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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을 찾아서

: 한 식물학자의 거대 수목 탐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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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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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7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482g | 170*220*15mm
ISBN13 9791169091251
ISBN10 116909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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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가을, 나는 국립타이완대학 식물연구소에 합격했다. 실험실 선배를 따라 처음 푸산식물원에 발을 들였을 때는 중문과 학생도 다 아는 발풀고사리도 모르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때 나는 나무 위를 잔뜩 뒤덮은 착생식물에 호기심을 느꼈다. 건조하고 더운 타이완 서남부 자난평야에서 대학 시절을 보내다가 타이완에서 제일가는 아열대우림으로 돌아오자 대관원에 처음 방문한 유 노파처럼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이름 모를 진귀한 화초처럼 느껴졌다.
--- p.29

그 뒤 연 이틀간 우리 셋은 로프를 짊어진 채 오를 만한 나무를 찾아 사방을 뒤졌다. 추이츠와 추이츠 하산로 부근에도 아름다운 향나무와 타이완전나무가 많았다. 이 무렵 타이완전나무에는 아름다운 흑자색 구과가 잔뜩 열려 있었다. 이 정도 해발고도에서는 향나무와 타이완전나무가 그다지 크게 자라지 않아, 나무 높이도 20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 세계를 통틀어도 3500미터 가까운 해발고도에서 20미터 이상의 나무가 자라는 곳은 드물다. 견식이 넓은 네덜란드 은사님 말씀에 따르면 타이완은 고산 툰드라 생태계에서 천연 수목 한계선을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예를 보여주는 소수의 나라 중 하나이며, 그 형태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 p.65

2014년 치라이의 동능선을 올랐던 때가 떠올랐다. 파퉈루산의 산길에는 과거에 쓰였던 삭도목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대부분은 이미 말라 죽은 상태였는데, 손가락 두세 개를 합쳐놓은 굵기의 철사가 나무껍질을 벗겨낸 탓이었다. 파퉈루산에서 연해의 임도로 내려가던 중 마주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철사에 꽁꽁 묶인 커다란 편백이었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거칠게 결박되어 있던 이 커다란 나무는 아직까지도 고집스럽게 생존해 있었다. 나는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경우라면 나무껍질을 파고든 철사를 힘껏 잡아당겨보았다. 하지만 내 연약한 힘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과거 벌목꾼들이 두껍고 튼튼한 팔로 단단히 옭아매놓은 철사를 풀기란 하늘에 오르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 p.90

우리 둘이 나무에 올라 침낭 등 수면 장비를 모두 설치했을 때는 이미 해가 완전히 기운 뒤였다. 스티브는 그제야 간달프의 벌에 로프가 걸렸단 걸 알아차렸지만, 섬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장해물을 제거할 수 없었다. 그는 우리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더니 홀로 나무에서 내려가 차로 돌아가버렸다. 타향의 거목 위에 남겨진 우리는 코를 쓱쓱 문지르곤 밤을 보낼 준비를 했다. 둘이서 한동안 허둥대느라 지상 40미터 높이에 매달린 해먹에서 장비를 떨어트리기도 했지만, 날이 밝을 때까지 무사히 버틸 수 있었다. 참 다행이었다. 큰유황앵무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을 때는 다시 태어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 p.131

임도에 있는 무너진 사무소 건물에서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지붕의 기와 틈 사이로 별 가득한 하늘이 보였다. 이런 경치를 쉽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타이완뿐일 것이다. 타이완에서는 한 달씩이나 산 넘고 물 건너지 않고도, 2~3일이면 열도의 산림 가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나만의 고독을 누릴 수 있다.
--- p.158

그해 4월 제2차 탐사를 나섰을 때는 대량의 등산 리본과 벌목도를 준비해 길을 내면서 나아갔다. 하지만 목표물까지의 직선거리가 300미터도 채 안 남은 곳에서 철벽같은 전죽의 바다를 만나는 바람에 기가 꺾여 돌아와야만 했다. 우리는 이대로 물러나는 것이 아쉬워 빗속에서 드론을 띄웠고, 타오산 신목과 비슷한 나무의 영상을 얻었다. 게다가 라이다 팀은 타오산 신목 주변을 촬영한 항공사진을 보더니 그곳에 연못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나무가 진짜로 있는 모양이네? 의욕이 샘솟았다.
--- p.187

사람과 나무는 다르다. 나무가 크게 자라는 원인은 ‘키 크고 돈 많고 잘생겨야’ 연애 상대를 찾기에 더 수월해서가 아니다. 숲에서 가장 큰 나무가 갖는 이점으로는 이런 것들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웃보다 키가 크면 수관층도 비교적 높은 곳에 형성될 테니 보다 많은 햇빛(에너지의 근원)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웃 나무의 햇빛을 막아 그들이 크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배불리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키가 자라면 자랄수록 작은 나무들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귀찮은 덩굴식물과도 떨어질 수 있다. 불행히 숲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중요한 기관(잎, 싹, 꽃, 열매)이 불에 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종자와 꽃가루를 퍼트리더라도 더 높은 곳에서 퍼트려야 더 멀리 퍼트릴 수 있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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