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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에 침을 뱉기 전에

한국 외교에 침을 뱉기 전에

: 외교의 이해와 한국 외교의 성찰

유현석 | 한울 | 2022년 03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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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616g | 153*224*17mm
ISBN13 978894608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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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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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상대의 이익 역시 고려해야 하는 게임이다. 내 국익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상대의 이익을 배려해 주지 않으면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교관은 100 대 빵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나와 상대가 합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이다. 상대의 이익을 챙겨줘야지만 내 이익도 챙겨갈 수 있다는 협상의 진리를 외교관들은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다. 이러한 외교와 외교 협상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고 100 대 빵의 승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협상의 결과로 피해를 입는 국내의 이해당사자들이 그렇다.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으려는 쌀 생산 농가들이 그러할 것이다. 이것은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런데 이들 이외에 100 대 빵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정치인들이다. 외교관들이 협상 상대국과 힘겹게 만들어낸 협상 결과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굴욕적 협상’, ‘매국적 협상’으로 매도하고 공격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 p.22

외교관들이 말하는 파티나 연회는 절대로 젊은이들이 즐기는 그런 파티가 아니다. 공식적인 행사일 뿐이다. 항상 식전 의식이 있고 연설이 있는 무늬만 연회인 그런 행사 말이다. …… 순전히 정보수집을 위한 식사 약속들이 꽤 많다. 그 경우 식사를 하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그것들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 밥을 먹으면서도 방금 들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복기해 뇌에 저장하면서 새로 하는 이야기는 또 암기하는 신공을 발휘한다. 물론 그 사이사이 식사도 계속 해야 한다. … 사무실에 돌아오거나 관저로 돌아오면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오늘 들었던 주요한 내용들을 정리해 놓는다. 본부에 보낼 전문을 작성할 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 아직도 외교관들의 파티가 부러우신가? 그렇다면 그 파티 니가 가라.
--- p.60~63

재외공관의 외교관은 전투 현장에 나와 있는 보병이다. 끊임없이 현지 인사들을 만나고 주재국 외교관들을 만나서 정보를 모으고 필요할 경우 우리의 입장을 현지 여론 주도층이나 주재국 외교부 담당자들에게 전해야 한다. 이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외교 활동 예산이 편성되어 있다. 현지 인사들을 만날 때 밥값이나 커피 값을 충당하기 위한 예산이다. 물론 예산을 쓰기 위해서는 활동보고서를 써야 한다. 그래서인지 외교활동비가 남는다는 이야기들을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는 외교활동비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대사가 사용하기도 모자라서 다른 외교관들의 불만이 많았던 적이 있다. 지금은 예산이 합리적으로 책정되어서 대사를 비롯한 다른 직원들이 사용하기에도 크게 부족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외교활동비가 남는다는 것은 공관의 외교관들이 주재국 인사들을 만나기보다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왜 공관의 외교관들은 주재국 곳곳을 누비는 대신 책상 앞에 앉아 있는가?
--- p.92

재외공관의 크기에서도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다른 나라들을 압도한다. 외교공관의 인원은 정확히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몇 가지 방법으로 외교관 숫자를 추론해 볼 수 있다. 2017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갈등이 악화되었을 때 러시아는 자국에 주재 중인 미국 외교관 755명을 추방했다. 이 숫자는 미국에 주재 중인 러시아 외교관이 455명이며 미국도 상호주의에 따라 455명만 러시아에 주재시킬 수 있다는 계산으로 455명을 넘어서는 755명을 추방한 것이다. 이것을 역산해 보면 외교관 추방 전 러시아에 주재 중이었던 미국 외교관이 1210명(455+755)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숫자의 외교관은 그만큼 러시아가 미국에게 외교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들이 모두 국무성 출신의 외교관은 아니다. 상당수의 정보 요원이 외교관 신분으로 근무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p.106~107

2021년 2월 들어선 미국 바이든 정부는 영국에 수감 중인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에 대한 범죄인 송환 요청을 영국 법원에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어산지는 미군 일병 브래들리 매닝(Bradley Manning)이 2010년 빼낸 70만 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와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미국 정부는 어산지를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 혐의 등 18개의 혐의로 기소하고 영국 측에 어산지의 송환을 요청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요청을 받아들였으나 영국 법원이 이것을 불허했다. …… 여기서 어산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어산지가 대사관의 치외법권을 이용해 영국에 주재한 에콰도르 대사관에 9년 동안 피신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미국 검찰이 1급 수배령을 내렸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어 영국에서 체포되었다. 어산지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스웨덴으로의 송환을 피하려고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것이다. …… 하지만 어산지의 반미적 성향을 높이 산 에콰도르의 좌파 정부는 9년 동안이나 어산지를 보호했다. …… 공관 사정이 열악한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9년 동안이나 방 하나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에콰도르 대사관으로서도 매우 곤혹스러웠을 것이다. 그래서 어산지를 에콰도르로 보낼 방법을 고심했지만 사실 방법은 없었다. …… 결국 영국 정부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은 어산지 자신이었다. 어산지는 자신을 보호해 준 에콰도르의 모레노(Moreno) 대통령에 대한 비밀을 유출하는 등 에콰도르와 불편한 관계가 되었고 결국 2019년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대한 망명 허가를 취소하고 영국 경찰이 대사관 내에 들어오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대사관 내에 진입한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 p.108~110

우선 새로 부임한 대사 예정자는 도착하자마자 신임장 사본을 주재국 외교부의 의전장(의전업무를 담당한 최고 책임자)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데 이 절차 역시 매우 중요하다. 신임장 사본을 주재국 외교부에 전달하는 것은 자신의 도착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고 또 정식으로 국가원수에게 신임장을 전달하기 전까지 한국 대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허락받기 위해서이다. 또 신임장 사본 제출 날짜가 그 대사의 접수국 내에서의 외교사절의 서열을 결정하게 된다. 대사의 서열은 접수국에서 오래 근무한 순서인데 부임 날짜를 신임장 사본 제출일로 한다. 신임장 사본을 제출한 대사 예정자는 일상적인 대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장관과 같은 고위층은 만날 수 없다(이러한 관례는 나라마다 좀 차이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대사 예정자는 대사의 공식 차량에 부착하는 자국 국기를 부착할 수 없다. 국기를 달수 있는 시기는 신임장을 접수국의 국가원수에게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신임장 제정식을 마치고 나서부터이다. 신임장 제정식을 마치고 나오면 기사가 대사 차량에 태극기를 달고 대기하고 있다. 그 시점부터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 대사로서 일하게 되는 것이다.
--- p.129

마지막으로 니컬슨의 좋은 대사의 덕목에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덕목은 좋은 대사는 자기가 주재하는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의 외교관인 존 매카시(John McCarthy)는 “좋은 대사는 자기가 주재하는 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해야 하며 그 나라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매카시는 “사람들은 모를 것 같지만 대사, 당신이 나타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채고 기억한다(People know when you are not)”라는 대사들이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말을 했다. 말레이시아에 부임한 대사들 중에 말레이시아 외교부나 정부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초대를 받고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 대사들이 몇몇 있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친하게 지내던 말레이시아의 지인들(대부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다)은 그런 사실들을 다 알고 있고 그런 대사들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표출했다. …… 주재국의 국민들이 어떤 대사가 자기 나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면 그가 아무리 훌륭한 외교적 스킬과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대사로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이러한 외교 활동은 외교 용어로는 공공외교라고 부른다. 주재국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외교 활동인 공공외교를 대사의 부수적인 임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 p.155~156

스티븐스 대사가 2008년 9월 22일 도착해서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지금도 기억한다. 기자들은 스티븐스 대사 예정자에게 광우병·쇠고기 수입재개 관련 반미 시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외교관으로서는 최고의 답변이었다. 스티븐스 대사는 자신이 한국에 평화봉사단으로 근무하던 1970~1980년대에는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인들이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고 평화롭게 표현하게 된 것을 보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한미 간 최대 현안이고 미국이 가장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쇠고기 수입 반대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스티븐스 대사 내정자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전되어 이제 한국 국민들이 자신의 견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룩했다는 것에 대해 존경을 표한 것이다. 스티븐스 대사 예정자는 부임지 도착 첫날부터 공공외교를 멋지게 펼친 것이다.
--- p.164

대사 부인은 대외적 활동뿐만 아니라 대사관저의 운영을 책임지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관저 요리사가 연회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던 우리의 경우는 연회가 결정되면 디저트를 포함한 식사 메뉴를 짜고 식자재 장을 보고 연회 종류에 따라 식탁의 장식을 계획하고 손님용 화장실을 포함한 관저 곳곳을 청소하고 정비하는 준비를 대사 부인이 지휘해야 했다. 연회 당일에는 꽃 시장에 들러 식탁을 장식할 꽃을 사오고 관저 요리사, 현지인 도우미와 함께 많게는 20명이 넘는 손님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아주 예전에는 대사관 직원 부인들도 연회가 있는 날이면 일손을 거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은 상상도 하기 어렵다. …… 대사 부인은 평소에는 대사관저의 아래층, 즉 손님을 맞는 공간의 인테리어, 장식 등도 신경 써야 한다. 말레이시아 관저에는 한국 현대미술 작품 30여 점이 있다. 내가 부임하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품 재외공관 대여 사업’을 활용해 30여 점을 대여해 왔다. 2년간 보유할 수 있고 연장이 가능하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있어 우리 대사관저에 오는 손님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이 관저의 미술 컬렉션이었다. 관저 분위기에 맞게, 또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미술품을 선정하는 것도 대개는 대사 부인의 역할이다.
--- p.171~172

한국은 2021년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초정 받아 참석했다. 행사가 끝나고 참여한 국가 정상들이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이 문제를 일으켰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G7 정상회의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단체 사진을 상단에 배치하고 그 밑에 큰 제목으로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라는 문구를 배치했다. 그리고 사진 밑에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입니다. 우리가 이만큼 왔습니다”라는 문구가 달려 있다. 문제의 사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국 정상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맨 앞줄에 서 있었다. …… 문제가 된 건 포스터를 제작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원본 사진 맨 왼편에 앞줄에 서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사진에서 잘라내고 포스터 사진을 제작한 것이다. …… 홍보 노력은 가상 하지만 남아공에 대한 외교 결례이고 또 문구 자체는 진실을 왜곡하는 낯간지러운 자화자찬이다. 단체 사진에서 문 대통령이 맨 앞줄에 선 이유는 한국의 높아진 위상과는 무관하며 철저히 외교 의전에 따른 것이다. …… 외교 의전에 따른 우선순위를 보면 국가 정상(대통령)이 최우선이고 그다음 내각제의 정부 수반인 총리나 수상의 순서이다. 내각제에서 총리는 의전상으로는 국가 정상은 아니다. 일본의 경우 국가 정상은 일본의 국왕 천황이다. 프랑스의 국가 정상은 대통령이고 총리는 의전 서열상 그다음이다. 같은 대통령인 경우 재임 기간이 긴 사람이 의전 서열이 앞선다. 그래서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보다 2017년 5월에 취임한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옆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이런 의전에 따라 자리를 배치하다 보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맨 앞줄에 오게 되었고 국력으로 치면 맨 앞줄에 서야 할 독일이나 일본의 수상들이 두 번째 줄에 서게 된 것이다.
--- p.193~195

사실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의 경우는 외교적 관례에 어긋나는 점이 있다. 한국 정부 차원에서 대사를 내정을 하면 이것은 비밀에 부쳐지고 접수국에 아그레망을 요청하게 된다. 상대국의 아그레망이 나오면 그때 공식적으로 내정자 신분이 된다. 파견국에서 아그레망을 요청하기 전에 상대국에 비공식적으로 특정인의 내정 계획을 알려서 접수국의 의견을 파악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 절차는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거부하는 경우가 생겨서 양 국가 사이에 외교적 갈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비공식적인 관례적 절차이다. 강창일 내정자의 경우 이러한 비공식적 절차 없이 한국에서 일방적으로 내정자를 확정해 일본 측의 아그레망이 도착하기도 전에 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일본 측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p.232

영사조력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여행지에서 그 나라의 법을 어기거나 시비에 휘말려 체포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경우 보통 영사콜센터를 통해 현지 영사관에 연락을 취하게 된다. …… 문제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이 경우 영사가 자신을 석방시켜 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현지 경찰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잡아두고 조사를 하고 범죄 혐의가 심각해서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더 오래 유치장 생활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도움을 요청한 사람들은 한국 외교부(현지 공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지의 한국 외교관과 영사들은 주재국 법적 절차에 개입할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도록 요청하는 일 그리고 변호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변호인 선임을 도와주는 일 등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이다.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가방이나 지갑을 분실하거나 해서 무일푼 신세가 된 경우 영사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경우가 많다. 영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송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신속해외송금 제도’를 안내해 주는 일뿐이다.
--- p.256~257

아직도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가 공신력이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주기를 부탁드린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영화이고 전도연 배우가 연기한 장 씨가 겪은 고초와 어려움을 보여주는 시각에서 만든 영화이다. 아마도 이 스토리가 영화가 되기 위해서 또 극적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는 악마 역할이 필요했을 것이고 장 씨를 위해서 고생했던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 담당 영사가 악마로 둔갑했다. 영화에서 거만하고 콧대 높고 한국 국민의 어려움에 하등의 관심 없는 사람으로 나오는 영사는 실제로는 처음 수감되었던 파리 교외에 있는 프레스네스 교도소에 네 번이나 면회를 갔으며, 나중에 이감된 프랑스에서 비행기로 9시간 걸리는 마르티니크 뒤코스 교도소에 세 번이나 면회를 갔다. 구금된 장 씨에게 30여 차례 전화 통화로 재판 진행 상황을 알려주고 장 씨가 교도소 내에서 불편한 점이 없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또 장 씨에 대한 송금 지원, 교도서 방문 시 책, 옷, 생필품 등을 전달했고 장 씨도 담당 영사에게 여러 차례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냈다. 정부 차원에서는 한국 외교부가 프랑스 외교부 측을 여러 차례 접촉해 “프랑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최대한의 협조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장 씨가 고의건 아니건 마약 운반으로 프랑스의 법을 어겨 체포되어 구속되었고 한국 정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더 긴 형량과 더 큰 고초를 겪었을 수도 있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과 가족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모든 것이 불충분하고 불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재미를 위해, 이윤을 위해 만든 허구인(실화를 기반으로 했다고 영화 속의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다) 영화 때문에 대한민국 외교부가 입은 상처는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크다. 혹시 외교부를 미워하고 욕하게 된 계기가 이 영화였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제발 이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 [추적 60분] “나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편에 대한 외교부 입장문 정도는 읽어보기를 부탁드린다.
--- p.262~263

지금은 퇴임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해 자질과 능력이 없다는 비판이 있었다. 임기 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있다. 강 장관이 정무 분야에서 경험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자외교 전문가이고 UN 고위직을 경험했기 때문에 외교의 문외한이라는 비판은 옳지 않다. 강경화 장관이 그런 비판을 받는 진짜 이유는 기본적으로 외교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안보실장)가 핵심 외교 현안을 독점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주요 외교안보 현안을 청와대가 직접 챙기기 때문에 외교부 장관은 언론의 주목을 받을 만한 업적을 낼 수 없는 구조적 환경 안에서 일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외교부 장관이 소외되는 이러한 현상은 강경화 장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의 역대 정권 그리고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은 흔하게 나타난다.
--- p.271

네드 프라이스(Edward Price) 국무부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한·미·일 공조가 약화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미국은 한국을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 2021년 2월 10일 자 기사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인사가 “한국이 한일관계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파트너로서 한국에 대한 기대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으로 처리한 언급이 갖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되는 내용이다.
--- p.342

“일본의 사과가 진실성이 없다”는 식의 압박으로는 일본을 납득시킬 수 없다. 한국 국민이 그렇게 느끼는 것은 일본이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상을 비롯한 고위층들이 그런 사과를 부인하거나 사과의 정신을 훼손하는 발언들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또 다른 사과, 소위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다. 위안부 문제를 독점·사유화하고 정치화하려는 정의연(정의기억연대)과 같은 단체들의 문제, 민족주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존재 등 국내의 복잡한 이해관계는 일본의 어떠한 사과도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또한 일본 쪽에서도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 인정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일본의 우익 세력과 민족주의 세력은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고 사과를 뒤집는 발언을 계속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과거사 문제는 사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젠 사과 중심의 해법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상대가 뭘 해주기만을 바라는 수동적 외교에서 벗어나 우리가 용기를 내어 반성하지 못하는 상대를 부끄럽게 하는 도덕적 외교를 시도해 봐야 할 때가 되었다.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의 위상에 맞는 행동이고 한국의 국익을 위한 행동이다. 문재인 정부도 위안부 합의를 국가 간 합의로 인정했고 정부 차원에서는 추가적인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에 이런 담대한 해법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 p.371~372

지금 미국은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 행보에 나서며 뜻을 같이 하는 나라들을 모으고 있다. 중국과 건강한 공존을 하려면 대중국 견제 움직임에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어정쩡하게 양쪽 눈치를 보는 전략이 결국 중국으로부터 속방 대접을 받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공세적 외교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한·미·일 삼각협력이다. 중국이 동북아에서 마음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며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한·미·일 협력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한일 간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 사실 한·미·일 협력의 회복은 한국의 고민 중의 하나인 쿼드 참여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한·미·일 협력체계가 회복되는 경우 한국이 굳이 쿼드의 군사적 분야에 참여할 필요가 줄어든다. 한국은 기후변화, 신기술, 코로나19 대응 등 중국이 덜 예민하게 생각하는 분야의 쿼드 협력에 참여하면 된다.
--- p.39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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