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구름 관찰자

구름 관찰자

[ 양장 ]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 판매지수 30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135*195*20mm
ISBN13 9791192828138
ISBN10 119282813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졸면서 계속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나는 내 꿈속으로 걸어들어온 그 남자를 보고 있었다. 그는 새들의 말을 인간의 언어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그 남자가 나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이었음이 분명했다. 혼란스러운 꿈이었지만 어떤 장면은 선명한 이미지로 기억에 남았다. 나는 그 꿈의 제목이 「새의 전설」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그것을 한 편의 소설로 쓰리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나는 십대의 어느 한때를 그것으로 보내버렸음을 여기에 밝혀 둔다.

어머니, 어머니….
나는 군용침대 속에서 밤새 뒤척거렸다.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끝자락에 태어났고, 어머니는 한국전쟁이 시작되던 그해 여름에 태어났다. 성장한 뒤에야 나는 두 분의 생애가 처음부터 그렇게 궁핍과 비참과 상실 속에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아버지는 그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었고, 어머니는 혼자서 끝없이 그 상실을 슬퍼하고 계셨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그것 또한 추측에 불과한 것이었으니, 왜냐하면 나는 두 세대 사이에서 태어난 또 하나의 다른 세대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전에 만난 적도 없이, 혹은 어쩌면 만나게 되리라는 희망도 없이, 광대무변한 하늘의 이쪽과 저쪽에 떨어져 흘러 다니는 한 조각 구름 같은 존재들이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더구나 그 무렵의 나는 너무 어렸고, 우선은 눈앞에 닥친 현실을 타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조바심에 쫓기고 있었다. 대학과 군대 중에서 하나를 택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눈앞에 가로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지수를 만나러 갔다.

그렇지만 그것은 강렬한 인상으로 내 기억에 남았다. 그것은 내가 지상에 발을 딛고 서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이제까지 자신을 구름 관찰자라 여겼고, 구름 위를 걷는 사람인 것처럼 살아왔다. 그런데 점호시간이면 밤하늘을 수놓는 강렬한 서치라이트, 레이더에 흐르는 수만 볼트 고압 전류, 위험한 고갯길에서 결사적으로 트럭을 모는 운전병들, 기르는 개에게 수음을 시키는 하사관, 그것들은 관념이 아니라 현실로 내 곁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장의 일들이 그것을 강하게 환기시켜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당번병이 대대본부에서 우편물을 수령해 왔다. 나에게 책이 한 권 배달되었는데. 보낸 사람이 지수였다. 그를 만나지 못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황혼에 느끼는 짭조름한 향수의 감정처럼 그 이름이 내 가슴으로 여울져 밀려왔다. 봉투를 열자, 고교시절에 우리가 돌려가며 읽었던 문예지 최신호가 나왔다. 그 잡지의 신인문학상은 특히 소설가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선망의 적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수는 내가 그 섬의 미로와 같은 안개에 갇혀 있는 동안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작가가 되어 있었다.

“너의 어머니 서재에서 읽은 적이 있어.”
하면서, 외삼촌은 아버지와는 다른 또 하나의 왜곡된 신념을 나에게 납득시키려고 애를 썼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라』에서 폄하하는 어조로, 성직자를 싸잡아 여자로 묘사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하나뿐인 조카가 성직자가 되어 평생을 치마 두른 여자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참고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그는 물었다. 나는 물론 신학교에 간다고 해서 반드시 목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직자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너는 왜 신학교에 가려고 하는 것인지 그것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외삼촌은 강조하였다.

나는 물론 이 작품이 S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으로 결정되었음을 나중에 이야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당선 소식을 처음 접하던 순간의 경이로움이 특별하고 강렬한 것이어서, 사건의 진행 순서를 무시하고 앞자리에 놓고 먼저 얘기하고 있음을 양해하여야 한다. 아무튼 그것은 열두 살 무렵, 내가 도시공원 굴참나무 숲에서 꿈에 본 「새의 전설」을 소설로 쓰리라 마음먹은 때로부터 12년이 지난 뒤였다. 나는 그동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헤매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값비싼 직물인 것처럼, 나는 그것을 짜기 위하여 나에게 할당된 시간을 다 썼다. 오랜 세월 헤매 돌아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시간에 실려 이곳으로 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것이 나를 다시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우울하면서도 광휘에 휩싸인 그 행복감에 나는 마음을 맡겼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