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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하는 구조 차별받는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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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406g | 140*205*17mm
ISBN13 9791169091190
ISBN10 1169091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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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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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불평등이 차별을 악화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관적인 이유는 불평등으로 인해 시간과 자원이 더욱 결핍될수록 차별 시정을 위한 정치적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테르보른이 밝힌 주된 불평등의 기제 중 하나인 ‘거리 두기distanciation’다. 부자와 빈자는 이제 서로 너무나 달라져서 서로를 잘 모른다. 가난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면 빨리 죽는가? 교육받은 부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더 클 테지만, 이미 오래 살 수 있는 그들은 그 해결책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없다. 이제 함께 배우지도,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않는 이들은 서로에게 무감각해지고 있다. 이는 극소수의 엘리트에 해당하는 일만이 아니다.
--- pp.21~22

누군가의 장시간 노동은 또 다른 누군가의 단시간 불안정 노동이다. 또한 통상 시간제 노동은 여성이나 청년과 같은 노동시장의 소수자에게 집중된다. 장시간 노동자는 시간이 없어서, 또 시간제 노동자와 실직자는 돈이 없어서 총수요 촉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저출생의 원인이기도 하다. 돌봄, 자원봉사, 시민 참여 등 의미 있는 사회활동이 위축되며, 재충전의 기회가 줄어 인적자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낮아지고 소득 양극화도 심해지며 성 불평등도 악화된다.
--- p.40

가족 역시 직장 못지않게 개인의 시간과 전적인 몰입을 끝없이 요구하는 “탐욕스러운 제도greedy institutions”다. 사회구성원의 대다수는 일과 가정생활을 함께 영위해야 하므로 이 두 핵심적인 사회제도는 개인의 시간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
--- p.41

돌봄과 공동체를 위한 활동보다 유급노동에 쓰이는 시간의 가치가 항상 필요 이상으로 과대평가되어온 현재의 지형을 바꾸기 위해서는 노동 시간 단축이 필수로 요구된다.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에게 적절한 노동 시간을 보장하는 주 4일제는 갈등을 줄이고 성평등을 촉진할 수 있는 여성 친화적이며 동시에 남성 친화적인 정책이 될 수 있다.
--- pp.44~45

군필 남성의 높은 임금 프리미엄을 고려할 때 여성의 병역 참여는 성별 임금 격차 최상위권 국가의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향후 긍정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 단, 가사노동에 대한 성 평등한 분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후에 진행되어야 여성에게 이중의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
--- p.63

따라서 불평등과 불평등하게 분배된 자원에 기대어 펼쳐지는 무한 경쟁이 평등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 불평등은 인간 재능과 자원의 극심한 낭비를 초래한다.
--- p.104

구조적 제약 속에서 개인이 자신만의 과제를 어떻게 성찰하고 수행해나가는가를 탐구한 마거릿 아처가 외부순응적 대응이라 명명한 성찰성이 작동하면 외부 환경적 맥락에 큰 문제 없이 맞춰 살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며 정치적인 행위에 관심을 잃게 된다. 그것은 이들이 차별이나 불평등을 인지하고 진단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정치적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보다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미시적 삶을 구축하는 데, 즉, 현재의 삶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 p.131

불평등은 어떤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시작된다.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부모든, 더 많은 재능이나 노력 때문이든, 자유주의 담론에서 흔히 성취에 따른 적절한 보상으로 인정되는 이 거리와 차이는 결국 뒤처진 집단의 발전 가능성을 훼손하고 배제한다. 가장 근원적인 불평등은 생명 그 자체다.
--- p.170

차별은 평등한 사회보다 불평등한 사회에서 더 날카롭게 작동하며, 이에 대한 민감도도 낮아진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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