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목표 수치와 실제 수치 간의 차이다. 바로 이 지점에 직원들이 일에 쏟는 자발적 에너지, 즉 직원들이 기울일 수도 있었던 ‘추가적 노력’이 잠들어 있다. 리더십 기술은 사실상 이 추가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이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만약 개인과 기업 전체의 성과가 언제나 목표와 일치한다면 노력을 더 이끌어낼 리더도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직원들에게 일관된 성과를 내게 해도 부수적 비용이 발생한다. … 바로 이 점 때문에 조직에는 특별한 리더십이 필요해진다. 사람을 단순한 생산 단위가 아닌 가변적인 존재로 대하고 그 가변성을 제거해야 할 문제가 아닌 현실적 비즈니스 요소로 받아들여 처음부터 고려하는 리더십이 말이다. ‘열정’이란 결국 자발적 에너지의 투입을 뜻하며, 직원들의 탄력성이 얼마나 풍부한가를 나타낸다. ---pp.94~95
조직에는 오직 리더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리더는 자신만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면 된다. 그 외의 일을 하는 것은 효과성을 축내는 짓이다. 리더만 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직무는 (1)중대한 의사결정, (2)직원들을 방해하는 장애물 제거, (3)신뢰할 수 있는 조직의 대표자로서 외부에 바람직한 처신을 보이는 것 등이다. 이 중에서 조직의 효과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 번째다. 조직을 어지럽히는 문제들은 주로 조직 내의 정치에서 비롯된다. … 이것 역시 전략이 현실 앞에서 허약해지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대다수 정치적 문제는 이보다 훨씬 공공연하게 나타나며 흔히 자존심 충돌에 초점이 맞춰진다. 어느 경우든 정치는 업무에 쏟아야 할 에너 지를 갉아먹는다. 효과성 역시 떨어뜨린다. 리더의 역할은 자신의 권위를 이용해서 직원들이 업무에 다시 집중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일의 흐름이 다시 회복된다. ---pp.252~253
목적을 위한 관계와 관계 자체를 위한 관계 사이의 구분은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도 다뤄지던 주제였다. 그는 고심 끝에 후자가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이 현상 을 이해하기 위해 꼭 고대 그리스 철학자가 필요하지는 않다. 모델 B의 장점은 인간관계가 더 진실하다는 점이다. 관계 자체를 위한 관계에 비하면 인맥이 필요해서 맺은 관계는 상대적으로 진실성이 떨어진다. 인맥 쌓기 행사에서 공허감을 느끼거나 그 같은 곳에서 맺은 관계가 얄팍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비즈니스의 핵심이 정말 인간관계에 있다면 우리는 이미 잘 아는 사실, 즉 인맥구축 규칙에서 자유로워져야 인간관계도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점심 값을 자기 주머닛돈으로 내는 것도 규칙에서 벗어난 행동에 해당한다. 사실 회사 경비로 고급 식당에서 밥을 사는 것보다 저렴한 곳에서 자기 돈으로 밥을 사는 편이(얼마를 냈는지는 상대방이 모르게 하고) 더 나을 수도 있다. ---pp.103~104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품질과 가격을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기본적으로 브랜드란 그 이면의 현실을 감추거나 인위적으로 꾸미는 수단이다. 만약 브랜드가 현실을 한참 앞지르면 소비자의 신뢰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물론 브랜드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모든 면을 보여줄 수는 없다. 그래서 일부분에만 초점을 맞춘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의 일부여야 하지, 전략적으로 왜곡된 거짓이어서는 안 된다. … 비즈니스 리더에게 여기 소개한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조직이든 제품이나 문제점을 고객 못지않게 균형 잡힌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리더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아랫사람들은 자신이 맡은 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바쁠 것이다. … 고객도 ‘전체’를 본다. 그래서 리더와 고객은 계산대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일종의 등가적 존재가 된다. 브랜드가 가면보다는 유리창이 되게 하라. 이는 리더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pp.142~143
구조적이면서도 유동적이라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추었으므로, 조직은 질서와 활기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려면 리더는 권위를 행사해야 하는 때가 언제인지, 구성원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도록 자유롭게 내버려둬야 할 때가 언제인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이 난제를 푸는 해법으로는 ‘엄격-여유’라는 유명한 틀이 있다. 몇 가지 중요한 부분(가령 어떻게든 이뤄야 할 결과)에 관해서는 엄격한 태도를 취하되, 조직 구성원이 그 결과를 이루는 방식에 관해서는 여유로운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 조직의 현실은 사회의 현실과 비슷하다. 모든 조직에는 나름의 특성이나 방식 등이 있다. 리더는 이 현실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 하지만 조직이 자기 잇속만 차리는 것을 막고 그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조직을 ‘조직화’ 할 필요도 있다. ---pp.150~151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그 야심에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필요한 예리함이 없다.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첫 번째 질문이 ‘어느 정도 벌면 충분한가?’라면 그 전략이 얼마나 명쾌해질지 생각해보라. 이 질문은 생각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초점이 되어 정신이 번쩍 드는 현실을 전략에 도입해줄 것이다. … 요컨대 ‘어느 정도 벌면 충분한가?’라는 질문은 전략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잇는 다리다. 이 질문은 사실상 ‘우리는 얼마나 많이 갖고 싶어하는가?’라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의미가 막연해서 별 소용도 없는 전략적 질문보다 한결 충실한 목표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 질문으로 우리는 기업과 개인의 열망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은 ‘충분한’ 수준에 이르기까지 걸릴 시간을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개인은 자신의 금전적 필요를 더욱 신중히 가늠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