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세상에 어떻게 이런 반듯한 CEO가 있지?’ 하고 놀랐고, 회사에 대해 알면 알수록 ‘도대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프로세스를 관리하지?’ 하는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런데 왜 사람들이 이런 독특한 경영자와 좋은 회사에 대해 잘 모르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수많은 기업을 만나본 제가 봐도, 알면 알수록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훌륭한 사례를 저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많은 사람에게 메가젠임플란트와 박광범 대표에 대해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슴 속부터 끓어올랐습니다
--- p.10, 「시작하며」중에서
현재의 방사형 조직 구조는 CEO를 중심으로 임원, 팀장, 팀원들까지 소통과 역할, 책임이 함께 공유되는 수평(flat) 체계입니다. 조직 운영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본부장과 팀장이 자신이 책임진 조직을 자기 완결적으로 매니지먼트 하는 것은 같습니다. 다만 모든 직책 수행자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우선순위나 성과목표 달성방법에 대한 기준을 CEO가 언제든지 개입할 수 있습니다. 일명 ‘CEO 직진성 방사형 조직’이 메가젠 조직 구조의 핵심입니다. 의사결정자와 실행책임자 간의 단계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좁힐 수 있다면 그만큼 의사전달 속도가 빨라집니다. 양방향으로 정보공유가 쉬워짐에 따라 조직 전체가 한 방향을 바라보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죠. 박광범 대표는 머릿속으로 이러한 가정을 해보고, 세상에 없는 ‘가장 메가젠다운’ 새로운 조직 구조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 p.59, 「모든 사람이 CEO와 연결된 수평 소통의 힘」중에서
조직이 커지다 보니 각자의 업무는 좀 더 세분화·전문화되었고, 구성원들이 점차 숲을 보는 눈보다는 자기 눈앞에 놓인 나무 한 그루만 보는 단편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박광범 대표는 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메가젠 제품의 시작과 끝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한 ‘공통의 언어’ 말입니다. 제품의 구조나 생산 공정은 연구 부서와 생산 부서만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영업 프로세스 역시 영업 부서만 알아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박광범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잘 만들고 잘 파는 회사면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전 구성원이 현장에서 이해하고 익혀야 합니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영업 현장에서 어떻게 팔리는지, 고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고객의 소리가 무엇인지도 연구 부서를 포함해 마케팅 등 모든 부서의 구성원이 현장에서 직접 느껴보아야 합니다.”
--- p.77, 「모두가 생산과 영업을 알아야 하는 이유」중에서
그러나 현재는 전 부서의 직위 명칭을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통일해 부르고 있습니다. 과거에 직군별로 직위 명칭이 상이하다 보니, 서로 업무와 직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고, 직군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거나 불필요한 이질감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 직위 명칭을 통일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취지는 ‘직군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해당 직위에 맞게 동일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회사는 그에 맞는 동일한 대우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직군에 따라 직위별 역할과 책임에 차이는 있으나 각자의 일의 중요성을 존중하고 동일하게 대우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그 안에는 직군별 차별적 대우에 대한 인식을 해소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직위 명칭이야 통일할 수 있겠지만, 생산직과 연구직이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고?’ 혹시 속으로 놀라지 않으셨나요? 저도 처음에는 “세상에 이런 조직이 있다고?” 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생산직, 연구직, 일반 사무직의 직위 호칭을 통일한 이유, 특히 생산직과 사무직의 직위와 임금 체계를 동일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 박광범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111, 「직군별 직위와 임금 체계를 통일하다」중에서
당시 동종 업계의 많은 회사들은 이 전례 없는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너도나도 인원 감축에 돌입했습니다. 박광범 대표는 CFO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계속 매출이 0원이면 우리 회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죠?”
CFO는 “연말까지, 그러니까 8개월 정도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박광범 대표는 그 대답을 듣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인원을 줄여야 하는가를 말이죠. 그리고 평소처럼 의사결정할 때 주로 떠올리는 4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습니다.
1. 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 / 2.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 3. 동료들이 응원하고 동조해줄 수 있는 일인가? / 4. 이 일을 누구에게 위임할 수 있는가? 적임자가 누구인가?
그래서 박 대표는 일단 버틸 수 있는 한 조금만 더 버텨보기로 합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이 불확실성을 견뎌보자, 당장 어떤 조치를 하고 싶은 조급함도 잠시 내려놓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동안 메가젠이 성장 가도를 달리느라 소홀히 했던 부분을 보강하고, 효율을 더 높일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연구해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또 부득이하게 오프라인 영업이 불가능하진 상황이니 온라인 영업 채널을 강화하고, 글로벌 직판망을 구축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p.123, 「앞으로도 계속 매출이 0원이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죠?”」중에서
2006년 처음 수출에 나섰을 때는 ‘한국에서도 임플란트를 만드냐’ 하는 반응을 들을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했습니다. 그래서 영업으로 접근하기보다 여러 학회에 참여해 네트워크를 넓히고 지속적으로 강의, 세미나 등의 행사를 열어 전문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에 주력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에 박광범 대표는 1년에 120회 이상 비행기를 탈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가장 뚫기 어려운 시장을 열어나가느라 시간과 노력이 훨씬 더 많이 들었지만, 그렇게 부단히 노력한 결과로 유럽과 미국에서 퀄리티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죠. 메가젠은 전체 매출액 중 수출이 70% 이상인데, 현재는 국내 임플란트 기업 중 유럽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고, 9년 연속 유럽 수출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덕분에 2022년 ‘1억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습니다.
--- p.141, 「처음부터 가장 어려운 시장에 도전한 이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