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적용되고 있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중학교 1~3학년이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중학교 동안 배워야 할 내용은 존재하지만, 배울 시기에 대한 결정은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어떤 교과서로 배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 나온 학습요소와 성취기준에 대한 지식을 쌓아둔다면 학교에서 어떤 교과서를 선택했든 문제가 되지 않겠죠. 실제로 교육과정이 개정돼도 배워야 하는 학습요소는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배운 지식은 이후 교육과정이 개정된다고 해도 여전히 쓸모 있는 지식이며, 여러분의 기초 지식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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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학교 때 배우는 듣기·말하기는 생각보다 적은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부딪힐 수 있는 영역까지도 포함하죠. 우리는 성적을 잘 받는 것에 초점을 두고 듣기·말하기를 대할 수 있으나,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많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죠.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가 싸움이 나는 경우는 없을까요? 그러면 좀 더 현명하게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알면 좋겠죠. 이런 경우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할 수도 있고, 내가 어딘가에서 토의와 토론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몇 년에 걸쳐 대화와 면담, 수행평가를 통해 학생들을 관찰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이 일상적인 대화도 어려워했고, 발표는 더더욱 힘들어했습니다. 토론이나 토의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당연히 평소에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아예 기본적인 노력조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학생 본인은 한국어 화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단순한 시험공부를 넘어 현재나 미래에 곧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한 공부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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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Schema)는 개인이 갖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의 총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래서 스키마를 ‘배경지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스키마는 우리가 글을 읽을 때 글의 의미를 이해하고, 예측하고, 추론·비판하는 등의 행위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글의 내용을 기입 및 인출하는 등의 행위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즉 글을 읽을 때 스키마를 적절히 활용하면, 글을 좀 더 쉽고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습니다. 스키마는 흔히 ‘내용 스키마’와 ‘형식 스키마’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색 소음에 대한 설명문이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백색 소음의 뜻과 종류, 현실에서의 예시 등은 내용적인 지식으로 ‘내용 스키마’입니다. 한편 ‘형식 스키마’는 여기에서 사용된 ‘정의, 예시, 비교·대조, 분석’ 등의 설명 방법에 대한 지식, ‘처음 -중간 -끝’의 글 구조 등 보다 큰 틀과 같은 배경지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읽기를 하며 문제를 잘 해결하려면 둘 다 중요하게 여겨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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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하기 단계는 주제, 목적, 예상 독자를 설정하는 단계입니다. 글쓰기에서 여러분은 예상 독자를 고려해서 주제를 먼저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설명문의 목적은 정보 전달인데 어떤 정보를 전달할 것인지는 주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주제는 어떤 것으로 정하면 좋을까요? 학교에서 여러 학생을 지켜보면 여기에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그러나 정작 주제를 보면 막연한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축구, 농구, 야구 등 명사로 된 간단한 것이었죠. K-리그처럼 사람들이 더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선택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제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는 본인이 현재 가장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나, 취미로 삼고 있는 것을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생각한 여러 소재 중에 친구들이 흥미를 둘 만한 것이나, 궁금해할 만한 것으로 줄이도록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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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풍자가 사용된 소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고전 소설에서는 대표적으로 박지원의 『허생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품상에서 허생이라는 인물은 변 씨라는 부자를 찾아가 만 냥을 빌립니다. 그리고 나라 안의 과일을 모두 사서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되죠. 이 소설을 통해 박지원은 당시 국가 경제 체제 등을 비판했습니다. 현대 소설의 예로는 채만식의『치숙』이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는 일제에 저항하다가 힘든 상황을 겪는 오촌 고모부와 이를 지켜보면서 비판하는 조카를 등장시킵니다. 여기서 서술자는 조카인데, 주인공인 오촌 고모부를 식민지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실패한 사람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식민지 상황에 순응하지 않고 살아가는 오촌 고모부가 친일적인 인물인 조카에게 비판을 받아야 할 리가 없죠. 그래서 조카의 가치관에 따라 서술하지만, 실제로는 조카 자신을 스스로 풍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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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문법에서 먼저 음운을 배우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배울 문법 단원에서 가장 작은 소리의 단위이기 때문이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음운을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라고 정의합니다. 음운은 사실 ‘음소’와 ‘운소’를 아울러서 지칭하는 말인데요. 간단하게 보면 ‘음소’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자음과 모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강’이라는 글자에서 ‘ㄱ’을 ‘ㅂ’으로 바꾸면 ‘방’이 됩니다. 이런 것처럼 자음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뜻이 전혀 다른 글자가 만들어지죠. 이렇게 뜻을 변별해주는 자음과 모음 하나하나가 ‘음소’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운소’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소리의 길이나 높낮이로 단어의 뜻을 구별할 수 있을 때, 그것을 ‘운소’라고 지칭합니다.
--- p.203
명사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품사입니다. 이것은 개별적인 이름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러면 이런 명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고유명사’가 있습니다. 고유명사는 특정한 대상에만 붙습니다. 사람의 이름이나 특정한 지명 등입니다. 그리고 이런 고유명사는 둘 이상의 표현을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여러 제주도가 있다.”나 “이순신 장군들이 온다.” 등은 비유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색한 표현입니다. 이와 달리 ‘보통명사’는 어떤 대상이든 두루 쓰입니다. 그리고 ‘자립명사’와 ‘의존명사’를 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명사는 ‘제주도’ ‘이순신’과 같이 개별적으로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의존명사는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는 명사입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개’는 보통명사이고 자립명사입니다. 그런데 수량을 셀 때 사용하는 ‘개’는 독립적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나요? 아니죠. 이렇게 꾸며주는 말과 함께 있어야 어떤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명사를 의존명사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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