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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용서하지 않을 권리
김태경
웨일북 2022.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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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Chapter 1 범죄의 그늘에 가려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
강도와 폭행치상, 그 끔찍함에 대하여
영혼에 새기는 낙인, 성적 폭력
불이 낳은 꺼지지 않는 공포
나가며

Chapter 2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착각

권선징악이라는 덫
깨진 유리잔 이론
피해자다움에 대한 집착
진범의 공범
당신이라면 피할 수 있었을까?
척 보면 안다는 착각
합의, 자본주의의 두 얼굴
말문이 막힌 사람들의 이야기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나가며

Chapter 3 작은 배려와 존중의 큰 힘

고단한 수사 과정을 견디게 해주는 작은 배려
재판 중에 지각된 공정성의 힘
재판이 끝나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
나가며

Chapter 4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

피해 당사자가 된다는 것
안전감을 잃고 흔들리는 이웃
공감의 대가, 실무자의 대리 충격
사회의 품격과 범죄
나가며

Chapter 5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믿음

삶의 주인이라는 감각
회복을 촉진하는 것들
회복을 방해하는 것들
돌봐주는 단 한 사람의 힘
나가며

Chapter 6 상처 품은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커가는 마음
엄마를 벌주지 마세요
돌봄과 아동 성폭력의 간극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따라가지 않을 거라는 착각
나가며

저자 소개1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서울동부스마일센터(강력범죄피해자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범죄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고된 과정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대법원 전문심리위원, 검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형사사법기관의 의뢰를 받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분석이나 진술 신빙성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임상심리학자이자 피해자학자, 그리고 범죄심리학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차이나는 클라스’, ‘PD수첩’, ‘궁금한 이야기 Y’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사회의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 범죄에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서울동부스마일센터(강력범죄피해자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범죄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고된 과정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대법원 전문심리위원, 검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형사사법기관의 의뢰를 받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분석이나 진술 신빙성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임상심리학자이자 피해자학자, 그리고 범죄심리학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차이나는 클라스’, ‘PD수첩’, ‘궁금한 이야기 Y’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사회의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 범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잔혹한 범죄에만 지나치게 초점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독히도 운이 나빠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삶을 재건하도록 사회와 이웃이 함께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82g | 140*210*20mm
ISBN13
9791192097091

책 속으로

나는 오랫동안 성선설과 성악설 모두를 부인하면서 인간이 백지상태로 태어나 어떻게 교육받느냐에 따라 결이 다른 사람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범죄 피해자의 회복 과정을 함께하는 경험이 누적될수록 그리고 그들의 이웃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힘쓰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간의 내면 깊숙이 선한 의지가 강력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선하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분명 선하다. 범죄 피해자의 경험에 귀 기울이려는 당신의 선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
---「들어가며」중에서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에 예기치 않게 그리고 아무런 잘못도 없이 범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니 더욱더 조심하며 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더욱 주변 사람을 의심하며 불안해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러니 누군가 범죄 피해자가 되었을 때 우리의 일부가 상처 입었다고 생각하고 그 아픔을 건강한 방식으로 공감해 주자는 말이고, 그들이 잘 회복해서 건강한 이웃으로 돌아오도록 돕자는 말이다. 여러 연구에서 범죄 영향을 벗어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요인이 ‘주변의 지지’임을 공통되게 보여준다. 이 말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이 범죄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누군가를 도울 유일한 자원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범죄의 그늘에 가려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나가며」중에서

법정에서 피해자는 증인으로 소환될 때를 제외하고 ‘방청인’으로 존재한다. 재판과 관련된 정보 역시 최소한으로만 제공받을 수 있어서 사전 신청이 있는 경우 첫 공판 일자가 통지될 뿐, 이후의 기일은 피해자가 직접 대법원 홈페이지에서 검색해야 한다. 더욱이 갑작스러운 기일 변경은 인터넷에도 공지되지 않기 때문에 법원까지 갔다가 허탕을 치는 일이 있다. 이런 경우 기일 변경 사유를 알 수 없는 피해자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범인 측에서 거짓 증거를 제시하거나 모사를 꾸미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운 좋게 공판 검사실과 연락이 닿으면 변경 사유를 알 수 있을지 모르나 그렇다고 피해자가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탄원서 제출밖에 없다.
---「재판 중에 지각된 공정성의 힘」중에서

많은 사람이 형사재판을 통해 형이 확정되면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범인조차도 형벌을 통해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졌다고 감히 생각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데는 일사부재리, 즉 한번 판결이 난 사건에 대해서는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하지만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누군가 법체계로부터 악용당하거나 부당하게 괴롭힘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형사사법기관이 수사와 재판을 신중하게 진행하도록 하며 관련 자원들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범죄자가 한 번의 법적 처벌을 통해 온전히 죄에 대한 용서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중에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 시간을 달리 경험하며 결과적으로 시간의 긍정적 효과도 사람마다 달리 나타난다. 보호적인 환경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시간은 분명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특효약이다. 하지만 홀로 고독하게 후유증과 맞서 싸워야만 하는 경우 긴 시간은 또 다른 고통이 되며, 고통스럽게 보낸 그 시간이 쌓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회복의 여정은 길고 험난하다. 그래서 홀로 감당하기에는 무척 버겁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의 가장 존경받는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Elisabeth Kubler-Ross)의 말처럼 돌봐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길은 덜 외롭고 덜 고단할 수 있으며 인고의 시간도 줄어든다.

---「회복을 촉진하는 것들」중에서

출판사 리뷰

“살아서 다행이지 않는 삶도, 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우리의 착각은
어떻게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가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며 화성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사람들, 전 남편을 끔찍하게 살해했던 고유정이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 초미의 관심을 기울였던 각종 언론. 살인, 성폭력, 폭행, 아동학대이 벌어지면 사건을 소비하기에 바쁘다. 여전히 TV를 틀면 범인이 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사건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경위를 찾는 데 몰두한다.

반면, 범죄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매체와 소문을 통해 들은 파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너무 쉽고 빠르게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며, 때로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그들에게 다양한 굴레를 씌우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착각하며 피해자를 쉬운 언어로 위로하는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고 폭력적인지 이 책은 낱낱이 밝힌다.

“참 이상하죠. 제가 힘들어할 때마다 ‘잊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만 울고, 이제 웃어’라고 재촉하던 주변 사람이 막상 제가 웃으니까 뒤에서 욕을 해요.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도 좋다며 웃는다고.”

『용서하지 않을 권리』는 우리가 자극적인 범죄 사건에만 몰두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그래야 갑작스러운 범죄 사고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건강하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범죄를 우리가 막을 수는 없지만, 편견 없이 사건을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 일상을 다시 살아가려는 그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돌봐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전히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
범죄 피해자의 회복을 돕는 일


범죄 사건의 피해자는 지독히 운이 나빴을 뿐이다. 하지만 그 원인을 피해자에게 찾는 사회에서 피해자가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감히 상상해 보라.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이 모르는 사람에게 살해를 당했다면, 시신이 없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신을 보지 못할 경우, 그 상실을 받아들이고 회복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 우리는 감히 그것을 견주어 볼 수 없다. 섣불리 위로할 수도, 감히 공감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우리가 피해자의 삶을 책임져 줄 수 없다”라고 말한다. 피해자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모든 결정을 내리는 개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작고 적정한 지지는 그들이 일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위기에 처한 피해자에게는 “이제 당신은 안전합니다”라는 출동 경찰의 말 한마디, 누군가 잠시 곁을 지켜주는 것, 말없이 건네준 물 한 잔, 옷을 챙겨 입을 시간을 주는 것, 호기심에 찬 구경꾼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 등과 같은 작은 관심과 배려가 ‘세상이 여전히 안전하며 살 만하다’는 감각을 잃지 않게 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재판 중 관계자들의 중립적이면서도 공감 어린 말, 말할 기회와 시간을 넉넉히 주려는 태도,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부적절한 변호인의 질문을 중지시키는 것과 같은 작은 배려가 피해자에게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고, 억울함과 분노를 경감시켜 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타인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함에도 인간을 고통 속에서 해방하는 것도 다름 아닌 타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추천평

범죄 사건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공분하며 언론 보도에 관심을 두기 바쁘다. 하지만 사건의 잔혹성에만 주목하는 가해자 위주의 보도가 넘쳐나면서 피해자의 존재는 점차 사라져 가고 피해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던 사람들의 관심도 옅어져 간다. 이 책에서 김태경 교수는 범죄 피해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해 다양한 범죄 사례를 바탕으로 고찰하며,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착각으로 섣부르고 잘못된 우리의 ‘공감’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다.

즉, 피해자와 그 가족 등 주변인에게서 나타나는 심리적·신체적 반응을 살펴보고, 직접적인 범죄 피해(1차 피해)와 함께 2차 피해의 위험성에 주목하며, 수사나 재판 절차 등 형사사법 체계 내에서 피해자가 경험하는 고통에 대해 고찰한다. 이 책을 통해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 이웃 등 주변 사람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가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 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 박지선 (범죄심리학자)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자신이 가진 사회적 정의에 대한 신념과 타인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에 의구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한 책. - 설레다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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