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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ㆍ배따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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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ㆍ배따라기

을유라이브러리-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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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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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4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28*188*20mm
ISBN13 9788932402710
ISBN10 893240271X

제품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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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거이 거랑질은 왜.'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는 여러가지 말로 남편이 병으로 죽어 가 거니 어쩌니 핑계는 대었지 만, 그런 핑계에는 단련된 평양 시민의 동정은 역시 살 수가 없었다. 그들은 이 칠성문 밖에서는 그들은 이 칠성문 밖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 가운데 드는 편이었다. 그 가운데서 잘 수입되는 사 람은 하루에 오리짜리 돈푼으로 일원 칠 팔십 전의 현금을 쥐고 돌아오는 사람까지 있었다. 극단으로 나가서는 밤에 돈벌이를 나갔던 사람은 그날 밤 사십 원을 벌어가지고 그 근처에서 답뱃장사를 하기 시작한 사람까지 있었다.
--- p.8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에, 저편 아래 물에서 장고(杖鼓) 소리와 함께 기생의 노래가 울리어 오며, 배따라기는 그만 안 들리게 되었다. 나는 이 년 전 한여름을 영유서 지내 본 일이 있다. 배따라기의 본고장인 영유를 몇 달 있어 본 사람은 그 배따라기에 대하여 언제든 한 속절없는 애처로움을 깨달을 것이다. 영유, 이름은 모르지만 ×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앞은 망망한 황해이니, 그 곳 저녁때의 경치는 한 번 본 사람은 영구히 잊을 수가 없으리라.

불덩이 같은 커다란 시뻘건 해가, 남실남실 넘치는 바다에 도로 빠질 듯, 도로 솟아오를 듯 춤을 추며, 거기서 때때로 보이지 않는 배에서 '배따라기'만 슬프게 날아오는 것을 들을 때엔 눈물 많은 나는 때때로 눈물을 흘렸다. 이로 보아서, 어떤 원(員)의 아내가 자기의 모든 영화를 낡은 신같이 내어 던지고, 뱃사람과 정처없는 물길을 떠났다 함도 믿지 못할 말이랄 수가 없다. 영유서 돌아온 뒤에도 그 '배따라기'는 내 마음에 깊이 새기어져 잊을 수가 없었고, 언제 한번 다시 영유를 가서 그 노래를 한 번 더 들어 보고, 그 경치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늘 떠나지를 않았다.
--- p.72
싸움, 간통, 살인, 도둑,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 기 전까지는 복녀의 부처는 (사농공상의 제 이위에 드는) 농민이었다. 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처녀였었다. 예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 하나,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 그냥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 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 바짓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 만,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기품을 가지고 있었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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