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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는 시냇물

현대시학 시인선-12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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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94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790
ISBN10 1192079795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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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작은 꽃
너 참 예쁘다

맑은 날 하늘빛 머금어
순한 꽃잎 피워 내다니
너 참 기특하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눈물 한 방울 길어 올렸을
바람 한 줌 꽃잎에 앉혀도 보았을

너무도 작아서
한 발짝만 물러서면 보이지 않고
한눈팔면 꼭꼭 숨어버릴 것 같은 너를
하늘꽃이라 부른다

너 참 예쁘다
너 참 기특하다
---「하늘꽃」중에서

너의 별을 찾아서 떠나라
너만의 별이어야 살 수 있다

가시밭길일지라도 가라
자갈길일지라도 가라

진정 너의 별을 만나면
그것은 천국에 닿는 일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너의 별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의 별을 찾아라」중에서

야자수에 걸린 달이 천년의 추억을 더듬는 걸 보았다

십일월 중순이면 유성이 갈라쇼를 벌이던 산굼부리

그곳에서 안식을 찾던 한 여자는 추억을 주워담으며 산다

멋쩍게 웃는 저 둥근 달의 속이 훤히 보인다
---「야자수에 걸린 달」중에서

보랏빛 물결을 향해 달려갔다
키 큰 보라색 수레꽃이 활짝 웃는다

토끼풀이 가득한 땅바닥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꽃을 바라본다

초여름 바람을 좋아하던 소녀는 없고
중년의 흰머리 가득한 여인이 있을 뿐이다

어느 하늘가에 떠도는지 모를 그 별이
오늘은 보라색 향기로 온 것인가

물수레꽃 아래 바람이 참 좋다
---「물수레꽃 아래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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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시인의 세계 인식은 꽃과 별에서 비롯된다. 그는 세상을 들여다보거나 느낄 때 꽃으로 표현하길 좋아한다. 마침내는 그 꽃이 별이 되기도 한다. 나아가 어떤 별은 꽃으로 피어나기도 한다. 이는 그의 내면이 아름다운 꽃을 닮아서라고 상투적으로 쉽게 단정할 수도 있다. 별은 흔히 이상이나 꿈의 다른 말로 불리기도 한다. 이 역시 상투적이고 쉬운 판단이다.

그가 꽃이나 별을 통해 세계를 인식하는 깊은 속내는 다른 까닭이 더 많다. 꽃은 지상에서 피어나고, 별은 하늘에 있다. 지상과 하늘. 현실과 이상의 다른 이름이다. 물론 지상의 일이 다 아름답지만은 않다. 되레 추한 일이 많다. 하늘의 일은 대개가 이루어지지 않은(이루지 못한) 일이 많다. 그렇지만 그는 아름다운 현실을 가꾸기를 원하고, 손에 쉽게 잡히지 않지만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 박상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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