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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벽을 바라보는 일

오래도록 벽을 바라보는 일

세종마루시선-014이동
최영민 | 심지 | 2023년 05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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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82g | 127*207*20mm
ISBN13 9788966272396
ISBN10 8966272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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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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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안색 어두워
들어나 보자 했더니
창턱에 매달리는
저 통곡

덜컹이는 너의 심장 가까이
화분 하나 밀어놓고
말없이 앉아 있는 밤

용서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울어요
창문을 흔드는 바람

너무 애쓰지 말아요
지금은 울기만 해요
단단한 가시가 되기까지는
여름이 오기 전에는
---「선인장」중에서

한동안 인적 없던 길
돌보지 않은 깨알 같은 시간
촘촘히 몸에 두르고 앉아 있는 여뀌 풀들

싫다 좋다
비좁다 더럽다
한마디 말도 없이

닦아놓은 길
쉬운 길
기웃거리던 키 큰 잡초에게도
올라가시라 내려가시라
발목을 쓰다듬어주는

상처 난 마음에
다정한 입김을 불어주는
여뀌들의 긍정 화법
---「긍정 화법」중에서

기차역 공중화장실 들어서는데
한 여자 아랫도리 휑하다
놀라 물러나보니 속옷까지 벗어 빠느라
아랫도리 그대로 아랑곳없다

초연한 저 살빛, 제 살던 곳에서
배가 뒤집혀 죽은 물고기처럼
삶의 저수지에서 헤엄쳐 나온 지
오래인 것 같다

처음 세상에 올 때 그랬듯
철썩, 엉덩이를 내리쳐 달라고
크게 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철썩」중에서

세상에 숫돌이 사라지니
무디게 살아야 한다
서로 핥아주며 지냈는가
사람들의 얼굴이 무뎌졌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우리에게도 날을 세우며 살았던 풍속이 있었으니
그때는 집집마다 둔중해질 새 없이
꼬깃꼬깃한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몸과 마음을 벼리었다
탱자나무 가시처럼 뾰족하고 빳빳한 정신을 흠모하며
문지르고 갈아주던 숫돌 하나씩 품고 살았다

그 많던 숫돌은 다 어디로 갔을까*
반공과 경쟁의 칼날을 피해 숨어있을까
영혼을 갈아 통장 잔고를 배불리고 있을까
내쫓긴 숫돌들
수리부엉이 눈동자 속에서나
반짝 날을 세워주고 있을까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변용.
---「그 많던 숫돌은 어디로 갔을까」중에서

애비는 바람둥이였다 라고 시작할까, 어쩐지 순결하지 못한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잖아, 그럼 가난이 익숙했다라고 쓰면서 시인의 덕목을 인정받아 보는 건, 우물도 없는 공간에서 좁은 뒷골목 오가며 내면을 들여다 볼 기회도 없이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어둠이라고 써볼까, 난 지금 한 남자의 아내고 엄마고 여기저기 잡문을 쓰면서 가식을 떨고 있지만 무시로 헛헛하다고 고백해볼까, 규정할 수 없는 내가 규정될 수 없는 나에게 자화상을 그려줄 수 있을까.
---「자화상을 위한 습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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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시인의 20대부터,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사람도 맑고 시도 맑다. 삶과 시가 하나인 시인은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존재와 행위에 자신을 비추어 보고, 그들을 스승으로 모신다. 말없는 스승을 좇아 그 역시 말은 최대한 걸러낸다. 시집에 실린 시들이 말은 짧고 여운이 긴 건 그 때문이다. 말보다 몸으로 직접 가르침을 살아내는 아름다운 사람.

“내 밥그릇 절반의 몫을 나누고 싶은”(「先生」) 시인은 평화를 나누는 일에 시간과 힘을 쏟으며 사는데 "가장 아픈 곳이 세상의 중심”(「구럼비 바위를 살리는 단식을 하며」)임을 믿는다. 시를 천천히 읽다 보면 어느새 시인이 건넨 “순정한 물”(「물잔」) 한잔에 싱그러워진 자신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상처 난 마음에/다정한 입김을 불어주는”(「긍정 화법」) 시인을 앞으로도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다. ‘슬쩍슬쩍’ 미소를 나누며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
- 정순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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