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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의 섬.섬.섬

고군산의 섬.섬.섬

[ 반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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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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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8일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52*213*20mm
ISBN13 9791188502240
ISBN10 118850224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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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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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힘겨운 사람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이국적인 풍경만으로도 고군산군도 섬들이 가진 매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수평선 너머 붉은 노을은 아름다우면서도 아팠다. 지금껏 섬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들과 여전히 바다를 의지해 살아가는 뭍 생명들. 풍경 너머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섬으로 갔다. 사람들에게 이 책이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자 서문」중에서

섬사람들의 밥상은 소박하지만 따뜻하다. 마음이 담긴 밥상은 무언의 소통이다. 어머니의 밥상은 아들의 입맛에 맞춰 차려진다. 시원한 굴 칼국수 한 그릇을 나누자며 혼자 사는 이웃 언니를 부르는 건 애틋함이다. 손맛으로 담그는 게장은 멀쩡한 직장 때려치우고 배를 탄다며 자식 속을 긁어놓은 미안함이다. 호사스러운 표정도 없고 화려한 찬사도 생략된 화장기없는 얼굴 같은 다큐멘터리가 벌써 십 년 넘게 장수하는 비결은 밥 한 그릇에 담긴 사연들 때문이기도 하다. 애틋하다. 먹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음식이 불러오는 아련한 추억으로 풋풋한 사람 냄새에 허기진 도시 생활의 빈자리를 채운다. 엄마 젖을 찾아 품을 파고드는 어린아이 같은 원초적 그리움이다. 바다에서 길들어진 입맛은 고향을 떠나도 잊을 수 없다. 더러 그 맛을 잊지 못해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 p.24

서해로 뻗어가던 여맥이 듬성듬성 무리를 이룬 고군산군도, 그 섬들의 뿌리가 육지에 닿아 있다고 해도 섬에 들어가려면 바다를 건너야 한다. 고군산군도 중에서도 가장 끝 섬, 말도까지는 군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한 번 뜨는 배편으로 세 시간이 조금 덜 걸린다. 만약 장자도에서 출발하면 평일 두 번, 주말에는 세 번 운행하는 객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뱃삯이나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고군산군도 12개 봉우리가 마치 무사들이 도열한 무산십이봉 풍광을 놓치지 않으려면 전자가 낫다.

횡경도에서 방축도, 광대섬, 명도, 보광도, 말도까지 차례로 짚어가는 섬들이 고군산군도 북쪽을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다. 선유 8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덕분에 안쪽에 자리한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는 여름 태풍과 겨울 한파를 피할 수 있다. 방축도와 명도, 말도는 아직 사람이 살고 있지만 사이사이 놓인 섬들은 선착장은 물론이고 배편도 따로 없다.

군산항에서 출발한 객선은 야미도와 횡경도 사이를 지나 신시도를 끼고 우회해서 ‘진또강’이라고 불리는 선유도와 무녀도 사이 좁은 물길을 따라갔었다. 장자도까지 자동차도로가 뚫리면서 뱃길도 바뀌었다. 고속도로가 아닌 시골을 지나는 길의 매력처럼 예전에는 이국적인 풍경들로 소문난 고군산군도의 속살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바위’ 또는 ‘떡바위’라고 불리는 광대섬도 빠뜨리면 안 된다. 광대섬은 방축도와 명도 사이에 놓인 무인도다. 크게 침식된 섬의 남측 절벽 사면에 드러난 습곡구조는 심하게 뒤틀려 있다. 마치 조물주가 실수로 떡시루라도 엎어버린 듯 층을 이룬 바위의 결들은 굽이지고 들쭉날쭉하게 요동치고 있다.
--- pp.47~48

행정구역상 장자도에 딸린 섬이어도 대장도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졌다. 섬의 중심은 단연 대장봉이다. 바위산인 대장봉 정상에 오르면 시선은 사방팔방으로 막힘없이 뻗어가며 숨통을 터놓는다. 관리도 너머 기우는 해라도 만나면 붉게 피어오르는 석양 노을은 황홀경이다. 망주봉을 이정표 삼아 신시도와 무녀도 그리고 선유봉까지 펼쳐지는 파노라마가 장자도까지 내달려 온다. 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섬은 더 작다. 한 시절 풍요롭던 바다가 키웠던 ‘장자어화’의 영화가 믿기지 않을 만큼 발치 아래 장자도는 왜소하다. 하지만 섬 안에서는 섬을 볼 수 없다. 우람하게 솟은 대장봉의 기개와 어우러진 대장도의 전경을 오롯이 보려면 장자도가 제격이다. 서로의 존재를 이웃의 시선을 통해 비춰가며 살아가는 것, 섬이나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
--- pp.97~98

정남씨는 요즘 통발 놓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아직 배가 없는 그가 섬에 들어오면 맨 먼저 통발부터 들고 나간다. 안주로 내온 것도 그 통발로 잡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주말 먹을거리를 바리바리 싸 들고 들어왔는데, 통발치고 텃밭을 가꾸면서 쌀하고 밑반찬 정도만 챙기니까 짐이 확 줄었다. 소식을 전해 듣고 고두만 이장까지 합석했다. 전날 잡은 광어가 좋다며 회를 쳐서 들고 왔다. 푸짐하다. 술잔이 돌고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붉은 웃음꽃이 터진다. 별 이야기도 아니다. 그저 살아온 이야기를 꺼내고 세상살이 씹어가다가 잔이 비면 또 술을 채운다.

미영씨는 소위 문학소녀였다. 심훈의 『상록수』를 읽고 막연히 시골을 동경해왔을 만큼 순수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집 7남매 중 큰아들인 남편을 만나 장성한 두 아이까지 키워낸 억척스러움을 동시에 지녔다. 오빠 소개로 만난 남자는 운명 같았다고 한다.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했던 남편은 늘 입버릇처럼 나이 먹으면 산골로 들어가자 했는데, 옥도면장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은 말도에 취해 자기도 마음 고쳐먹었다고 한다. 초로의 나이들인데도 두 사람은 눈 맞추며 바보같이 웃기를 반복한다. 고두만 이장은 소문난 머슴이었다. 성실하고 근면해서 벌써 20년 가까이 말도 이장을 맡아 왔다. 그날 자리가 초면이었지만, 관리도 이장님을 만났을 때나, 장자도나 방축도에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 때문에 술자리는 화기애애해진다.
--- pp.129~130

오래전 조기철만 되면 고군산 앞 바다에 배들이 잔뜩 몰려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바다가 아직 풍요롭던 시절이었다. 진달래꽃이 곱게 필 즈음이면 덩달아 고군산 앞바다에도 큰 소란이 일었다. 봄을 불러오는 것은 조기였다. 동중국해 심해에서 월동했던 조기는 추위가 풀리면서 서해 연안을 따라 북상했다. 입춘 즈음에 흑산도 해역을 지나 칠산 바다와 녹도 근해를 통과한 조기들은 5월이면 멀리 연평도까지 올라갔다. 조기떼를 쫓아 전국의 고깃배들이 몰려들었고, 흑산도와 위도, 연평도에서 파시가 섰다. 칠산 바다에서 멀지 않고, 위도에서도 지척인 고군산 바다도 음력 3월이면 술렁거렸다.

조업은 낮과 밤에 상관없이 들고 나는 물때에 맞춰 이루어졌다. 바람에 의지해 움직이는 풍선배들은 보름과 그믐사리에 맞추어 조기를 거두었고, 물살이 약해지는 조금에는 항구에 배를 대고 식수와 먹을거리를 구하거나 그물을 손질했다. 술에 취한 선주와 뱃사람들의 노랫소리로 섬의 포구들이 흥청거렸고, 만선의 기쁨으로 들뜬 콧노래로 바다 위에 뜬 배들도 출렁거렸다. 산란을 앞둔 조기들은 살이 오르고 한철의 풍요를 놓치지 않으려는 그물질은 한밤중에도 계속됐다. 장자도 밤바다에는 때 아닌 꽃들이 환하게 피어났다. 섬사람들은 바다가 풍요를 주던 그 시절을 ‘장자어화’라는 말에 담아두고 되새김질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물이 다 빠진 빛바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선유 8경의 하나로 꼽히던 장자어화도 흐릿한 중노인의 기억에서나 가물거리는 흑백영화일 따름이다.
--- pp.158~159

섬은 버려지는 곳이었다. 제주와 진도 그리고 거제를 비롯한 남해의 섬이 조선 초기의 주된 유배지였다. 후기로 넘어가면서 신안 앞바다와 멀리는 흑산도 그리고 고군산 일대 섬들도 귀양지로 쓰였다. 추사 김정희와 제주도, 「어부사시사」를 지은 윤선도와 보길도, 『자산어보』의 저자인 정약전과 흑산도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고군산군도 일대 섬도 유배지에서 빠지지 않았다. 말도에는 심판서라는 사람이 유배 왔다 풀려나갔다는 말이 전하고,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각종 사료에서 확인된 인물만 해도 100여 명에 달한다. 조선 후기 문필가로 알려진 이건창의 기록도 남아 있다.
--- pp.169~170

고려가 망하면서 새로 들어선 조선의 바다는 문을 닫는다. 진포대첩과 같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새로 들어선 나라는 바다를 지킬 여력이 없었다. 태종은 멀리는 울릉도와 독도, 흑산도와 영산도부터 섬들의 백성을 육지로 불러들여 섬을 비우는 이른바 공도정책을 폈다. 세종에 이르러서는 선유도에 있던 수군 기지도 진포로 옮기면서 부르던 이름도 따라갔다. 섬이 많이 모여 산처럼 보여 군산진이라 불리던 이름을 내어주고 부르던 지명 앞에 ‘고’자가 붙었다. 오늘날 새만금 앞바다 16개 유인도와 40여 개의 무인도를 이루는 고군산군도라는 명칭은 이렇게 생겨났다.
--- p.179

등 뒤로 정점을 넘긴 해가 기울어가지만 길어지는 탑의 그림자 저편에서조차 사라진 섬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육지의 포로가 된 이상, 아무리 작아도 바다 위에서 당당했던 섬들의 자존감은 희미해져 갈 것이다. 섬을 섬이라 부르던 이름은 더러 노인들의 흐릿한 기억을 떠돌다가 결국 잊혀질 것이다. 섬을 떠나간 아이들이 부모의 고향을 잊어가듯 파도로 키웠던 섬의 기억을 바다도 지워갈 것이다. 지도에서조차 찾을 수 없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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