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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낯선 타인

: 나를 알기 위해 부모 공부를 시작합니다

리뷰 총점9.7 리뷰 26건 | 판매지수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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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38g | 140*205*20mm
ISBN13 9791188167760
ISBN10 118816776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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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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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와 멀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이 나를 낳아준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도 같이 상기되었다. 나는 안 될 거야, 라는 마음은 어쩌면 그런 기억들 속에서 탄생한 부정이 아니었을까 한다. 멀어지고 싶은 사람들의 일부인 나,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유전자가 복사되어 태어난 나. 엄마, 아빠를 미워하는 딱 그만큼 나는 나를 미워했다.
--- p.17

그런데 나는 왜 나를 미워했던 것일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나는 부모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모든 ‘앎’에 대한 열망은 ‘나’를 알고 싶다는 열망으로부터 비롯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나를 왜 스스로 사랑할 수 없었는지, 그리고 나의 훌륭한 면을 왜 제대로 보아주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훌륭함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내가 선택한 것은 나에 대한 공부,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공부다.
--- p.19

기억할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은 아빠의 상상 속에서 재생된다. 아빠는 ‘이제 막내가 네 살인데 떠나야 하는 어머니 마음은 어땠을까’를 떠올렸고, ‘비 오는 날이면 유난히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다. 예순을 목전에 둔 아빠의 얼굴은 젊은 시절로, 더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억나지 않는 엄마를 상상으로 그리워하는 어떤 열일곱 살을 떠올려본다. 아빠가 종종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을 때 비로소 아빠를 나의 아빠가 아닌 한 인간으로 다시 보게 된다. 놀랍게도 아빠가 타인이 되었을 때 오히려 아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기분이 들었다.
--- p.92

거실을 떠나는 아이들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갈팡질팡했다. 그때 아빠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상상했고, 결국 어떤 부분들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시절 기억들이 한순간 삭제되어 하드에서 말끔히 사라지는 파일 같지는 않다. 우리는 이해와 원망 사이를 부단히 오간다.
--- p.179

부모라는 낯선 타인을 그래서 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무한한 사랑을 주더라도 나는 그것을 미움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내가 무언가 착각하고 오해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그들의 말과 행동을 내 세계의 법칙대로 이해하는 대신, 그들이 살았을 세계를 떠올리며 이해해보려고 했다. 그제야 엄마, 아빠가 내 부모만이 아닌 어떤 남자와 여자로, 나와 같지는 않지만 제법 비슷한 세계를 사는 하나의 인격체로 다가왔다.
--- p.197

물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해준 부모는 그 자체로 감사한 존재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 관계는 말끔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가족만큼 ‘애증’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관계는 없다.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서로의 필요를 느끼고 인정을 갈구하면서도 오히려 모질고 매정해지기도 한다. 남들에게라면 절대 하지 않을 상처 주는 말을 퍼붓고,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마주앉아 밥 먹을 수 있는 사람들. 상처 주고 봉합하고 다시 할퀴고, 그리고 치유를 받는, 가족은 정말 기묘한 존재다. 그러니 부모를 향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스스로를 다그치고 꾸짖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사람이 부모로 태어난 것은 아니기에, 누구나 부모가 처음이라, 모든 엄마, 아빠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었다. 그러니 그들이 실수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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