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실제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공간, 미래 지향적인 공간 등의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역사는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낳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흔한 공간·역사 안내서가 아닌 윤선도 원림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새롭게 고찰해 볼 수 있게 했으며 고산 윤선도의 삶의 가치도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원림을 이상향의 공간인 무릉도원을 넘어서 사회 공동체 터전으로 인식하고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간척 등을 통해 공간적 가치를 확장시키려 했다는 점이 실로 놀라웠다. 작가이며 조경가로 알려진 윤선도의 공간에 대한 감각, 경영 마인드는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 신우철 (완도 군수)
윤선도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저자는 정원과 간척지, 산업과 물류, 개발과 관리 같은 경제적으로 연관된 키워드를 쫓았다. 자연애호가로서 윤선도를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개발자 윤선도가 보는 시각으로 접근한 것이다. 윤선도가 장소의 가치를 발견하고 연결하며 확장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현 시대의 디벨로퍼가 제안하는 개발 과정과 오버랩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 윤선도 정원의 기능은 낭만적인 생활공간이자 놀이공간을 넘어, 서남해안을 경영하는 범주로까지 확장된다. 더욱이 입체화한 윤선도 캐릭터와 넓어진 세계관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의 시나리오로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소재를 제공한다. 창작의 고통과 고증의 노력을 현저하게 줄여줄 완성된 취재 노트가 될 것이기에 창작자들에게 놓치지 말라고 추천한다. 정원, 섬 전문가인 저자의 시선을 따라 섬 문화유산 콘텐츠의 차별화된 가치를 한껏 느껴보길 바란다.
- 오동호 (한국섬진흥원 원장)
이 책은 완도의 섬 보길도의 윤선도 생애와 역사적 공간을 재평가하는데 중요한 학술서적이다. 이 책은 보길도에 유배 온 조선 중기, 후기의 문신이자 시조 작가, 정치인인 윤선도의 일대기, 그러나 유배 중이지만 보길도를 중심으로 서남해의 바다를 거대하게 경영하고 해양중심으로 디자인하고자 했던 ‘디벨로퍼(developer)’의 면목을 다양한 자료를 통하여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윤선도는 유배지였던 보길도의 바다와 연안을 간척, 해상 경영, 정원을 통해 자급자족의 섬 경영을 시도했다. 섬과 바다 경영을 위해서는 자원의 종류, 분포, 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조사하는 것이 기본이다. 윤선도는 섬을 일주하고, 여러 산 정상을 올라 보면서 보길도의 산림, 연안, 마을의 위치와 자원의 특성을 살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보길도의 많은 유적지에서 그의 포부를 읽을 수 있다. 울창한 산림을 보호하고자 세웠다는 낙서재와 동천석실, 당시 귀한 소금을 생산하기 위한 물을 제공했던 세연지, 생활용수를 공급했던 곡수당의 연지 등은 윤선도의 세밀한 해양과 산림 분석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 홍선기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사)한국섬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