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고도로 집중하되, 자신이 잘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필요한 사람을 데려와 일을 맡길 줄 알았다. 이것은, 그가 자기객관화를 할 줄 아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 p.28 「PART 2 자기객관화」중에서
김정주는 그들에게 전권을 부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심지어 회사 경영과 관련한 보고서조차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들을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권을 부여받은 이들도 그 신뢰에 보답하며 넥슨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토양 위에 심은 넥슨이라는 나무는 신뢰라는 비료와 물을 듬뿍 흡수하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김정주는 그저 그 비료와 물을 주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 p.65~66 「PART 5 신뢰」중에서
회사 대표와 직원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전제 조건의 1순위는 단연 생존이다. 자칫 회사가 망하면 직원들에게 월급도 줄 수 없고, 그들을 실업자로 만들 수도 있다는 책임감이 늘 스타트업 창업가를 짓누른다. 그렇기에 돈 벌 궁리를 하라는 조언은 그러한 창업가의 숙명을 등에 짊어지고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고민을 하라는 의미다. 그것은 김정주가 먼저 거쳐야만 했던 고민이기도 했다. --- p.101~102 「PART 3 생존」중에서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던 김정주는 넥슨에도 그러한 조직문화가 이식되기를 바랐다. 직원들은 김정주가 던진 “놀러 와!”라는 말에 회사에 갔다가 어느새 “잘해 봐!”라는 말을 들으며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았다. 놀듯이 일하면서도 월급 받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회사를 만들었다. --- p.114 「PART 4 자유분방」중에서
이처럼 진정한 창조는 기존에 이미 있던 것이었지만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사실 김정주가 개척한 길이 모두 새로운 것은 전혀 아니다. 온라인게임이라는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를 컴퓨터 속 가상 공간으로 옮기고, 가상 화폐의 원형이 된 게임 캐시는 현실에 있는 돈을 게임 속에서 재탄생시켰을 뿐이다. 부분 유료화는 유료 게임과 무료 게임 사이의 절묘한 균형점이었고, 그가 처음으로 개척한 MMORPG는 기존에 있던 롤플레잉게임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접속해서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결과였다. 세상에 이미 있던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 그것이 바로 김정주가 보여준 창조였고, 창의였다. --- p.134 「PART 1 창조」중에서
대기업 수장이라면 으레 있을 만한 화려한 집무실도 없이 회사 근처 맥도날드에서 직원들과 소통하기를 즐겨 했던 김정주의 수평적 리더십이 결국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 넥슨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탈권위를 통해 권위를 세울 줄 아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 리더의 절박함이 조직원들에게도 전파되고 공유되는 조직. 그래서 조직원들이 한마음으로 그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조직. 그런 조직이라면,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있다. --- p.172~173 「PART 4 절박함」중에서
넥슨이 내놓은 해답은 역시 ‘초심’이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이때 선보인 게임이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넥슨의 존재 목적, 이 일을 시작한 계기, 그리고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물어보고 대답하는 초심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라 할 수 있었다. --- p.180 「PART 5 초심」중에서
김정주는 늘 새롭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재미란 단지 사업 대상이었던 온라인게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 자체가 재미있기를 바랐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재미있게 일하기를 원했다. 일하는 과정에서 얻는 성과와 재미는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 p.190 「PART 1 재미」중에서
김정주는 누구보다 실패를 많이 겪었던 인물이었다. 동시에 그 실패를 딛고 성공을 이뤄 본 경험도 많았던 인물이었다. 눈앞의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하게 선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승부사적 기질이 그의 실전 감각을 더욱 키워주었다. 어떤 순간에 무슨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그 균형감각을 익히며 더 나아가 중용을 터득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