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져 있다시피 아버지는 사이폰으로 시작하여 고노와 하리오를 모두 섭렵하신 분입니다. 드립의 대가로 알려졌고, 무지개맛을 내시는 마법의 손이라 일컬어졌던 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버지의 딸이자 후계자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 삶과 커피를 보고 따라 하면서 배웠고, 그 명성과 명예에 걸맞는 ‘My Coffee’를 찾고자 애썼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숙제였습니다. 머리와 가슴 속 깊이 자리 잡은 의무였고 화두였습니다. 가슴설레는 일이었지만 동시에 무겁고 버거운 짐이기도 했습니다.
---p.11 「커피향으로 남은 커피장인」 중에서
아버지의 인생 7할을 지탱해 준 것이 커피였습니다. 커피는 그리움의 대상이자 하고 싶어서 한 향수 같은 거였습니다. 원양어선을 타고 낯설고 물설은 타국을 전전할 때. 아버지의 외로움과 향수를 달래주었던 유일한 ‘친구’는 커피였습니다. 동시에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지탱하게 해준 나침반이기도 했습니다.
---p.28 「어떨 땐 신들린 사람 같아」 중에서
이슬커피 드립법은 커피원두의 분쇄도를 가늘게 했을 때 잡미가 많이 나오는 것을 없애기 위해 시작한 드립법입니다. 분쇄도가 굵으면 잡미가 줄어드나 드립이 어려워지고, 가늘면 잡미 때문에 맛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드립 방식을 이용한 커피의 추출은 단순합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분쇄 원두에 물이 스며들어서 가스가 빠지게 되고, 그 공간 속에 있는 다공질 물질의 커피 성분이 물에 녹아 우러나오는 원리입니다.
---p.56 「이슬커피의 개념과 원리」 중에서
이슬커피는 뜸 없이 그대로 추출하기 때문에 맛있는 맛과 아로마가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드립을 할 때 생크림과 같은 아주 가는 거품이 나오고, 맛있는 성분이 아로마와 같이 커피로 추출되는 것입니다. 잡미가 없으니 좋은 성분을 전부 맛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즉, 파란 하늘에 구름이 없는 것과 같은 향미를 낼 수 있습니다.
---p.57 「이슬커피의 개념과 원리」 중에서
커피의 맛을 정확하게 황홀하게 만끽하고 싶다면 커피잔의 선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적절한 잔을 사용하되 럭셔리함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우아한 멋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강배전 커피는 쓴맛과 단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120~140ml 정도의 커피잔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에 닿는 부분이 직선이거나 컵 끝부분이 둥그스름한 게 강배전 커피의 맛을 잘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p.74 「이슬커피 드립 준비」 중에서
몸의 중심은 포트를 잡은 손 쪽으로 두고, 포트를 잡은 손 쪽의 발은 약간 앞으로, 반대쪽 발은 약간 위로 향하면 좋은 자세가 됩니다. 이때 뒷발꿈치가 아주 조금 들린 상태로 포트를 잡아 몸이 약간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면 더욱 좋습니다. 이런 자세를 취해야 집중력 발휘에 좋으며, 장시간 드립 시에도 피로감 없이 안정감 있는 자세로 드립에 임할 수 있습니다.
---p.77 「이슬커피 드립 자세」 중에서
칼리타 드리퍼는 한쪽이 납작한 태형입니다. 그래서 3회~5회로 나눠서 진행하게 되는 일반드립 시 물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밑부분에 정체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잡미가 추출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슬커피 드립법을 적용할 경우 뜸과 1회 추출을 한 번에 진행함으로써 정체현상을 최소화합니다. 즉, 물 주입과 함께 공기와 물의 활발한 교반을 통해 자연스러운 추출이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p.93 「칼리타 드립」 중에서
커피는 와인에 비해 마리아주를 중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함께 먹는 음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서로의 맛을 보완해주고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케이크, 토스트, 샐러드, 버터가 들어간 모든 빵은 커피와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의외의 간식이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치즈와 커피는 얼핏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약배전 커피를 주스와 같은 맛으로 추출하여 와인잔에 따른 다음 치즈와 함께 즐기면 매우 훌륭한 앙상블을 이룹니다.
---p.158 「커피와 어울리는 식사」 중에서
세계 많은 나라에서 커피가 생산되고 있지만, 파나카는 오직 파나마 커피만으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매장뿐만 아니라 3대의 로스터기로 각 생두의 특징에 맞게 로스팅을 하여 납품합니다. 매장에서 원두를 직접 구매할 수도 있고, 전문적인 핸드드립 교육, 로스팅 교육, 바리스타 교육 그리고 카페 컨설팅 등 커피의 관련된 모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p.180 「추천카페 (한국편) - 파나카F [배중호]」 중에서
고배시 미카게에 있는 카페로 50년 넘게 이어 온 버터커피가 유명한 명소입니다. 이탈리안 로스팅 수준의 강배전을 주로 하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일본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훗카이도 산 버터를 살짝 입히는 것입니다. 그 결과 버터향이 풍기고, 오일리한 부드러움과 매끈함이 가미된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p.188 「추천카페 (일본편) - 미카게 단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