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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후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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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127*188*30mm
ISBN13 9791190408387
ISBN10 119040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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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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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제발, 제발. 아무것도 아니어라.”
도환이 혼잣말을 연신 중얼거리며 검색엔진과 수사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그러고 나서 캠퍼스 노트에 적혀 있는 날짜를 검색했다. 잠시 뒤, 해당 날짜에 관련된 사건들이 모니터 화면에 쏟아져 나왔다. 도환은 중범죄 위주로 파일을 나열하고 내용물과 유사성이 깊어 보이는 것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나갔다.
“이런, 말도 안 돼.”
도환이 떨리는 목소리로 욕을 하고 성수 팀장과 팀원들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모니터 화면에는 택배 상자에서 봤던 오래된 단독주택들이 노부부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집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 p.59

“신을 부정하는 것과 상응하는 게 과연 뭘까요.”
리원이 되물었다.
“그것은 말이에요. 토끼를 사냥하는 시간이에요.”
민희가 배시시 웃으면서 말했다.
“토끼를 사냥하는 시간이요?”
리원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한 마리의 토끼가 사람을 구원하는 게 아니라 토끼를 사냥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커다란 행복과 만족을 준다, 뭐 그런 거예요.”
민희가 와인 잔을 들이켜고 나서 말했다.
“아하, 메시지 자체는 완전히 이해됐어요. 그러면 두 분에게 있어 토끼는 무엇이고 사냥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겠어요?”
리원이 민희의 빈 잔에 화이트 와인을 곧바로 채워 넣었다.
“토끼는 사람이고요. 사냥은…… 팍팍, 팍팍, 히히, 히히.”
--- p.116

도환이 강필구를 바라보면서 진지하게 되물었다.
“우리가 형사라는 직업 때문에 남들보다는 중범죄자를 자주 만나는 편이잖니. 검거를 할 때라든지 조사를 할 때라든지 법정이나 형무소에서 만날 때라든지.”
해철이 전방을 예의주시하면서 말했다.
“그렇죠. 엄청 자주 만나는 편이죠.”
도환이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본 적은 없으니까 진심으로 후회하는지 안 하는지 영영 알 수가 없지. 엄연히 말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거니까.”
해철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이중인격자나 리플리 증후군 같은 게 아니라 나뭇가지가 많으니까 같은 사람이면서도 다른 사람일 수 있고, 다른 사람이면서도 같은 사람일 수 있다는 거죠?”
도환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되물었다.
“그렇지, 우리 직업이 보이는 거 위주로 판단해야 하는 게 맞지만 직업을 벗어나서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 p.236

“이게 천사라고요?”
동식이 두 번째 그림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아름답고 멋진 천사의 모습과는 확실히 대조적이었다.
“네, 저도 그 말을 듣고 엄청 놀랐었어요. 이렇게 무섭고, 흉측하게 생긴 것이 왜 천사냐고요. 그랬더니 언니가 그러더라고요. ‘진희야 신, 천사, 악마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전부 하는 짓이 비슷하잖아. 그러니까 천사가 아름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 그림을 보면 좋겠어.’라고 하더라고요.”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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