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시너지로 결과를 내는 곳이고, 서로의 관계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정치처럼 좌, 우로 분열되어 서로를 비방하거나, 상대의 사고방식이나 논리 자체를 부정하는 상태에 빠지면 더이상 발전할 수 없다. 정당들은 한정된 표를 두고 싸우는 경쟁상대이지만, 꼰대와 MZ세대로 대변되는 새로 들어온 조직원들은 한 팀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꼰대스러운 조언도 할 것이다. 충고는 기본적으로 꼰대스럽다. 상대보다 자신이 더 좋은 생각을 한다는 오만함과 상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말을 할 권리가 있다는 특권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오만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생각의 소재를 하나 더 드리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서로 다른 입장, 다른 위치에 있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절대적인 올바름이라는 것은 존재한다. 이제는 아무리 좋은 충고라도, 듣는 사람이 지나치게 길다고 느끼거나, 권위적이라고 느끼거나, 재미나 ‘겜성’이 없으면 꼰대질로 평가절하될 리스크가 있지만, 이미 꼰대임을 커밍아웃한 이상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리라 믿고 말해 보고자 한다. 하지만, 의사들의 ‘술 담배 줄이고, 야채 많이 먹고, 푹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세요’ 같은 영혼 없는 충고는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프롤로그」중에서
신입사원은 사회의 변화를 가장 처절하게 겪은 사람이고, 앞으로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 절실하게 고민한 사람이다. 그들은 지금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사회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것만으로도 회사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며, 큰 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
---「모네도 이상한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다」중에서
옛날엔 핑크색이 남성을 상징하는 색이었다는 걸 아는가? 정열과 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남성을 대표하는 색이었고, 그것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든 것이 핑크색이다. 그래서, 19세기까지 영국군 제복은 빨간색이었고, 왕실이나 귀족 남자들은 빨간색이나 핑크색 옷을 즐겨 입었다. 반대로, 파란색은 우아함과 청순함을 상징한다고 해서 여성의 옷에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던 것이 20세기로 넘어오면서 자본주의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역전되었을 뿐이다. 이렇듯 시대에 따라 가치관은 변한다.
어느 날, 신입사원이 위 아래 핑크색 정장을 입고 출근한다면, 그 사람이 이상한 게 아니라 시대가 또다시 변했을 뿐인 거다.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꼰대이다.
---「모네도 이상한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다」중에서
이런 구태의연한 전개, 이벤트가 회사 만족도에 아무 영향이 없을까? 아니다. 아무 고민 없이 만들어진 이벤트, 매년 반복되는 의미 없는 행사 같은 것들을 계속 접하면, 직원들은 혁신과 창의성을 끝없이 강요하는 회사가 정말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런 조직에서 변화를 만들려고 나서는 것이 주저되고, 점점 기존의 분위기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은 이런 회사의 조직문화는 점점 그 시대의 문화와 격차가 커지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20년 동안 계속 위기였다」중에서
아니다. 자연에 있는 모든 창조물이 그들 만의 역할이 있듯이, 조직의 모든 구성원은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고 존재가치가 있다. 지렁이가 흙 속에 숨구멍을 만들어 주고, 물 흐름을 좋게 만들고, 흙을 퇴비로 바꾸어 주듯이 말이다. 구태의연한 행동을 강요하여 직원들을 숨막히게 하고, 직원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아 정보의 흐름을 나쁘게 만들고, 공정하게 평가해 주지 않아 꿈을 퇴사의욕으로 바꾸는 것이 꼰대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꼰대도 조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꼰대의 존재가치」중에서
꼰대가 후배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이야기는 실패 경험이다. 꼰대의 특기인 충고와 설교, 자랑스러운 성공담 전수가 아니다. 실패 경험은 회사의 현 수준과 실정이 가장 적나라하게 녹아 있는 실화이며, 외부에서 돈 주고 얻을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교육도 성공하기 위한 방법은 가르쳐 줄 수 있지만, 어떻게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실패경험의 전수」중에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모든 시스템, 조직문화는 예전에 누군가가 결정하고 만든 것들이 누적된 결과물이다. 당신이 그 ‘누군가’가 되어서는 안 될 이유는 없다. 만약 회사에 대해 불만인 것이 있다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서, 다음 사람들이 똑같은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바꾸어야 한다.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한다면, 당신도 그렇게 욕했던 회사의 구태의연한 시스템 또는 꼰대들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변화의 출발점이 되라」중에서
위로는 진통제일 뿐이다. 그것도 부작용이 있는 진통제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위로받고, 고통을 잠시 잊는다고 나를 힘들게 하는 현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마음 맞는 사람과 술잔을 기울이며, 회사에서의 울분을 토해내고 위로받아도, 다음 날 아침에는 또다시 지하철을 타고 나를 괴롭히는 상황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위로가 효과가 있어 그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줄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어느새 약효는 떨어지고 또 다른 진통제가 필요해진다.
위로는 나의 감각을 마비시켜, 당장 행동해야 하는 절박함을 잊게 만들고, 변화하기 위한 몸부림을 늦게 시작하게 만들 뿐이다. 원래 진통제는 치료나 수술 후에 먹는 것이다. 치료나 수술의 고통에 힘겹게 맞서 견뎌낸 몸을 쉬게 하는 것인데, 지금 시대는 치료나 수술은 안하고 진통제만 찾는 사람이 많다.
---「끊임없이 노력하라」중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후의 상대방 침묵은, 동의가 아닌 경우가 많다. 상대를 침묵시켰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의견을 변화시킨 것은 아니다. 그냥 침묵하는 것이 덜 귀찮고, 더 안전하고, 문안한 처세이기 때문일 뿐이다. 또한, 상대에게 발언 기회를 한 두 번 준다고 해서 지적질이나 훈계가 대화로 변하지는 않는다.
---「리더십은 독백이 아니라 대화이다」중에서
그래서 단편적인 현상이나 상황에 따른 대응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피하고, 어떻게 하면 꼰대가 아닌 리더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기법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한 때 보고서는 무조건 한 장으로 만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였고, 어떤 때는 6장짜리 스토리텔링 보고서의 효과를 역설하는 책이 베스트셀러였다. 기법은 유행과도 같다. 유행하는 옷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듯이, 유행하는 기법을 적용한다고 모든 사람이 효과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기법은, 경험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각자의 스타일 및 성격에 맞는 것이 몸에 배인다. 유행을 쫓아 무리해서 스키니진이나 레깅스를 입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