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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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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135*200*20mm
ISBN13 9791192579887
ISBN10 1192579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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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이건 사랑이야.
확신하고 말았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석 달 전, 그 찰나의 만남으로 사랑에 빠진 것이다.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와카, 얼른 음료수 사서 가자.”
마키오의 목소리를 들으며 계산대를 향해 달렸다. 그는 무서운 기세로 뛰어오는 내 모습에 잠시 놀라는 것 같았지만, 이내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아아, 그러지 마. 그렇게 웃지 말란 말이야. 그 웃음 하나에 난 당신이 우리의 운명을 인정했다는 착각에 빠져 버린다고.
---「프롤로그」중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야. 그건 정말 좋단다.”
시노에게, 그리고 미쓰에 스스로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나이가 몇 살이든 사람을 좋아할 수 있어. 상대를 좋아하는 동안은 그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까지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을 소중히 여기면서, 그만큼 자기 자신도 아껴 주는 거야. 소중한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스로가 되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좋아해’의 마음을 느끼면 그건 분명 행복일 거야.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였다. 그 말을 들은 시노는 할머니가 근사한 ‘좋아해’의 마음을 갖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저 점장님은 할머니가 스스로를 좋아하게 될 만큼 큰마음을 선물해 준 것이다. 진정으로 멋진 사랑은 나이가 몇 살이든 시작될 수 있고, 몇 살에 만나든 행복을 선사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시노는 깨달았다.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고찰을」중에서

“민폐라고 생각할 리가 없잖아요. 소중한 저희 가게의 손님이신데요.”
평소라면 코웃음을 칠 이야기였다. 거액을 쓰는 고객도 아니고 단지 편의점 손님일 뿐인데, 너무 거창한 말이다. 하지만 왠지 그 한마디가 한 줄기 환한 빛이 되어 다로의 가슴 깊숙한 곳에 닿았다.
“소중한 손님이에요, 당신은.”
순간 눈물이 뚝뚝 흘렀다. 도대체 왜 갑자기. 다급하게 눈물을 훔쳤다. 시바는 그 모습을 못 본 척하며 “제가 있으면 쉬기 불편하죠? 나중에 또 괜찮은지 보러 올게요”라며 가게로 돌아갔다.

아무도 없는 취식 코너에서 다로는 울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 기뻤다. 설령, 그것이 처음 들어간 편의점 점원의 접객 멘트라도 상관없었다. 이 넓은 세상에 파묻혀 사라질 것 같았던 자신의 존재가 인정받았다. 마치 구원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히로세 다로의 우울」중에서

몇 년 동안 가슴속에 묵혀 두었던 문제, 외면해 왔던 불만에 맞서려는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이렇게도 간단히 심경의 변화가 생길 수 있을까. 하지만 원래 이런 것일지 모른다. 누군가의 따뜻한 시선, 작은 배려를 담은 한마디, 이런 것들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등을 밀어 준다. 그 부드러운 힘으로, 사람은 바뀐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푸른 하늘이 드높고, 하얀 새가 우아하게 호를 그린다.
---「히로세 다로의 우울」중에서

다정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구리하라가 유난히 눈부셔 보이는 것에 신기해하고 있는데 구리하라가 미즈키의 주먹 위에 가만히 손을 포개 왔다. 미즈키에 비해 자그마한 손이 주뼛주뼛 손을 잡는다.
“무라이가 친구들을 괴롭힌 것을 지금 후회하고 있다면, 같이 후회하자.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말해 줄게. 그걸로 안 될까?”
지금 이 아이는 미즈키를 받아 주려 하고 있다. 이것이 기쁜 일인지, 바보 같은 일인지 미즈키는 알 수 없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스스로도 이제야 겨우 인정한 추악한 잘못을 다른 사람이 이렇게 쉽게 받아들여 주다니, 이런 기적 같은 일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
“나에 대해 잘 모르잖아. 그러면서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언젠가는 나한테 질리고 말 거야.”
“질린다는 건 자기가 상대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래.”
구리하라가 시원스럽게 답했다. 쇼헤이 씨가 알려 줬어.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 착각 속에 빠져 상대를 보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쓴다고. 뭐야, 이런 사람이었어? 라면서. 충분히 그 사람을 지켜봐 와서 정말 잘 아는 사람은 그런 말 하지 않는대. 그런 말로 한 사람의 행동을 단정 짓지 않는다고 했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여왕의 실각」중에서

“…나, 올바름이 가지는 강력함과 그것을 휘두를 때의 오만함을 알았어. 무엇보다 다정함을 담은 페트병을 건네줄 사람을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그 집의 아이였어.”
빨강 할아버지가 건네준 두 병의 페트병. 다른 누군가에게 이어 가 달라고 했던 다정함. 빨강 할아버지는 그 두 병분을 시마에게 주라고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시마에게는 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건네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해 보니 아빠가 ‘다쓰키’라고 부르던 아이가 떠올랐다. 과연 이것이 두 병분의 다정함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오만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행동하고 싶었다. 건네주고 싶었다.

미즈키와 스미에 사이에 놓인 두 개의 디저트. 소다색 바다 위에 놓인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이 화목해 보이는 모습으로 서로에게 기대고 있었다.
---「여왕의 실각」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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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야. 그건 정말 좋단다.”
사랑으로 서로를 구원하는 텐더니스 사람들


석 달 전 방문했던 모지항 텐더니스 편의점에서의 강렬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나, 오이시 와카. 마이카인 피피엔느호는 고장이 난 탓에 소꿉친구 남사친 차를 얻어 타고 모지항을 찾는다. 그렇게 시바 점장을 다시 마주한 내가 외친다. ““저, 제 이름은 오이시 와카입니다! 성함 좀 알려 주세요!” 부끄러워하거나 주저할 여유는 없다. 그와 나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다. 한번에 확실히 밀어붙여야 한다. 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뜨더니 매우 달콤한 목소리로 답했다. “시바라고 합니다.” “시바 미쓰히코. 이 가게 점장이에요.””(16p) 결국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코피를 쏟고 마는 오이시 와카는 1권 프롤로그에 ‘나’로 등장한 미지의 인물이다. 1권과 이어지는 2권의 프롤로그에서는 오이시 와카가 코피를 흘려가며 텐더니스 편의점의 문을 여는 동시에 사랑의 계절, 그리고 2권의 이야기가 함께 열린다.

이처럼 흥미로운 연출로 시작한 2권에서도 시바 점장의 매력과 그 매력으로 시끌벅적한 편의점은 변함이 없다. 시바 점장의 유난스러운 팬클럽의 새로운 회원 미쓰에가 손녀와 맺는 돈독한 관계가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텐더니스 편의점의 든든한 아르바이트생 히로세 다로의 사연이 그다음 이야기에서, 1권에 등장한 여중생이 고등학교에 올라가 맞이한 변화의 바람이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텐더니스 편의점의 시바 점장, 무엇이든 맨 쓰기, 모지항 터줏대감 빨강 할아버지의 크고 작은 관심과 애정 어린 손길이 적재적소에 나타나 인물들을 위로하고 성장하도록 돕는다.

더불어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는 인물 개개인의 심리 묘사와 인물들 간의 관계를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더욱 섬세해져 전편을 뛰어넘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시원함과 따뜻한 기분을 오가며 울다 웃다 보면 우리도 어느새 텐더니스 편의점 단골손님이 되어 이곳에서 벌어질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대단한 사람 같은 건 없어. 그냥 모두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지.”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에서는 텐더니스 편의점이 위치한 장소인 모지항의 매력이 더욱 도드라지고, 인물들의 개성 또한 훨씬 더 짙어졌다.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고찰을〉 에피소드에서는 동갑내기 남자 친구와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인 나가타 시노가 주인공이다. 실연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얼마 전부터 함께 살게 된 할머니 미쓰에가 머리카락을 솜사탕처럼 분홍색으로 물들인 채 나타나 시노에게 묘하게 친근하게 군다. 권위적인 아빠와 할 말도 못하고 기죽어 지내는 엄마가 답답하기만 한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하루, 학교 대신 모지항으로 향한 시노는 폭신폭신 솜사탕 머리를 한 미쓰에를 우연히 만나고 할머니가 갑자기 변한 이유를 알게 된다. 그렇게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진지한 얘기를 나누면서 시노에 대한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애정과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또 같은 반이지만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던 히가키 아즈사도 텐더니스 편의점에서 만나 위로를 얻는다.

〈히로세 다로의 우울〉 편에서는 텐더니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히로세 다로의 사연이 펼쳐진다. 고교 때까지 야구선수로 활약하던 다로. 대학에 입학하고 야구를 그만두면서 잘 사귀어오던 여자 친구에게도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이고 만다. 보잘것없는 자신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힘든 다로에게 ‘무엇이든 맨’ 쓰기가 밥이나 먹자면서 접근해오고, 편의점 근무 중에 자주 마주치는 주에루도 다로에게 일방적인 호감을 표현하지만 다로는 관심이 없다. 헤어진 여자 친구는 애인을 계속 바꿔가면서도 다로의 주변을 맴돌고, 다로는 그럴 때마다 초라해지는 스스로가 괴롭다. 그러던 중 쓰기와 시바, 주에루와 저녁 식사를 같이하면서 자신이 텐더니스 편의점에서 구원과 다름없는 기회를 얻었던 순간을 기억해내고 지금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1권에서 반의 여론을 주도하면서 나유타를 따돌리던 여중생 무라이 미즈키가 고등학생이 된 후의 이야기가 마지막 에피소드다. 당시 어울리던 친구들과 모두 다른 학교로 뿔뿔이 흩어지고 미즈키는 잘 통하지 않는 친구들 무리에 들어가 조용하게 일상을 보내던 중 그 무리 안에서 놀림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고, 중학교 시절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버림받다시피 내쳐진다. 상처를 입고 힘들어하던 미즈키에게 손을 내민 사람은 반에서 괴짜 취급을 받는 구리하라 시마. 구리하라 시마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펼쳐지는 우정과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타인의 상처를 이해하면서 한뼘 성장하는 감동 스토리가 〈여왕의 실각〉에 담겼다.

“배려나 상냥함 같은 건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전할수록 소중해지니까.”
너와 나, 우리 모두에게 한없이 상냥해지게 만드는 이야기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가치관은 바로 ‘사랑’과 ‘배려’다.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자신의 처지와도 무관하게 느닷없이 찾아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은 평소답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다. 텐더니스 편의점에서 시바 점장을 만나는 손님들 대부분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새로운 자신을 만나고 그러한 자신에게 놀란다. 낯설지만 행복한 기분을 맛보며 평소답지 않게 머리를 분홍색으로 염색하고, 손톱에 예쁜 컬러를 칠하는 미쓰에 할머니처럼, 히로세 다로에게 무조건적인 애정을 보이는 주에루처럼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반짝반짝 빛난다. 이 사랑이라는 감정이 당사자에게, 또 상대에게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는지를 작가는 상황과 인물의 변화를 통해 차근차근 보여 준다. 또한 누군가에게 전하는 상냥함은 더 큰 상냥함으로 또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는 사실 역시 이 작품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을 읽다 보면 한없이 상냥해지게 된다는 일본 독자 리뷰처럼 상냥함의 연쇄 작용은 더 나은 자신과 내 주변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 이렇듯 평소에 잊고 지내기 쉬운 사랑과 상냥함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고, 이를 통해 변화하려는 스스로의 의지와 만나게 된다는 점이야말로 우리가 마치다 소노코의 작품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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