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글쓰기의 조기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우선 성적 때문이다. 많은 학교가 수행평가로 영어 글쓰기를 내세우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비교적 쉬운 수준으로 영어를 배워왔기 때문에 학교 수업 과정을 그저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유학을 가게 되든, 영어로 과학, 문학 등을 공부하는 특목고에 다니든, 영어 글쓰기 실력으로 수행평가 등급이 나뉘는 일반고에 다니든, 글쓰기 실력이 성적을 결정한다. 잘못된 단어 하나만 선택해도 등급이 떨어질 수 있는 이 글쓰기를 초등 저학년 때부터는 시작해야 표현력 증진 및 사고력 확장 측면에서도 큰 밑거름을 닦아놓을 수 있다.
---pp.17-18
이 그림은 영어 글쓰기를 구조화하는 데 인기 있고 효과적이다. 이 그림은 미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글쓰기 방법에 대해 소개할 때 보여주는 것이다. 이 햄버거 그림은 글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상단의 햄버거 빵은 글의 서론에 해당하고, 가운데의 고기와 채소, 토핑은 글의 본론이며, 하단의 햄버거 빵은 글의 결론이다.
(중략)
이 햄버거 그림을 이용하면 글의 구조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잘 담아낼 수 있고, 글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지며, 논리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다.
---pp.34-35
나는 영어 라이팅에서 가장 쓰기에 적절한 주제가 ‘좋아하는 사람(favorite person)’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영어 라이팅을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써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짧고 단순하게 쓰는 것이 문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 단짝 친구 에이미(Amy)인데, 내가 걔를 왜 좋아하냐구요? 그녀는 매우 착합니다(She is very nice). 끝!’
이 아이는 ‘내가 착한 에이미를 좋아한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지?’라고 생각하며 당연한 질문을 하는 나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럼 나는 하나하나 예시를 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네가 에이미를 좋아하는 건 에이미가 착해서일 거야. 그럼 왜 착하다고 생각하는 거니?”
이렇게 하나하나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자세한 질문을 건네야 한다. 왜냐고? 이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정확하게 내가 왜 에이미를 좋아하는지, 에이미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아주 멋진 장점을 가진 에이미에 대해 저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서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pp.65-66
사실 대치동에서 영어 글쓰기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에세이 글 대부분은 구성이나 형식이 정형화되어 있다. 대치동 아이들은 대부분 에세이를 5문단으로 쓰는데, 5문단의 글은 앞에서 소개한 글쓰기 방식을 익히면 얼마든지 써낼 수 있다. 그러나 창의적인 글쓰기는 아이의 사고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글이기 때문에 이 아이의 “찐” 글을 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여러 아이들을 가르쳐본 나는 창의적인 글을 잘 쓰는 아이들이 글쓰기에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2025 개정교육과정 이후 창의력이 중요진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창의적인 글쓰기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pp.109-110
영어 독후감 쓰기는 대입 수시 학생부 영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하다. 영어 독후감 쓰기가 중요해지니, 요즘은 영어 유치원에서도 책을 읽고 반드시 영어 독후감을 쓰게 한다. 만약 아이가 “독후감을 작성할 만한 내용이 없다, 기억이 안 난다”라고 한다면, 그냥 훌렁훌렁 책장을 넘기면서 그림만 본 셈이다. 책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 않은 것이다.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의 가장 큰 약점은 많이 읽기, 즉 다독은 하는데 정독은 하지 않은 것이다. 책을 많이 읽기는 하지만 막상 질문을 해보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독후감은 책을 읽고 이해한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해 쓰는 것이다. 독후감에는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누구인지, 그 일이 일어난 장소와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떤 갈등이 있었고 주인공이 그 일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지, 만약 자신이 그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그 사건 이후 주인공이 어떻게 되었는지 등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할 수 있다.
---pp.124-125
·성향: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아이들 중에는 라이팅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고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 아무래도 대치동 아이들이기 때문에 단어와 문법 그리고 읽기 공부를 계속해 온 친구들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도 이과적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꽤 많다. 그런 아이들은 글을 쓸 때 군더더기를 길게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은 픽션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브레인스토밍에 더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고, 그 이야기를 아이 자신도 더 재미난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풋(Input): 이 아이에게는 많은 이야기를 하게 했다. 그냥 이야기를 하게 하지 않고 보다 즐거운 픽션, 즉 소설을 읽은 후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주인공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래서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지은이는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한 것인지에 대해 머릿속으로 정리하게 했다.
·학부모의 도움(Support): 눈치채셨겠지만 이런 아이의 학부모님들도 이과적 성향이 강하신 경우가 많다. 아이가 집에서도 소설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책을 읽게 하라고 권해 드렸다. 이런 아이는 집에서 과학 책을 보거나 과학 영상을 보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 그런 성향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우선은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어린 나이에 배우면 훗날 이 아이의 스피킹과 라이팅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집에서 어머님과 함께 소설을 읽게 했다.
---pp.155-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