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마르크스가 살았던 19세기와 너무 유사하다.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시장이 확대되고, 영미 세계가 자본주의를 지배하고,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급증하고 있다. 인간은 이윤의 도구가 되었으며,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인간의 존엄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우리는 19세기의 사회주의자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마르크스를 다시 읽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한, 마르크스의 통찰력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
-3장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p.71
우리나라에서도 늘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 성장과 분배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모두 피상적인 이야기에 불과하다. 성장이 과연 어떤 성장을 가리키는지 말해야 한다. 경제총생산의 증가를 가리키는지, 삶의 질을 포함한 사회 발전을 가리키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이제 복지국가에 대한 논쟁을 좀 더 정책 차원에서 해야 할 때이다. 또한 복지가 더욱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효율적인 사회제도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장 요람에서 무덤까지
--- p.191
앞으로 기술, 경제, 사회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경제제도와 정치제도가 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인간의 역사는 미래의 가능성을 위해 열려 있는 것이다. 결국 냉전이 남긴 것은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력의 한계와, 한 나라의 이데올로기와 체제를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에 대한 교훈이다.
-22장 냉전의 기원과 종말
--- p.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