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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다시. 나를.

영도. 다시. 나를.

: 아주 사적인 리스타트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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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16*180*20mm
ISBN13 9791197845710
ISBN10 119784571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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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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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카페 리케이온은 아직 부산에서는 흔치 않은, 정원이 주제인 카페이다. 원래 카페를 개업하려고 정원을 조성한 것이 아니었기에 대중들을 위한 정원은 아니었다. 식물의 품종 수도 필요 이상으로 많아 복잡했었고, 특별하게 관리를 하거나 정돈된 정원이 아니었기에 과하거나 지저분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 만들었던 ‘엄마의 정원’을 조금 더 방문객들이 이용하기 좋게 심혈을 기울여 정비하였다.
--- p.23

지역에서 조경을 하거나 플라워 숍을 하시는 분들도 알음알음 나를 만나러 왔다. 아마도 사람들이 관심은 있지만 익숙하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소통의 창구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물론 그중에서 지금까지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내는 분들도 있고, 가끔 연락하는 분들,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모두들 정원에 대한 관심이 있고, 리케이온을 통해 연결이 되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 p.41

영도에 시민정원사가 1만 명이라면 영도는 유례 없는 세계적인 정원도시이자 바이오필릭(biophilic) 도시가 되리라는 희망과 믿음이 있고, 이는 3년 전 리케이온 정원아카데미를 개설할 때 했던 나의 다짐이기도 하다.
--- p.54

서울에서 대략 30년간 살았던 나는 오동과 결혼 후 우리가 정착하고 새로운 것을 해볼 곳을 찾기 위해 고민을 나누었고,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살아보기로 결정했다. 서울이 아니었던 이유는 그곳은 회사를 다니는 것 외에 새롭고 재밌는 것을 시도해보기에는 우리가 가진 한정된 예산으로는 적합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해외로 나가는 것도 선택지에 있었지만 당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 p.59

결정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서점에서 부산시 전체 지도를 구매한 것이다. 방바닥에 지도를 펴놓고 우리가 갈만한 곳을 훑어봤다. 서울에서 온 촌사람인 나는 바다가 가까이에 있었으면 했고 우리는 먼저 바다를 따라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 p.60

지금이야 코리빙, 셰어하우스라는 단어나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워낙 자주 쓰이니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초반에는 ‘커뮤니티하우스 심오한집’이라고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게스트하우스와 뭐가 다르냐는 질문. 대답은 이러하다. 단순히 하루 자고 가는 숙박 공간이 아닌 청년들이 오고 가는 거점이 되었으면 한다. 청년단체들에는 워크숍을 위한 공간이 되어줄 수 있고,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탐색하려는 청년들에게는 쉬다 가거나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작은 비빌 언덕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곳 말이다.
--- pp.73~74

나를 제외한 이들이 전부 나를 알고 있는데 나는 그들을 모르는 상황. 게다가 동네는 좁은데 내 행동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해석되어 어떤 이야기가 돌지 모르는 부담과 두려움. 걸음마를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나는 낯선 동네에서 낯선 이들과의 관계를 새로 쌓아가야 했다. 그들에게 내가 익숙해지고 나도 그들의 방식이 익숙해지도록. 다만 일하러 잠시 들른 곳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새로운 적응방식이 필요했다.
--- p.84

심오한집 옥상에서 이곳 앞뒤를 감싸는 바다와 산, 작은 텃밭에서 키우는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 계절별로 바뀌는 하늘과 구름의 모습을 볼 때면 계절과 자연이 늘 삶에서 함께한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물론 이건 매우 낭만적인 이야기지만 실제 나의 일상이기도 하다.
--- p.90

나무는 온화하고 부드럽다. 나무 자체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에 세월의 흔적이 쌓이면 그 시간만큼 나무의 색은 깊어지고 묵직해지면서 품위가 있다. 그리고 햇빛에 버무려진 포슬한 흙냄새가 난다. 그래서 나무를 만지고 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편해진다. 그런데 유리는…. 유리는 차갑고 날카롭고 무서웠다. 유리를 떠올리면 언제나 손가락 끝에 몽글하게 샘솟은 빨간 피가 생각나서 소름이 끼쳤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유리는 섬뜩한 소재였다. 그런데 날카롭고 차갑게만 느껴지던 유리가, 밤늦게 영화제 일을 마치고 부산항대교를 건너면서 마주친 영도 불빛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서면의 어느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한 스테인드글라스 썬캐쳐가 별처럼 내 눈앞에서 반짝거렸다.
--- p.107

공방 개업 초기에 방문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찾을 때면 다들 놀라워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과 테이블 램프는 언제 다 만들었는지 부지런하다며 칭찬해줬고 무엇보다 작품 하나하나 모두 아름답고 예쁘다며 이런 공간을 가진 것을 부러워했다. 이렇게 좋은 얘기를 들으면 이익이 남는지 손해가 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든 마음 편하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뿌듯할 뿐이다. 공방을 운영하면서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로 나를 소개하는 데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
--- p.120

어떻게 보면 나의 남은 인생을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로 선택한 건데 그 타이틀에 진심이고 싶었다.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명색이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라면서 손바닥만 한 썬캐쳐에 엉성하기 짝이 없는 램프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성당이나 교회에서나 볼 법한 케임창도, 수백 개 유리 조각을 이어 붙인 둥근 티파니 램프도 만들 수 있어야 진짜 스테인드글라스 공예가로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년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끝나는 건 절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방향을 몰라 빙글빙글 돌기만 했던 안개 속에서 나의 손을 이끌어 주는 길잡이를 만났다. 나는 이제부터 그 길을 따라 죽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서 그 손을 놓고 혼자서도 당당하게 나의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리고 그때는 내가 그 누군가의 손을 이끌어 줄 것이다. 나의 재능을 스스로 키우고 나누는 설레는 50대를 보낼 것이다.
--- pp.141~142

과연 내가 영도로 온 이유는 무엇일까? 1950년 12월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 살의 고모는 흥남부두에서 철수하는 미군의 빅토리아호에 몸을 실었다. 아주 잠시면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혹시 몰라 챙긴 사진 몇 장을 품속에 넣고 그렇게 영도에 정착하셨다.
--- p.158

물론 지금은 온데간데없는 할아버지의 흔적들이지만 나는 그렇게 영도 이야기를 들으며 바다 건너 봉래산을 바라보며 자랐다. 그렇게 영도는 나의 호기심으로 가득한 섬이었다.
--- p.160

2018년 여름의 기억은 영도의 낡은 항만창고에서 보낸 덥고 습한 날들로 가득했다. 낡은 창고를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 겨울이 찾아왔고 100여 평의 텅 빈 공간에서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난로 속 장작들을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다. 20대 시절 꿈꾸었던 상상 속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6개월을 흘려보내고 만난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창업한 지 4년이 지날 무렵이었기에 처음의 희망과 에너지들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새로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두 소진되었다. 과연 이곳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끝없이 스스로에 묻고 또 물으며 2019년을 맞이했다.
--- pp.169~170

아직도 정확히 기억한다.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고 채우지 말고 천천히 나름의 생각들을 담아보자고. 그리고 공간에 담기는 온기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하루를 기록하자고. 그렇게 무명일기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 p.173

“여기 뭐하는 댕교?”
호기심에 오가는 인근 공장 사장님들은 물었다. 하지만 사실 나도 명확히 답하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동네분들은 밤에 다니기 무서웠던 골목에 불빛이 생겨 반갑다고들 하셨다. 그리고 처음에는 한두 명이던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공간을 찾아왔다.
--- p.174

공간의 이름은 프로젝트명과 동일하게 무명일기라고 불리었고 사람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간을 설명할 단어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복합문화공간’이라는 거창한 단어는 어딘지 어색한 듯했고 ‘스튜디오’는 왠지 모르게 한정적이라 생각했기에 여러 가지 표현들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냥 어떻게 불리고 알려지든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무명일기는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들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되어 갔고 점차 주변에 알려지며 꽤 많은 콘텐츠가 담기기 시작했다.
--- pp.174~175

2020년이 되어 뜻하지 않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세상은 변하기 시작하였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은 계속 발생했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메르스가 그랬던 것처럼 한두 달이면 잠잠해지겠지 하고 무명일기 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가던 팀원들과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차 확대되었다. 어렵게 구한 소독용 에탄올과 정제수로 휴대용 손소독제를 만들었다.
--- p.175

이 시기 가장 두려웠던 것은 감염병보다 예측할 수 없는 나와 우리의 미래였던 것 같다. 영도에서의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한 무명일기는 4년이 지나 팀원들이 함께 이끌어가는 사업으로 변화하였고,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새로운 경험을 전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무모하지만 큰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상상력이었던 것 같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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