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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가 웃다

동백나무가 웃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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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88쪽 | 130*180*15mm
ISBN13 9791158544300
ISBN10 115854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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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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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 커다란 초록고양이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어요.
주변 풀들이 모두 사라진 건 초록고양이가 그곳에 자리를 잡고부터였지요.
고양이가 풀을 모두 뜯어 먹었느냐고요?
그건 아니에요.
고양이는 풀을 먹지 않거든요.
그럼, 왜 그러냐고요?
누가 그러는데요,
고양이의 동그란 눈을 보고 풀들이 모두 저절로 사라져버렸대요.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거니?
믿거나 말거나 맘대로 하세요.
하지만,
초록고양이가 노려보고 있는 그곳엔 지금 풀이 하나도 없는 건 사실이니까요.
--- p.25, 「초록고양이」 중에서

네 맘에 들지 않는다고
조급하게 그러지 마!

누구에게나
그럴 때가 있는 거야.

그렇게 다그친다고
달라질 건 하나도 없어.

이럴 땐 그냥 그대로
가만히 지켜보는 거야.

까닭이 없어지면 그땐
몰라보게 달라질 테니까.
--- p.35, 「까닭이 없어지면」 중에서

어릴 적 엄마 아빠와 헤어져 갈 곳 없는 너구리 한 마리 골목 하수구에서 산다.
이제 훌쩍 자란 너구리의 집은 하수구이다.
사람들 눈길 피해 종일 깜깜한 굴속에 숨어 지내다 혼자 사는 골목 안 집 할머니 손에 들려온 밥 냄새가 맨홀 뚜껑 틈새로 기어들 때면 얼른 모습 비친다.
한 번도 귀찮다 않고 꼬박꼬박 밥을 챙겨주는 할머니
“그래, 식구가 따로 있나. 한솥밥 같이 먹으면 식구지.”
할머니와 너구리는 지금 진짜 식구이다.
--- p.54, 「진짜 식구」 중에서

여우네 숲속에서는
매일 물을 길어 올리는 펌프질 소리가 들렸어.
초대받아 온 사막의 전갈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자기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잠시 잊곤 했어.
숲속에선 더위 먹은 숨결이 내려앉고
마음이 너무너무 편안해진 거야.
전갈은 나무들의 펌프질 소리를
어릴 적 엄마의 자장가처럼 들으며
숲속 여우네 오두막에서 낮잠을 즐기곤 했어.
여러 날이 지나면서 이제는 어떻게 하면
나무들을 사막으로 옮길까 하는 궁리를 하곤 했어.
드디어 사막으로 돌아가는 날
전갈은 수레에 어린 나무들을 가득 싣고 갔어.
그렇게 심은 나무들이 자라
지금의 오아시스가 되었다는 거야.
--- p.63, 「오아시스의 전설」 중에서

서로 한 몸이 되는 것이
정말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딴 곳으로 눈길 돌리지 않고
늘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몰라.

더 가까워지지도 않고
더 멀어지지도 않고

나란히 가는 길에

무거운 짐 나누어 함께 지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몰라.
--- p.67, 「철길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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