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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숨겨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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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412g | 128*198*30mm
ISBN13 9788954691567
ISBN10 895469156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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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역시 선생님 덕분이다. 중학교 때와 스무 살 때, 만약 선생님을 못 만났다면 인생이 더 개판이 됐든지 어쩌면 자살이나 객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생명의 은인, 아니, 내게는 신이다. 그런데 제대로 보답도 하기 전에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아, 계속 눈물이 난다…….
--- p.52

신고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내 방에 들어와서 몰래 도청기를 설치할 수 있는 사람은 신고를 빼면 쓰보이 선생님 정도다. 하지만 쓰보이 선생님은 교장일 적부터 컴퓨터를 못하는 걸로 유명했다. 워드프로세서 초심자 수준에서 멈췄다고 자학적으로 말하던 게 기억난다. 그런 사람이 협박장은 어떻게 간신히 인쇄한다 치더라도, 인터넷에 비방 글을 올릴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무슨 의심을 하는 거람? 쓰보이 선생님이 범인일리 있나! 하필이면 선생님 경야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내가 어떻게 됐나 보다. 난 급히 고개를 휘휘 내저어 느닷없이 머릿속에 떠오른 황당한 생각을 떨쳐냈다.
--- p.114

그리고 자신이 범인이라고 절대로 의심받지 않을 장소를 찾아 메구로 구 주택가의 인기척 없는 신사로 남편을 데려가서 죽였다. 그런데 신사 계단에서 떨어뜨리려 하자 남편이 저항하여 쓰보이 씨 운동복에 달린 교표를 잡아 뜯었다. 쓰보이 씨는 그 사실을 몰랐거나, 아니면 알았지만 지나가는 사람에게 목격당할까 봐 달아났거나, 그런 사정으로 회수하지 못했다. 에이, 설마 쓰보이 씨가 살인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전부터 생각했다. 쓰보이 씨는 신 같은 사람이라고.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이웃으로 쓰보이 씨와 몇십 년이나 알고 지내는 동안 몇 번이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쓰보이 씨의 눈은 가끔 인간의 지혜를 초월하여 모든 것을 꿰뚫어 보듯 정체 모를 무서운 빛을 띠곤 했다. 어쩌면 그 눈으로 인간이 숨긴 악한 부분과 더러운 부분도 모조리 들여다보는 것 아닐까. 그리고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자에게는 그야말로 신처럼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벌을 내리는 것 아닐까…….

물론 단지 내 감일 뿐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다. 실제로 내가 쓰보이 씨에게 무서운 일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결국 쓰보이 씨는 그대로 세상을 떠났으니 그저 정말로 신같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일 분 전까지는…….
--- pp.225~226

너무나 뜻밖의 인물이 손을 들었다.
“실은 저도 그랬어요…….”
놀랍게도 도모미였다.
“믿기지 않는군. 설마 친딸에게까지…….”
“도대체 쓰보이 세이조는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네기시 씨와 사이키가 경악에 찬 목소리를 흘렸다. 하지만 제일 놀란 사람은 바로 나였다.
도모미, 아니지? 부탁이야, 아니라고 해…….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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