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독해력을 연마하는데 영어공부를 집중했어. 방법은 간단했어. 먼저 국내 경제지를 죽 훑어본 후, 영자신문을 매일 아침 사서 열심히 읽었지. 단어를 알든 모르든 읽어나가는 거야. 중요한 말은 매일 나오니까 문맥만으로도 대충 알 수 있지. 사전은 아무래도 찜찜할 때만 보았고 많아야 하루 한 번 정도지. 매일 아침 1면을 읽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다 읽으면 전철역 쓰레기통에 버렸어. 스크랩 해봤자 시간만 낭비할 뿐 효율성이 낮으니까.
그리고 주간지를 이것저것 읽었지. 그렇다고 해야 ‘뉴스위크’와 ‘비지니스 위크’정도지만. 처음에는 기껏해야 매주 기사 하나 정도였지만 점점 두, 세 가지 기사는 읽을 수 있게 되었어.
물론 발음은 엉망이야. 하지만 내용이 있는 영어를 할 수 있게 되지. 1-2년 간, 영어 문장을 읽어 나가다보면 어휘가 급격히 늘어. 힘 있는 어휘를 쉬운 구문에 적용시키는 것만으로 상당히 박력 있는 영어를 말할 수 있어. 어휘력 덕분에 히어링도 좋아졌어. 업무관계에 관한 거라면 무엇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 찬성인지 반대인지만 알아들을 수 있으면 들리는 단어에 근거해서 상상할 수 있거든. 소통에는 문제없지. --- p.35
내가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지금의 외국계 회사로 막 전직했을 때 연수 정도는 하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는 거야. 당장 사내 프로젝트에 배속되어 외국인 상사로부터 받은 최초의 지시가 “생각해 보라”는 것이었지. 어느 사업의 전략을 재검토하기 위해 어디가 안 좋은지 생각해보라는 것인데, 입사하자마자 받은 지시치고는 참 황당하더군.
그래도 죽기 살기로 그 사업에 대해 조사했지. 재무상황, 사업계획, 고객조사, 과거의 사내 리포트, 회의 자료와 업계간행물 정보.... 그리고 문제점이라 생각되는 것을 보고서에 정리했지.
그렇게 했더니 “그런 건 누구나 알고 있네, 모두가 지적하는 문제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조사하는 건 아무 소용없어. 그런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자네는 어떤가? 생각해 봐. 미스터 아베가 생각한 결과를 보여주게”라고 말 할 뿐, 다른 말은 묻지도 않더군. --- p.49
아직 정보량도 불충분하기 때문에 자신은 없지만, 확률적으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근거가 존재하고 있고, 이미 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해답. 그 ‘한정된 정보에서 추정한 과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관한 잠정적 결론’을 가설이라고 하는 것이야. 더 간단하게 말하면 현시점에서 네가 믿고 있는 답이지.
예를 들면, 아베의 초상화를 그린다고 하자. 아베를 아베답게 보이게 하는 가장 큰 특징이 눈이라 친다면, 눈을 열심히 그려서 표현하는 것이 가설검증법이야. 우등생형 전수조사에서는 아베의 모든 것을 초사실주의로 꼼꼼하게 그려가는 것이니까 막대한 시간이 걸리게 되는 거지.
전수조사 어프로치에서는 조사가 전부 끝났을 때 비로소 성과가 나타나는 거야. 학자의 연구처럼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연구하면 좋겠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럴 수 없어.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지. 가설검증법은 한정된 시간 내에 결론을 가설하고 그것을 검증하는 거야. 반증되면 반증결과를 재료로 보다 진화한 가설을 만들 수가 있으니까 시간 효율이 좋아. --- p.104
원칙은 "원 슬라이드 원 메시지"야. 단순, 간결한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한 장의 종이에 해야 할 말을 하나로 엮어내는 거지.
프로젝트 전체를 30페이지인 슬라이드로 정리한다고 하면, 좀 전의 구성에 따라 30줄의 메시지가 나오게 되는 것이야. 메시지만으로도 결론을 알 수 있게 해야 해. 30줄짜리 산문시지. 여기서는 프레젠테이션용 대본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겠지만 메시지를 그대로 종합해도 상당히 읽기 쉬운 메모가 되거든. 다른 서류 작성에도 응용이 가능하고.
그리고 그 "원 메시지"를 서포트할 분석이며 사실이며 관찰사항등을 "원 슬라이드" 즉 1페이지에 적어 넣는 거야.
메시지 그 자체와 그것이 성립되는 이유나 증거가 그 한 페이지에 정리된다는 구성이지. 메시지를 서포트할 소재는, 문장은 최대 7항목까지, 그래프는 최대 2개까지로 할 것. 이것은 내가 경험해 봐서 잘 아는데, 듣는 사람의 머리를 혼란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이 최대한도의 한계라 할 수 있지. --- p.130
인간관계에 힘들어하고 있을 무렵, 존경하는 대선배 컨설턴트가 해준 말이 “신경을 쓰지 마라, 머리를 써라!” 라는 한마디였어. 처음 들었을 때는 몰랐는데, 1년 쯤 지나니까 알 것 같더라고. 요컨대 기업전략과 같다는 거지.
기업경영의 요점은 차별화야. 같은 것이라면 싸게, 같은 가격이라면 좋은 것을 공급하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지 못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야. 나에게는 이런 메리트가 있다,는 차별화를 ?상 의식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 = 상대의 현재 니즈 뿐 아니라 마음속에 있는 잠재 니즈까지 발굴하는 것이야.
--- p.1) 언제라도 상대방에게는 강한 호기심을 품는다, --- p.2) 상대로부터도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 p.3) 배운 것을 한 번 비틀어보아 자신에게는 어떤 부가가치가 있는 지를 생각한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면 자연히 상대에게 경의를 표하게 되지. 흥미를 갖는 동안에 인간은 높은 확률로 상대를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하면 높은 확률로 상대로부터 호감을 살 수도 있어. 좋은 인간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 고객 뿐 아니라 사내의 상사나 부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야.
생각하면 동부전기에서도 출세하는 사람은 ‘신경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머리를 쓰는 사람’이더군.
--- p.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