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나에게는 많은 추억이 함께 한 책이다. 처음 토지를 접한 것은 TV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아주 어릴때 였는데...이제는 그때 본 배우도, 방송사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역사를 좋아하던 30여년 전의 꼬마인 나는 그 드라마가 매우 재밌었다. 도서관에서 아마 솔출판사의 양장본 형태가 아닌 일반 책을 1,2권 빌려봤다. 하지만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사실 입시 공부를 치열;
리뷰제목
<토지> 나에게는 많은 추억이 함께 한 책이다. 처음 토지를 접한 것은 TV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아주 어릴때 였는데...이제는 그때 본 배우도, 방송사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역사를 좋아하던 30여년 전의 꼬마인 나는 그 드라마가 매우 재밌었다.
도서관에서 아마 솔출판사의 양장본 형태가 아닌 일반 책을 1,2권 빌려봤다. 하지만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사실 입시 공부를 치열하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으로 이 대서사시 완독에 도전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웠다. 대학 진학후 책을 읽기로 연기했다. (1차 연기)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토지 세트가 재출간 된 기억이 있다.
나는 월드컵 시절 대학생 때였는데, 그렇게 용돈을 모으고 모아서 출판사 이벤트 등을 통해 당시로는 한 달 생활비의 절반이 넘었던 토지 세트_전 21권, 토지인물사전 포함 22권 (나남출판)를 드디어 구매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것과 소장의 고민에 빠져 잠시 미뤄두게 됐다. 사실 대학생으로 토지 20권보다는 읽어야 할 책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흘러 배우 김현주와 유준상이 서희와 길상으로 나온 토지 드라마를 다시 보게 됐다.
그때는 군복무 중으로 기억한다. 군복무 중이라도 TV를 볼 수 있던 군생활을 해서 드문드문 보게 됐다. 사실 당시는 노는 것이 더 좋던 시절이라 매일 챙겨보는 정도는 아니었고, 또 책의 줄거리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나중에 토지 세트 책으로 보자는 생각에 드라마를 덜 보게 됐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고 책을 집어들었지만, 놀기에 바빠서 늘 1,2권을 읽다가 접었다. 나남출판사의 내가 구매한 책도 있었지만 본가 부모님 댁에 있었고, 정작 나는 서울에 있었기에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봤다. (물론 다 읽지 못하고 또 2권 어디쯤에서 멈췄다, 2차 연기)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장안의 지가(紙價)를 올리며 200만부가 팔렸다는 나남출판사 본이 계약이 끝나고 저자와 전공자 교수님들이 토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며 정본 작업을 한 다른 출판사의 토지 세트가 2012년 출간됐다.
어이쿠나 싶었다. 내가 사 놓은 책이 이미 구판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정신이 번쩍 들어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 사원 3~4년차 정도 시기로(나는 지금은 직급도 없어진 대리를 1년 특진했다, 엄청 일했다. 토요일도 당연히 출근했다. 일요일은 기절하기 일쑤였다) 일도 열심히 했고, 중간중간 연애, 친구들도 만나서 노느라 독서를 할 틈이 없었다. 물론 나는 자타공인하는 독서광이라 그 바쁜 와중에 틈틈이 독서를 했지만, 먹고 살기 위한 경영,경제 서적이나 스트레스를 풀기위한 역사서 위주의 독서를 했다. (3차 연기)
그렇게 다시 세월이 10년 흘렀다. 그 사이 토지를 집필한 박경리 작가님도 타는 목마름, 오적으로 유명한 그의 사위 김지하 작가, 그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이사장까지 모두 타계하는 등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나는 어느덧 40대가 되어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내가 대학시절 서포터즈로도 활동했던 기존의 출판사와 조금은 다른 감각이 있는 다산북스에서 다시 새양장, 새편집으로 출간이 됐다. 기존 나남판이 있어서 며칠은 망설였다.
사실 가격도 기존판보다 물가가 오른만큼 올랐다. 고민을 하다 결국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듯이 무언가에 홀린 듯 포인트도 쓰지 않고 카드 정가로 펀딩에 참여했고, 내가 100번째 펀딩이었다. 책을 받은 지금 괜한 고민을 했다 싶다. 너무 좋다.
사족이 길었다. 하지만 누구나 있을법한 토지 도전기를 나 역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이 책 20권 완독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이제 수차례의 <토지> 완독 도전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명실상부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1969년 첫 집필 후 50여년 만에 현대적 감각으로 또 한 번 옷을 갈아입었다.
이 책은 우리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소설 형태로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우리에게 박경리 작가님이 남기고 간 위대한 유산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토지』는 우리말의 미적 감각을 첨예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실 경상도 사투리가 꽤 많이 나와서 경상도가 고향인 나로써도 조금 막힐 때가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조금 더 힘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사실 대부분 편하기 읽힌다.
『토지』는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조정래의 현대사 3부작, 황석영의 <장길산>,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품으로 생각한다.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근대 우리 민족이 겪은 피탈의 상처들을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이다. 20권이 넘는 지면을 채울 수 있는 작가의 상상력에 우선 경의를 표한다.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이 다산북스에서 원전을 충실하게 살린 편집과 새로운 디자인과 판본으로 다시 나왔다.
이번 특별판에서는 원문의 표현을 살리고 이전의 오류를 잡아내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대감각을 입혀 기존의 판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책이 나왔다. 사실 나는 나남판도 당시로는 괜찮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2012년 나온 판의 궁서체 토지 표지는 사실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는 불호쪽에 가깝기는 했다. 너무 밋밋하다고 해야 할까? 아님 올드하다고 해야 할까.
이전에 박경리선생님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출판사에서 말하는 기존의 틀을 부수는 신선함도 조금은 있고, 소장만 했지 읽지 못한 나같은 작품 자체는 처음 접할 독자에게는 고전의 품위와 탁월함을 맛볼 수 있는 디자인인 것 같다. 소장용으로도 탁월한 편이다.
2024년은 『토지』가 완간된 지 30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다산책방에서 출간하는 2023년판 『토지』는 완성된 지 30년이 된 이 작품이 최대한 오류 없이, 최대한 훼손 없이 우리에게 그 방대한 내용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오랜 자료조사 과정과 심혈을 기울인 편집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기대된다.
본격적인 리뷰는 읽으면서 함께 하고 싶다.
“어떠한 역경을 겪더라도 생명은 아름다운 것이며 삶만큼 진실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