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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형평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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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3*207*20mm
ISBN13 9788939231320
ISBN10 89392313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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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누구이더냐
우리는 어디에서 왔더냐
백정의 아들딸들아!

너희들 아비의 아비들은
말 타고 활을 쏘던
대지의 사냥꾼들이었더라

나라에 흉사가 들면
초야草野에 나가
짐승을 잡아 제물을 마련하고

나라에 전운이 감돌면
선봉에 나서서 적들의 목을 치고
승리의 함성을 전하였더라

우리들은 그렇게
양민을 뜻하는 백白자에
병정을 뜻하는 정丁자가 합쳐져 불려졌더라

하늘의 백성이자
땅 위의 인간이었던
사람의 후손들이었더라

왕가의 후손은 아니었어도
정승판서 가문으로 대물림해
축복받은 핏줄은 아니었어도

아, 우리는 그렇게
하늘의 아들이었고
대지의 딸들이었더라

땅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애오라지 사람의 몸에서 흐르는
뜨거운 피와 마음을 지닌 영육이었더라

고조선의 초원을 내달리던
산과 들을 쩌렁쩌렁 호령하던
천손天孫의 핏줄과 기상이었더라

뉘라서 이를 부정할 수 있으리
뉘라서 우리를 괄시할 수 있으리
우리는 조선인의 뿌리였노라

노래와 춤으로 하늘을 경배하는
팔관회 대동 한마당에 늘어선
선량 선비들의 마음인들 우리와 같았고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발해, 여진, 거란, 몽골, 만주 벌판을 달리던
하늘에서 부터 타고난 유목민이었더라

고조선의 대륙과 정신이 사라지고
천손의 맥이 끊어지고 갈라지고
더는 우리가 우리가 아닌 세월 속에서

하늘의 자손이었던
천민天民이 어느 사이 비천한 천민賤民이 되어
천대와 멸시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더라

그러나 우리는 일찍이
천손의 재주와 기능을 이어왔거늘
북방의 이민족이라 누가 낙인을 찍었는가

북방의 핏줄이 과연 무엇이라는 말인가
산과 들에 나가
활 쏘고 말 달려 사냥을 마치면

잡은 고기는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공평하게 나누며 살아온 풍습이
그게 우리에게 죄와 벌이 되었더란 말인가

우리는 우리끼리
모이고 어울려서 쉼 없이 살아 내려온
사람의 목숨이었을 뿐이었더라

백정은 그렇게
벗어젖힌 몸으로 한 손에는 전사의 칼을 쥐고 살아온
더운 숨결의 이름이었더라
---「백정도 사람이다」중에서

조선의 천출들인 오정五丁 중에
병정, 율정, 역정, 전정 다음으로
백정의 자리가 새겨지게 되었더라

병정은 군인이었고
율정은 광대와 사당패
역정은 말을 돌보는 자들의 지칭이었더라

전정은 화전민을 가리켰고
백정은 짐승을 도축하는
또 다른 짐승들의 이름이었더라

세월을 거슬러 오르면 북방 유목민 중에는
고려에 발탁되어 조정의 신하에 오르기도 하였으나
직업으로 층하를 지운 것은 이씨 조선부터였더라

짐승을 사냥하고 도축하는 어엿한 업이
저들의 눈에는
비단옷을 걸친 이들의 서책에는
짐승보다 못한 짓으로 적혔던가 보더라

가죽으로 북이나 나막신 만드는 갖바치도
백정의 상전 취급을 받았던 현실이
조선 백정의 실상이었더라

세도가들의 수탈에 찌들다 못하여
산간에 숨어들어 화전민이 된 이들도
백정보다 못하지는 않았더라

조선을 위해, 조선의 양반을 위해
자신의 고기와 거죽을 바친
짐승 아닌 짐승이 백정이었느니

간난하고 처절한
오백 년 세월이었더라
그보다 길게 이어진 비극의 역사였더라
---「백정 유사有史」중에서

진주사람 강상호姜相鎬
진주사람 신현수申鉉壽
진주사람 천석구千錫九

위 양반 출신 지식인들과
백정 출신 지식인 장지필張志弼
백정 출신 재력가 이학찬李學贊

진주 중앙시장 정육점 상인들
진주 백정 350여 명
마침내 그들 앞으로 새날, 새 아침이 밝았더라

1923년 4월 25일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만천하에 천명한
최초의 형평 운동이 깃발을 올렸더라

이는 형평사를 중심으로
백정 천민들의 계급과 지위 향상을 향한
신분 해방 운동의 태초의 닭울음 소리였더라

한날한시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으로 떨쳐 일어난 혁명이었더라
마침내 밝게 솟아오른 새날 새 아침이었더라

같은 나라 사람들이 다투어서 괄시하니
식민 시대 일본 놈들까지도
백정들을 멸시하였더라

민적民籍앞에 붉은 점을 찍거나
도한屠漢으로 기재하였고
사람 취급을 하지 않던 관행이 이어졌더라

악습은 해방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아
입학 원서나 기관의 제출 서류에도
백정의 홀대가 끊이지 않고 있었더라

이제 백정의 의분들을 한곳에 모아
천지 만물과 만천하에 고하는
혁명의 함성이 불타오르고야 말았더라

사람대접을 받기 위한 뜨거움으로
대나무 밭의 죽순들처럼
대지를 뚫고 오르는 거역의 아침이 밝아왔더라

진주형평운동은 백정 신분 해방을 위해 쏘아 올린
이 나라 최초의 인권 해방 운동의
서막이자 절규였더라
---「개벽開闢」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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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경 시인은 허다한 유령의 난무 같은 시의 관념적 풍조와 다르게 직접 입으로 씹어 먹으며 이야기하는 시를 써왔다. 자신의 시 정신에 대해 “나는 매운 고춧가루로 김치를 버무려 먹는 조선년”이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박구경은 뉴욕의 지구적 패권주의 본산인 세계무역센터빌딩을 비행기로 뚫고 들어가 폭파한 아랍 청년을 가리켜 뜨거운 추어탕 두부 속으로 들어간 미꾸라지라고 한 최초의 시인이다. 한 민간단체가 한반도 남북 철도의 연결 운동을 하며 ‘부산에서 베를린까지’라고 써 만든 기차표 사진을 자신의 시에 삽화로 실었다. 이 박구경이 최후의 작품으로 민족사 내부의 깊은 상처인 백정 계급 해방 운동을 벌인 진주의 ‘형평운동’에 대해 유장한 서사시를 썼다. 이 상처의 치유가 외세의 침략과 독재의 갑질을 막아낼 진정한 자격이라는 고백은 참으로 소중하지 않은가.
- 구중서 (문학평론가, 시조시인)
나는 이 시집 원고의 교정을 보다가 시인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하고 미어터져 오르는 오열을 끝내 참지 못했다. 4월 25일 ‘형평사’ 100주년 기념일에 맞춰 시집을 출간하기 위해 우리는 일 년 전부터 준비작업을 해서 모두 완료했고 며칠 전에는 마지막으로 표사 청탁을 위한 전화까지 주고받았었는데 느닷없는 부고라니, 마른하늘의 날벼락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리라. 올 초 본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신간을 사 주며 가족처럼 격려해주던 시인이었다. 산청이 낳고 진주가 길렀으며, 평생 진주를 사랑한 진주시인 박구경이 목숨과 바꾼 『진주형평운동』 시집이 50일을 못 채워 유고집이 되고 말았다. 여류의 차원을 뛰어넘은 신분 계급 해방 운동 서사시, 남명 조식의 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했던 시인의 이 시집은 바로 그의 분신이리라.
- 윤한룡 (작가, 실천문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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