매일을 살아내 어떤 운명의 성좌에 다다른 이들이다.

1868년 메이지 유신을 단행한 일본의 수도 도쿄. 이곳에 몰려든 조선인과 중국인, 베트남인 들의 달음박질에는 열등감, 전통과 야만, 모던과 천박의 간극 속에 얼크러진 민족주의,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 인종학 등이 번뜩인다. 도쿄의 서양식 거리를 걷는 유학생들의 비장과 황홀, 조바심, 환멸, 질투는 21세기 최첨단 문명의 거리에서 종종 길을 잃는 우리의 그것들과도 다르지 않다. 그래도 이광수, 최남선, 홍명희, 나쓰메 소세키, 나가이 가후, 루쉰 등 20세기 초 도쿄에서 함께 숨쉬던 동아시아 각국의 청년들은 국경을 넘어 새로운 세기를 이끄는 선도자로서의 결기를 잃지 않았다. ‘나’와 ‘조국’을 생각하던 청년들의 상념을 따라 길은 우에노 공원으로, 요시와라 홍등가로, 또 어쩔 수 없이 식민지 경성으로도 뻗어나간다. 갱도처럼 낯설고 어두운 이 길, 그러나 두어 걸음만 들어가보면 이내 알게 된다. 우리 시대의 점잖은 이야기꾼 김남일이 환등기를 돌려 눈앞에 깔아준 이 길이 『천일야화』에 버금가는 다정한 수다의 비단길임을.
- 정은경 (문학평론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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