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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변두리조차 하이라이트

조영훈 | 일단 | 2023년 06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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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25*200*16mm
ISBN13 9791198075598
ISBN10 1198075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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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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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오늘의 사랑은 충분했을까. 내겐 언제나 기준치를 넘고, 당신에겐 기준치보다 못한 사랑이 아닐까. 기초대사량이 존재한다면, 발음도 어려운 기초사랑량, 이런 것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기초사랑량」중에서

당신이 없으면 발생도 유지도 할 수 없는 게 나의 사랑이다. 당신이 이 사랑의 유일한 조건이라면 사랑은 내 삶의 유일한 조건인데, 당신 없이는 윤택하지 못한 삶을 살게 되리라는 것. 이것은 이토록 진실이었다. 그러니 진정 이 사랑의 소유주는 여전히 당신인 것일까. 나는 당신에게 잠시 허락받아 이 사랑을 품고 머무르는 임차인인 것일까.
---「이 사랑의 소유주」중에서

심장은 도려내면 죽는다지만 사랑은 도려내지 못하기에 죽는다는 것을 아시나요. 사랑과 함께 썩어보고서야 알아낸 사실, 나는 결코 사랑으로부터 독립한 존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랑은 도려내지 못해 함께 죽어간다는 사실을」중에서

청춘과 사랑을 표백한 죄로 스스로를 글에 투옥합니다. 적어도 이 안에선 사랑의 창살에 둘러싸인 나는 죄인입니다. 하지만 자기 스스로를 가뒀다고 해서 나가는 게 언제나 자유롭던가요, 사랑의 창살이라 해서 부드러우리라는 것은 오산입니다. 나는 오히려 굳건한 사랑 때문에 고독한 작가입니다. 사랑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사랑이 죄목인 고립자가 바로 저랍니다.
---「청춘과 사랑을 표백한 죄」중에서

이렇게까지 홍보해도 당신은 이 그리움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임을 알고, 나는 비축해둔 물량 앞에 언제나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내가 주장하기로 봄은 그리움의 계절인데, 만인은 사랑이나 싹틔우고 한참 쟁여둔 그리움 따위 쳐다보지도 않으니 재고 처리도 난감할 뿐이다. 그리하여 오늘도 내놓는 제철 그리움, 봄은 그리움의 계절이라는 작은 호소.
---「그리움 재고처리」중에서

청춘을 실크 스카프로 두른 채 고요하고 저돌적으로 주행하는 이들이 지척에 당도했다. 봄이다. 봄은 미처 빼내지 못한 겨울을 뒤창에 달고 창을 반쯤 열어둔 채 질주한다. 꽃 두르고 질주하는 화사의 마차, 바야흐로 청춘의 계절. … 오늘은 봄의 조수석에 앉아 세상을 그의 창으로 본다. 온갖 것이 그저 사랑인… 당신과 나의 계절에서.
---「봄의 마법」중에서

봄은 가만히 제자리에 서서 춤을 춥니다. 스텝 한 번에 떨어지는 청춘이 수십이더군요. 낙화가 꽃잎의 라스트 댄스라면 반짝이는 사월의 봄날은 아찔하게 돌아가는 미러볼입니다. 한 바퀴 돌아가면 끝없이 떨어지는 무수한 청춘들…
---「부러움을 못 박아두는 사랑들」중에서

내 세상은 아직 사랑의 시대다. 한마디 주문을 습관처럼 외웠다. 어떤 사랑도 나는 아직 놓지 않았다. 어떤 사랑도 지금껏 나를 놓지 않았다. 작은 사소함에서도 발견하는 것이 사랑이라건만, 내 세상은 여전히 작고, 사소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발견하는 일만 남았다. 사랑의 무궁한 가능성, 사랑이 될 수 있는 사소함들의 무수한 사랑성…. 당신을 생각하면 사소한 것들만 떠올라 나를 간질였다.
---「사랑의 시대」중에서

나는 당신이 유령이어도 사랑해, 이런 문장은 사람 중에서도 유령 중에서도 처음일 테니까, 유령이 되어서도 사랑해, 같은 문장을 준비할 테니까, 유령으로 떠돌자. 못 가본 곳들, 못 전한 마음들, 손은 다시 못 잡아도, 마음만은 붙잡을 수 있으니까, 그것을 붙들고, 그것이 한이라도 되는 것처럼 꼭 붙들고, 유령처럼 사랑하자.
---「유령처럼 사랑하기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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