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에세이가 무르익자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에세이는 재치나 감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관계가 깊어지고 영글어야 이루어진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하현옥씨의 작품은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에세이의 형식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삶의 슬픔을 참담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을 그려서 슬픔을 이겨내는 힘을 보여주는 저력이 있다. 그렇게 하여 삶의 슬픔을 감동의 세계가 되게 바꾸어 놓았다.이것은 분명 하나의 발견이다.
하현옥씨의 감각은 몹시 재치가 있고 발상의 순발력이 돋보인다. 에세이의 흐름을 빠르게 잡고 변화의 호흡을 증폭시켜서 마음속을 영상의 차원으로 몰아가려고 한다. 느낌이 신선하고 읽고난 뒷맛을 산뜻하게 한다. 사물을 추적하려는 마음은 끈끈하게 집착을 갖게 하여 하현옥씨의 에세이는 호소력을 갖는다. 앞으로도 산뜻한 에세이를 기대하게 하는 솜씨를 연마해 주었으면 한다. 文人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을 새롭게 보려는 의지가 충만해야 작품이 살아남는다. 하현옥씨의 꾸준한 연마를 바라면서 문운을 기대한다.
- 윤재근 (문학가)
하현옥씨의 경우는 서사적인 구성을 취하되 허구가 아닌 체험을 바탕으로 수기 형식을 띄고 있다. 논픽션인 수필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서사적인 구성으로 소설적인 흥미와 감동을 유도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며 장편수필의 진미를 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현옥씨의 진가가 돋보이고 장편수필의 개척에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하고 싶다.
하현옥씨의 수필세계에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자비의 정신이다. 자신보다 못한 이웃으로 열려있는 마음의 손길에서 따스한 인정과 거룩한 체온을 느끼게 한다. 외롭고 가난한 사람끼리 뭉쳐 서로 돕는 `바람벽'을 만드는 공동체 의식이다. 하현옥씨가 보여주는 착함의 폭포수에서 넘쳐흐르는 청산유수로, 어디든 다가가서 사랑의 손길과 깨달음의 득음을 전해주길 바라면서 한국 수필문학의 큰 물줄기가 되길 기원한다.
- 정목일 (수필가, 교수)
혼(魂)을 저당 잡혀 지어낸 인간의 이야기
하현옥씨의 소설은 저당 잡힌 혼(魂)의 노래이다. 문학에 영혼을 저당잡힌 사람만이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서사적 인생사이다. 숨죽여 속삭이고 싶은 사랑과, 광기의 고함으로 토하고 싶은 아픔이 서로 어울려 장대한 변주곡을 울린다. 일단 손에 쥐면 마지막 페이지에서 손을 떼게 되는 마력은, 풍부한 상상과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문장력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고통을 함께 아파하고 그 아픔을 대신하여 말한다. 그러므로 작품마다 가슴을 아리게 하는 감동이 짙게 배어있다. 그는 이 시대가 지켜 주어야 할 소설가이다. 실의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가슴으로 말해준다. 어둠이 깊을수록 그의 작품이 빛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박양근 (문학박사, 수필가, 부경대학교 영문과 교수)
고뇌 속에서 핀 눈물꽃. 하현옥의 수필집 『꿈꾸는 여자』와 함께 발간된 창작집 『인동초를 아시나요』를 깊은 관심으로 읽었다. 하현옥의 글은 마디마디 피의 절규가 스며있는 듯하다. 삶의 통증과 인생의 고뇌를 통하여 고귀하게 얻어지는 눈물 꽃이다. 시궁창 같은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물위에 뜬 잎새들 사이를 절묘하게 핀 수련처럼, 처절하고 암담한 절망의 계곡에서 뜨거운 열정을 뽑아내는 작가의 세계관이 희망적으로 진술되고 있다. 하현옥의 수필적 우주관은 언제나 그 기저에 삶의 아픔이 녹아 있다. 하여 하현옥의 문학에 대한 시선은 근본적으로 절망의 피울음을 통해서 영그는 인간 사투요, 미래 지향적 꿈의 의식이다. 작가의 삶의 현장에는 언제나 견디기 어려운 고해바다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현옥의 눈초리는 환상과 꿈을 향해 있지만, 그의 문학적 본질은 언제나 현실을 떠나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징적 리얼리즘으로, 인간의 실상과 삶의 현장을 철저히 사수하고 있다 하겠다.
- 강영환 (시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