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은 장래가 촉망되는 중학교 여자 축구 선수다. 단짝인 지선과 같이 축구를 계속할 수 있길 바라지만 성폭력 사건을 겪고 무너진 지선은 결국 자퇴를 선택한다. K여고에 진학한 무경은 학교 폭력피해자인 예찬과 성폭력을 겪은 친구를 도우려다 되려 멀어진 적이 있는 현정을 알게 된다. 한편 모범생 서연은 남자 친구와 담임 교사에게 연이어 당한 갖은 폭력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중 현정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현정은 무경, 서연, 예찬과 함께 지역 유등 축제 때 유등에 꼬리를 달아 자신과 친구들이 겪었던 일들을 세상에 알린다. 마침내 K여고 졸업생들이 ‘지켜줄게’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동안 알음알음 자행됐던 교사나 친구 들의 만행이 알려진다. 넷은 같이 커 갈 미래는 지금보다 밝으리라는 확신을 가지며, 아픔을 가진 채 헤어져야 했던 옛 친구들을 만나러 떠난다.
이 작품 속에는 작은 목소리들이 담겨 있다. 그들의 고독과 상처가 동심원을 그리며 세상을 향해 넓게 넓게 퍼져 나간다. 이들은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많은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오롯이 나이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뿐이었다. 그것조차 짓밟으려는 잔인한 폭력과 혐오를 우리 사회는 여전히 묵인한다. 이 반복되는 비극이 묻는다. 당신과 나의 오늘은 괜찮냐고.
내가 우리가 되었을 때 목소리는 힘을 얻어 커진다. 내가 온전히 나로 살아갈 수 있을 때 세상은 성숙해진다. 이 소설은 그것을 보여 주고 있다. 진정한 성장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마음이고, 그 진심이 모인 사회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안전해질 수 있다고……. 모든 이의 안녕을 바라는 이 파수꾼 같은 소설이 너무 반갑고 그저 감사하다.
- 이희영 (소설가)
응원하며 읽다가 많은 것을 배웠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청소년 시절에 내가 듣고 싶던 말, 하고 싶던 말, 만나고 싶던 사람들이 이 소설에 모두 담겨 있다. 인물들과 기나긴 여정을 함께한 뒤 마주한 “괜찮아, 나한테는 친구들이 있거든.”이란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섰다. 그들의 친구가 된 것만 같아 뭉클했다. 그동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고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우리에겐 이렇게 든든한 친구들이 생겼으니까.
- 최진영 (소설가)
정신없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학교는 세월아 네월아 굼뜹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와 열심히 부딪히고 있는데, 정작 학교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천하태평입니다. 그래도 우리의 ‘무경’은 반짝반짝 빛나는 우정의 힘으로 새로운 학교를 꿈꿉니다. 꼬리가 파도가 될 때까지, 거대한 힘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씩씩하게 나아갑니다. 고백하자면, 읽는 내내 ‘무경’과 그의 친구들을 사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