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인생의 파도이든, 작은 돌멩이든 이런저런 장애물들에 떠밀려 넘어지곤 한다. 그때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가짐 아닐까. 넘어졌어도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하는 순간의 용기, 어떻게든 헤엄쳐 나가야겠다는 마음, 그런 것들이 나를 마음의 심해 속으로 가라앉지 않게 도와준다. 잠깐 넘어질 순 있어도 무너지지는 않게 해 준다. 그러나 그런 마음가짐이 없어질 정도로 우울해지면 넘어진 상태 그대로 엎어져 있게 된다. 다시 일어날 이유와 의미를 잃어버린다. 마치 그냥 그렇게 무너진 상태 그대로 있어도 별 상관없을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무너진 것만 같은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다시 돌려놓기 위해 적었다. 자신을 괴롭게 하는 그 인생의 파도들을 멈추게 할 순 없어도, 그걸 헤쳐 나갈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자신의 인생 속 일말의 작은 의미라도 되찾을 수 있도록.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되기도 하니까.
---「프롤로그」중에서
아무도 너의 슬픔에 공감해 주지 않아도, 그 우울이 오로지 네가 약한 탓이라며 마음에 총알 같은 말을 쏘아대어도, 부디 자신을 여느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생각해 보자. 동화책 초반의 이야기처럼 잠시 내 인생의 이야기를 여느라 시련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지금껏 겪은 힘겨움은 모 두 나의 스토리를 열어갈 시작일 뿐이라고. 아직 날 위한 좋은 스토리는 시작하지도 않았고, 날 위한 이야기들이 산더미같이 남아있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살자」중에서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 시간이 약이라는 말들은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었다. 내 인생 속에 내리던 비는 삶의 이유가 되어 주기 위한 밑거름과 명분이 되어 주는 것들이었고, 시간이라는 약은 과거를 돌이켜 보았을 때 지금의 시간이 더 소중하고 찬란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힘들었던 과거의 내게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것 같던 그 말들은, 사실 그 말이 진짜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건네주는 그들의 최선의 위로였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 깨닫게 된 것 같다.
---「괜히 있는 말은 없어」중에서
이 세상엔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것은 없을지도 몰라. 이 세상은 그렇게 딱 나누어떨어지는 이분법적인 세상이 아니니까. 좋은 것인 줄 알았는데 나쁜 것을 품고 있기도 하고 나쁜 것들도 때론 좋은 것을 품고 있기도 하지. 그렇게 모호한 세상 속에 뚜렷한 길을 발견하기란 쉽지가 않겠지만, 그 모호함이 주는 장점도 분명히 있어.
--- p.65
누군가를 마음에 처음 담은 순간은 참 신기하다. 걷고 있는 거리, 나를 스쳐 가는 바람, 매일 떠오르는 익숙한 달, 행여나 달이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더라도 그냥 그 순간의 모든 것이 마냥 좋다. 일분일초 내쉬는 숨들이 모두 살아있는 의미를 가지는 것만 같고,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도 나를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없이 좋아서 온 세상이 나풀거리는 것만 같다. 나는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을 생각하느라 불면증에 걸린 사람처럼 잠을 설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매일이 피곤하고 아픈 것만 같은데도 그와 나누는 대화 한마디에 금세 세상이 다 재미있고 아름다워 보인다. 이로써 사랑은 행복이라 부르기엔 아직 불완전하지만, 그것마저 재미있고 사랑스러워지는, 세상에서 가장 신기한 기적인 것 같다.
---「누군가를 처음 마음에 담은 날
나는 운명이라는 게 달리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물이든, 노래 가사든, 마음을 울리는 시든 내 것이 되고 내게 어떠한 영향을 주어 내게 쭉 남아있을 것이라면 어떻게든 돌고 돌아 내게로 온다. 지금 이 글이 당신의 눈에 읽히는 것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당신과 이 글이 운명이 아니라면 읽어도 쓱 스쳐 지나갈 몇 문단의 글일 뿐이고, 당신과 운명이라면 당신의 속으로 타고 흘러 들어가 어떠한 생각과 느낌을 오래 남길 테니까. 그리고 나는 당신에게 소중히 느껴지는 무언가들이 다 당신의 것일 운명이기를 하고 소망할 뿐이다.
---「내것일 운명」중에서
그런 두려움에 여러 번 잠식되어 나를 잃어갈 때쯤 나는 이내 스스로 에게 답을 내렸다. 미래가 정해져 있든 정해져 있지 않든 상관이 없다고. 미래가 정해져 있다고 해도 정말로 타임머신이 개발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절대로 그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정해져 있는 미래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니 뭐든 해볼 수 있다. 정해진 것이 없는 것처럼 뭐든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뭐든 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 믿으며.
---「괜찮아, 뭐든 해볼 수 있어」중에서
모든 약은 먹는 즉각 효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아무리 특효약이라도 그것을 먹고 몸에 스며들어 효과가 발휘되기 전까진 여전히 고통스럽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나를 원래의 일상으로 돌려주기까지 상대에게 진심 이었던 만큼 더욱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은 여전히 고통스럽다. 그러나 장담할 수 있는 건 시간이 내 마음속 이별의 열을 떨어뜨려 주면, 그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여러 가지의 잔 병을 치르며 몸속에 좀 더 많은 항체를 만들어 나가 튼튼하게 자라는 것 처럼, 그런 이별의 아픔을 치르며 좀 더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으 로 자라난다. 그 이별의 항체들로 당신은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 간다.
---「이별에서 이겨낼 수 있는 방법」중에서
뭘 해도 의미 없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온 몸이 천근만근 무겁게만 느껴지고 모든 것이 귀찮아져서 무기력할 때. 좋아하던 것들을 해 봐도 흥미가 없고 이 순간을 어떻게 버텨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할 때가. 그럴 때엔 이 순간이 끝나지 않을 것만 같고, 마치 깊은 동굴 속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다. 지나고 나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 막막하기만 한 이 시간도 분명 끝이 있다는 것을. 지나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들어간 동굴은 사실 동굴이 아니라, 긴 터널이었다는 걸. 터널을 빠져 나와야만 비로소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그리고 뒤돌아보면 그제야 내가 얼마나 많이 걸어왔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아직은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어도 분명 저 끝에 찬란한 빛이 당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당신을 내가 열심히 응원한다.
---「무기력한 당신에게 보내는 응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