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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8g | 125*188*20mm
ISBN13 9791192079806
ISBN10 1192079809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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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떠나는 까닭을 다 아는 어미소
흰자위 가득한 눈자위로 날뛰다가
김 펄펄 나는 혓바닥으로
새끼 등짝에 촘촘히 적어두는 이별사가 길다

느닷없는 배앓이의 밤처럼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송아지 곁으로
새들이 날아들었다, 날아갔다, 또다시 몰려든다

헌 신발짝처럼 벗어 놓은 코뚜레
외양간에 가득한 저것이 슬픔의 냄새라면
발버둥으로도 지울 수 없는
끊어 낼 수 없는
산목숨들의 모진 흔적

뒤꿈치 들고 내다보는
어미 떠난 길이 제 길인 줄 모르는
저 어린 것

쓸어줄 수도 없고 같이 울 수도 없어
풀더미나 뒤적이는

나는, 이별 사육사
꼬리 긴 울음쪽을 마냥 바라본다
---「이별 사육사」중에서

탯줄 젖은 새끼에게
제가 가진 것 중 가장 부드러운 혀를 대지만
외양간 밖으로 나간 제 새끼를 부를 때는
커다란 눈에 흰자위만 보인다

뒤축 닳은 오빠의 신발이 집으로 돌아온 날 보았던
엄마의 눈이 그랬다

움켜쥔 흙으로 오빠를 덮던 저녁
어둑한 부엌에서 그 손으로 밥을 지었다

봄 햇살에도 잘린 가지에는 새순이 돋지 않듯
엄마의 가슴에는 잎새가 돋지 않았다

들녘의 꽃들이 곱고 예쁘지만
엄마의 계절에 새순 돋는 봄은 없다

뒤란 감나무 가지로 낯익은 바람이 지나갔다
---「민들레」중에서

텃밭 일구던 아버지를 기억하는 감나무 옆으로
젖니를 받아먹던 지붕도 늙어간다
수시로 집을 짓던 거미
귓속말까지 물어 나르던 참새, 생쥐 바글거리던 옛집을 그린다

감나무에서부터 시작된 흉년
딸 여섯에 아들 하나
성글게 열린 열매는 실하다던데
잎새만 무성하고 땡감으로 떨어졌다
꼭지 무르고 땅에 떨어지기까지의 먼 길
시퍼런 그림자가 몸집을 불린다

삭지 않고 꺾이지 않는 가지
숨구멍 같은 줄기까지 놓치지 않고 그리는데
캄캄한 그늘을 색칠하는데

자식을 놓친 감나무
눈을 감지 못하고 껍질 툭툭 터진다

감나무 단풍 붉고 붉고 또 붉다
---「먹지에 그린 집」중에서

산속에서 둥글넓적한 바위를 만났다
잠깐 걸터앉고 싶지만

산속 짐승들의 밥상이거나
고단한 개미 쉼터이거나
휘청거리는 바람의 울음터라면 어쩌나

바위에 기대 푸른 잎을 넓히는 나무들 여럿이다
기댈 언덕이 있어도
흙 속으로 흙 속으로 길을 잡는다

기대거나 짚고 일어서는 것들만 푸른 것은 아니다

저 캄캄한 흙 속에서 뿌리는
푸른 물을 찾아 몸을 불리며
더 먼 곳을 꿈꿀 것이다

뿌리는 제 몸이 향하는 허공을 다 알고 있는 것이다
---「저녁 숲에 들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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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어줄 수도 없고 같이 울 수도 없어/ 풀더미나 뒤적이”며 “나는 이별 사육사”라고 읊조리는 속울음으로 가득하다. 울음은 곡진하고 가락은 노을을 닮았다. 윤혜숙의 시를 따라가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실은 무딘 손끝으로 그어둔 실금에 불과하다는 그의 목소리에 맞다, 맞다, 고개 끄덕이게 된다. 자신이 키우던 소들을 떠나 보내며 그것들이 가는 길을 뻔히 알고 있는 자신을 어떻게도 할 수 없어서 “세상에는 눈물겨운 것들이 많기도 하다”고 제 가슴을 눙쳐보기도 한다. 윤혜숙은 지금 “제가 가진 것들 중 가장 부드러운 혀”로 빚어낸 시편들을 세상쪽으로 내보낸다. 그것은 어미를 보내고 남은 송아지의 등짝을 쓸어 줄 때의 심정과 같아서 “나는, 북채 앞에 엎드린 북”이라고 저를 부른다. “내 몸은 남향인가 보다. 수시로 염증이 터를 잡는”다고 중얼거리지만 남향의 햇살에 삶의 눅눅함을 내다널 줄 아는 눈빛 깊은 시인이다. 그이의 시가 눈밝은 독자에게 닿기를 바란다.
- 박미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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