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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온 여인

가을에 온 여인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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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711g | 145*210*35mm
ISBN13 9788960532762
ISBN10 8960532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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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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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도 또?’
야릇한 기대와 불안이 그의 발소리를 죽였다. 성표는 화장실의 문을 밀고 들어섰다. 용변을 끝낸 그는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심조심하며 슬리퍼를 끄는 소리가 왼편 복도 쪽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 발소리는 차츰 가까이 다가왔다. 화장실 앞을 지나서 그 발소리는 오른편 복도 쪽으로 사라져버렸다.
‘해괴한 일이다. 알 수 없어.’
오륙 일 전부터 이 시간에 그 이상한 발소리가 어김없이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성표는 누가 화장실로 오는가 보다 그렇게만 생각했었다. 그 발소리가 화장실을 지나쳤을 때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며 별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다음 날도 그러했다. 그 다음 날도. --- p.105

“신 선생.”
“네.”
“블라우스 호주머니 속에 담배가 들어 있어요. 좀 꺼내주세요.”
오 부인은 앞을 바라본 채 말했다.
성표는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체온이 손끝에 닿는다. 바로 유방 위다. 성표의 손이 떨렸다. 겨우 라이터와 담배를 꺼내었다.
“물려주시구, 불도 켜주세요.”
성표는 담배 한 개비를 뽑았다. 그리고 이번에도 주저하면서 오 부인 입에 물려준다. 루즈 탓이겠지만 오 부인의 입술은 타는 듯 붉었다. 한 손으로 바람을 막으며 라이터를 켜서 불을 댕겨줄 때 오 부인의 머리칼이 성표 볼에 와 닿았다. 미묘한 촉감이었다. 그리고 그윽한 냄새였다. 성표는 전기가 통한 것처럼 전신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을 느꼈다. --- p.233

“누군가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면 신 선생은 어떡하시겠어요?”
오 부인은 의연히 돌아앉은 채 말했다. 성표는 말이 없다.
“억울하죠? 그럴 거예요.”
오 부인은 혼자 뇌듯 말하고 역시 혼자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를 죽이려는 사람은 강 사장입니까?”
성표는 무겁게 입을 떼었다.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할 수 없죠.”
“할 수 없다…… 지금 이 부근에는 아무도 없어요. 아무도, 아무도 없단 말예요. 얼마 가지 않아 해는 떨어지고 어둠이 올 거예요.”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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